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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송명화 부산pen 회장, 부산pen번역문학상 제정, 국제단체로서의 위상 부각
부산PEN번역문학상을 제정하며 “한국문학의 세계를 향한 첫 관문은 번역”이라는 여성번역가의 첫 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번역의 중요성은 늘 화두처럼 생각하는 문제가 아닌가. 사)국제PEN한국본부에서 주최한 제11회 세계한글작가대회가 지난 10월 17일 성황리에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였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은 ‘한글문학, 전환기에 서다’였다. 주제1에서는 한글교육, 한글예술, 한글산업, 주제2에서는 한국문학의 다양성 탐색, 주제3에서는 한글문학 세계화의 길과 방향성에 대해 논하였다. 셋째 날, 주제3 중 일본문학번역가인 한성례 교수가 번역을 통한 한국문학의 위상제고 전략을 발표하였는 바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문학작품일지라도 번역을 잘해야 원작이 산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은 또다른 창작이다. 뛰어난 문학작품이 우수한 번역자를 만나 가독성 있는 번역문으로 재탄생해야만 국제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발표자의 말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어야 할지를 제시하는 중요한 지침이다. 일본의 하루키를 세계적 작가로 만든 제이 루빈, 한강을 세계에 알린 데보라 스미스 같은 위대한 번역가를 만나는 행운을 잡는 일이 우리 작가들에게 요원한 일일까. 현재 우리나라 번역계의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실력 있는 번역가 양성과 다양한 경로로 번역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글로만 먹고 사는 일이 몇몇 알려진 작가들에게만 가능한 이런 사회적인 인프라에서 개인이 자신의 작품을 번역하고, 해외에서 출판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류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2025년 1월부터 10월 15일까지 관람객수가 500만을 넘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는 세계 5위권 안에 드는 쾌거라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비롯한 K-Pop, 한복, 한국음식, 한국영화, 그리고 요즘 전 세계의 아이들까지도 방방 뛰게 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들이 늘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날로 고조되는 이때, 우리 문학도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외국의 서점과 도서관에 한국문학 코너가 생기도록, 외국의 대학에 한국문학 전공이 그 수를 불려나가도록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턱없이 부족한 지원에 작가들은 목이 마르다. 우리 작가들이 마음 놓고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창작지원금을 늘리고, 각종 문학상에 번역의 기회를 주고 해외 서점과 도서관까지 작품이 깔릴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부산PEN도 번역을 통한 한국문학의 위상 제고가 필요함을 통감하고 올해부터 부산펜번역문학상을 제정하여 제1회 수상자를 내게 되었다. 어떤 외국어라도 최초의 언어인 모국어를 넘어설 수 없기에 번역활동의 어려움이야 말이 필요 없는 고난도의 창작활동이지만, 지속적으로 번역활동을 계속해 온 번역가를 발굴하여 수상자를 내게 되니 범세계적 문학단체로서 세계 145개국, 154개 센터를 가진 국제PEN(International PEN)의 일원인 부산PEN으로서는 기쁘기 그지없다. 수상자인 권대근 번역가(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수필의 수준은 세계적인데도 불구하고 해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음을 안타깝게 여기고 지금까지 영문번역집 6권을 발간하였다. 문학작품 번역은 단지 영어를 잘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문학을 이해하고 창작할 수 있는 번역가가 가장 멋진 번역을 할 수 있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이자 영문번역가이기에 그의 번역작업에 거는 기대는 크다. 부산펜문학의 작품들도 번역본을 함께 실을 수 있는 기획을 하면 바람직할 것이라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올해를 복기해 본다. 부산펜 시화전, 시화집 발간, 시화 도슨트 투어, 남해문학기행, 문학세미나, 세계한글작가대회 부산대표단 참가를 마쳤고, 부산펜문학상 시상과 부산펜문학 발간, 출판기념회 및 총회로 마무리될 것이다. 시화 도슨트 투어라는 획기적인 기획, 주제가 있는 문학기행과 수준 높은 문학세미나로 회원들의 작품활동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였고, 세계한글작가대회에 대거 참가하여 부산PEN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거기다 부산pen번역문학상을 제정함으로써 국제단체로서의 위상을 부각시킬 수 있게 됨을 회장으로서 큰 보람이라 여긴다. 우리의 번역 환경도 앞으로 분명 나아질 것이다. 번역가에게 선택될 수 있는 작품, 외국인들도 감동할 수 있는 우수한 작품을 창작하는 것이 우리 작가들의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할 터이다. ▼ 송명화 수필가, 문학평론가, 문학언어치료학박사, 전남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 계간 에세이문예로 평론 등단, 수필집 <꽃은 소리내어 웃지 않는다>, <순장소녀>(세종도서), <사랑학개론>, <에세, 햇살 위를 걷다>, <사유한다는 것은>, <나무의 응시, 풀의 주름>, 창작이론서 <본격수필 창작이론과 적용>, 설총문학상, 연암박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우하박문하문학상, 평사리문학상 대상,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외 다수, 에세이문예 주간(2004년부터~) 사)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회장, 부산교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반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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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제8회 화인회 展 Group Exhibition, 이미애 작가 '기억의 바다'
제8회 화인회 展이 2025년 11월 13일부터 11월 22일까지 부산시 구영구 연수로 335번길 22 이젤갤러리에서 열렸다. 배정란, 이미애, 하순옥, 권양숙, 김형선, 손윤순, 안병희 등 작가 7인의 작품이 미술애호가의 눈길을 끌었다. 이미애 작가는 개인전 5회, 그룹전 70회, 25년 국제아트센타 우수작가전, 24년 BAMA국제화랑페어, 23년 BFAA아트페어, 국제종합예술대전 초대작가전, 프랑스아트페스티벌 등 다수, 대한미국미술대전 특선, 부산미술대전 우수상, 세계평화미술대전 우수상 등 다수, 현 한국미협, 부산미협, 화인회, 31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권대근 평론가(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가 화인회전을 찾았다. 그는 그림을 관람하고, <기억의 파동, 색채의 지층>이란 제목의 이미애 작가 작품론을 다음과 같이 썼다. "기억의 바다라는 제목은 한 개인이 생의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정서적 항해의 은유처럼 보인다. 작가가 그려낸 바다는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라, 사랑과 상실을 품은 기억의 심층이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처럼, “물은 기억을 가장 오래 품는 물질이며 우리의 감정은 그 표면에 반사된다.” 작가에게 바다는 바로 그 반사면이며, 아버지에게 받았던 따뜻한 사랑의 잔광이 고래 두 마리의 형상으로 부상한다. 초록빛에 가까운 바다 속에서 하트의 곡선을 이루며 유영하는 고래는 아버지와 화가 자신이며, 이는 서사적 기억과 정서적 기억이 한 장면 안에서 조응하는 상징적 구상이다. 비구상 작품들에서 작가는 바다를 더 깊은 언어로 번역한다. 윤슬을 노랑과 주홍의 결로 그린 화면은 태양빛의 반짝임을 넘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사랑의 흔적을 색채로 응축해낸 것이다. 바실리 칸딘스키가 “색채는 영혼에 직접 작용하는 열쇠”라고 했듯, 작가는 색을 외부 세계의 묘사가 아니라 정서의 진동을 여는 문으로 사용한다. 코발트로 물들인 또 다른 바다는 아버지를 가덕도의 바다에 모셔야 했던 순간의 슬픔을 푸른 농도로 압축해낸 장면처럼 보인다. 여기서 바다는 현실의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작가가 감정과 기억을 보관하고 재현하는 내면의 지리학적 장소가 된다. 특히 파도가 폭발하듯 솟구치며 포말을 토해내는 작품은 연작 가운데 가장 강렬하다. 격렬한 붓질과 파편화된 선의 에너지는 클레멘트 그린버그가 말한 “형태가 완성되는 순간이 아니라, 생성되는 순간의 격렬한 움직임이 회화의 진정한 힘”을 떠올리게 한다. 이 파도는 자연의 묘사가 아니라 감정의 움직임이다. 아버지를 떠나보내던 그날의 현실적 충격, 슬픔이 안쪽에서 ‘폭발’하듯 치밀어 오르는 내적 파동이 화면의 제스처로 구체화된다. 작가는 감정의 속도와 질량을 색과 움직임으로 변환하며, 현대 회화가 지향하는 ‘정서의 운동성’을 정직하게 구현한다. 전체 연작을 관통하는 가장 큰 미덕은 색채의 독창적 사유화이다. 색은 단지 아름다움의 요소가 아니라, 감정의 구조를 드러내는 의미의 기호가 된다. 수잔 랭어의 말을 떠올려 보자. “예술은 감정의 모사가 아니라, 감정의 구조를 새로운 형식으로 창조하는 행위”라고 했듯, 작가는 기억을 다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의 구조를 색채라는 형식으로 재창조한다. 초록의 고래는 생명과 사랑의 지속성을, 주홍의 윤슬은 따뜻한 기억의 잔광을, 코발트의 바다는 상실의 깊이를 품는다. 이러한 색채의 철학적 구성력은 작가가 이미 독자적 시각언어를 구축할 잠재성을 지닌 화가임을 보여준다. 이미애 작가 ‘기억의 바다’는 결국 한 예술가가 사랑을 예술로 되돌려놓는 과정의 기록이다. 작가는 아버지의 고향 가덕도에서 경험한 상실의 순간을, 비탄이 아니라 사유의 색들로 환원하고, 희노애락의 정서를 빛과 파도, 고래의 곡선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바슐라르가 말했듯 물은 기억을 품는다. 작가의 바다 또한 그렇게 기억을 품고, 빛나고, 다시 움직이며 살아난다. 이 연작은 단순한 추억의 회상이 아니라, 기억을 미학적 구조로 재탄생시키는 하나의 철학적 장치이며, 앞으로의 작품 세계를 더욱 확장할 단단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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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전재수 해양수산부장관, 국제해저기구(ISA) 사무총장과 면담
[대한기자신문 권대근 대기자]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11월 18일(화) 서울에서 레티시아 카르발류(Leticia Carvalho) 국제해저기구(ISA*) 사무총장과 면담을 가지고 공해·심해저의 환경보호 및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등의 협력방안 논의를 했다. ISA(International Seabed Authority): UN 해양법협약 제156조에 근거해 1994년에 설립된 공해(公海)상 심해저 활동을 주관하고 통제하는 국제기구로 총회, 이사회, 사무국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면담은 BBNJ 협정*이 내년 1월 17일부터 발효되는 등 공해와 심해저의 환경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마련되었고, 양측은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른 심해저 활동과 BBNJ 협정이 조화롭게 운영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는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내년 1월이면, 국가 관할권 밖의 바다를 어떻게 지키고 활용할지 정하는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협약에 따른 국가관할권 이원지역의 해양생물다양성 보전 및 지속가능한 이용에 대한 협정(Biodiversity Beyond National Jurisdiction Agreement)」이 발효된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공해·심해저의 보호와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서는 환경 및 해양생물다양성 보전과의 조화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우리 정부는 해양과학기술을 바탕으로 국제해저기구와 함께 인류 공동의 공해·심해저 자원을 균형있게 관리·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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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 한 편의 수필, 김정숙 교수의 '기적을 지은 관비 유섬이'
기적을 지은 관비 유섬이 김정숙/수필가, 영남대학교 명예교수 사람들의 모든 동작과 생각이 씨줄 날줄로 짜여 오늘을 만들어 낸다. 삶에서 지었던 어떤 움직임도 사라지지 않는다. 유섬이 ‘묫돌’도 ‘눈앞의 기적’을 짓고 있다. 지난 7월 4일 경남 거제시 거제면 내간리 인근 뒷산으로 ‘유섬이 묘’를 찾아갔다. 마을이 끝난 지점에 이어지는 나지막한 산 입구에서 그가 기다리고 있었다. 20cm x 50cm 정도의 전혀 다듬지 않은 자연돌, 그 위에 ‘유처자묘(柳處子墓)’라고 새긴 문패를 달고서-. 이런 야산에서 이 돌을 구별해낸 일이 대단하다 싶었다. 처음 찾아 나섰던 교회사연구자 서종태 선생에게 전화했더니, 첫걸음에는 찾지 못했단다. 서 선생과 이 기록을 읽어낸 천주가사 연구자인 하성래 선생은 뒷산을 헤매다가 돌아섰단다. 이후 호남교회사연구소의 김진소 신부가 그곳 관할인 옥포본당 허철수 신부에게 연락해서, 묫돌을 관리해 왔다는 마을 사람을 찾았다. 이처럼 묫돌은 마을 사람들의 관심을 이고 산 둔덕과 구별되지 않는 얕은 봉분 앞에서 150여 년 세월을 엮어 온 것이다. 실제 마을에는 유처자에 얽힌 설화도 여러 버전으로 돌고, 또 유처자가 전라도 음식을 마을에 소개했다고도 전한다. 지금은 봉분 둘레를 나무로 구분 지어 돋우었고, 누군가 손바닥만한 성모상도 갖다 놓았다. 안내판이 잘 되어있다. 조선왕조 시기 중에서 천주교회가 가장 활발히 성장하던 1863년 무렵, 무과에 급제하여 거제도 부사로 와 있던 하겸락(1825~1904)은 천주교 때문에 관비가 되어 71세까지 ‘아이(동정)’를 지키고 살다가 죽은 ‘유씨 처녀’에 대해 들었고 이를 글로 남겼다. 1906년 아들 하용재가 그의 글을 『사헌유집』으로 간행했는데, 2013년 문중 후손인 하성래 선생이 해제를 하다가 관련 기록을 보았다. 글에는 유처자라고만 되어있지만, 교회에서는 그가 유섬이라고 인정한다.『사학징의』에 “딸 유섬이(9세)는 거제부로 보내어 관비로 삼으라”고 했던 여아이다. 묘 입구에 세운 십자가가 눈에 익다. 전주 치명자산 꼭대기에 있는 십자가와 똑같다. 전주에서 순교해서 지금은 치명자산에 묻혀있는 유항검 가족이 처형될 때, 아직 처형하기에 너무 어린 열 살 미만의 자녀들은 관노와 관비로 각지로 보내졌다. 이후 소식이 끊겼다. 그리고 200년도 넘어 가족이 시복될 무렵, 축하 선물처럼 여기 묻힌 딸 유섬이가 나타났다. 1801년 호남에서 엄청난 재력으로 교회 운영과 발전에 열성을 다했던 유항검 가족이 체포되었다. 동생 유관검이 고문에 못 이겨 교우들의 이름을 실토했을 때 불과 며칠 만에 200여 명이 체포될 만큼 유항검은 ‘호남의 두목’이었다. 유섬이의 할머니 안동 권씨는 권근의 후손으로, 조선 최초의 순교자 윤지충의 이모였다. 윤지충은 윤선도의 6대 후손이면서 화가 윤두서의 증손자였는데, 그는 정약종과는 사돈간이었다. 또한 동정부부로 살다 순교한 유섬이의 올케 이순이의 외가는 권일신 집안이다. 즉 초기 교회 핵심 지도자 집안이었다. 그들은 풍남문 형장에서 처형되었는데, 이때 마을도 몽땅 천국으로 이사갔다고 할 정도로 풍비박산되었다. 달레 신부는 “지금 그 집안의 후손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라고 썼다. 관비로 거제부 관아에 도착한 유섬이는 거제부사 이영철에게 인계되었다. 당시 어렸던 유섬이는(7세 혹은 9세) 사대부 집안의 자식이라는 배려인지 내간리에 홀로 사는 노파에게 수양딸로 보내졌다. 그는 노파에게 바느질을 배우며 성장했다. 어느덧 혼사 이야기가 나오자 유섬이는 자녀가 노비가 될까 봐 혼인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후 그는 자신의 몸을 보존하고자 흙과 돌로 꽉 막힌 집을 짓고, 그 안에서 창문을 통해 음식과 바느질거리를 받으며 살았다. 유섬이는 마흔이 넘어, 그를 지원해 주던 양어머니가 돌아가신 1830년대 중반에서야 그 집을 헐고 나왔다. 그렇지만, 그는 항상 몸을 지키기 위해 칼을 차고 다녔다. 고을 사람들이 그의 장한 기지를 기려 ‘유처녀’라고 불렀다. 한편, 1830년대는 조선교구가 설정되고 선교사가 입국하던 때였다. 이후 삽십여 년 동안 교회는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유섬이는 교회와 접촉하지는 못한 것 같다. 다만, 그는 오빠 부부가 지향했던 ‘동정생활’이 교회의 허락과 지도를 받으며 영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삶임을 믿었다. 그는 ‘동정’의 삶을 이어가며 평생 영적 도움을 갈구했을 것이다. 유섬이는 하겸락 부사가 다른 벼슬로 옮겨가려는 시점에 죽었다. 부사는 깨끗한 정절로 지역민에게 존경받는 그를 제대로 장사지내고 암석에 ‘칠십일세유처녀지묘’(七十一歲柳處女之墓)라고 쓰도록 했다.(묘표에는 ‘유처자묘’로 되어있다.) 마을을 나오면서 7살짜리 꼬마가 고향이 그리울 땐 눈앞의 푸른 산을 뒤에서 받치고 있는 ‘청색산’을 보았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청색산은 마을 입구에서 보면 꼭 누워있는 사람 얼굴 같다. 그 산을 유섬이의 눈으로 엄마의 얼굴인 듯이 바라보다 돌아서자 바다 내음이 스쳤다. 유섬이는 묻힌 곳보다는 아래쪽에 살았을 터이니 생전에는 이 내음에 더 가까웠겠구나 싶자, 육지에서 살던 아이가 부모 잃고 온몸으로 감당했을 그때의 비릿함이 나를 에워쌌다. 출렁이는 바닷물 소리가 우리를 이어주는 걸까? 순간, 하성래 선생이 기록을 발굴할 때 수원교구 시복시성위원이었던 사실도 떠올랐다. 그때 위원회를 담당하던 이성효 주교는 이곳 마산교구장으로 왔다. 세상은 이렇게 얽혀 ‘기적’이라고 읽히나 보다. 1801년 신유박해로 처형된 사람이 약 100여 명, 유배자는 약 400여 명이었다. 그중에 40여 명의 여성 유배자가 있었다. 유섬이는 우리가 이름을 찾지 않은 이 여성 유배자들이어디선가 당당하게 살았다고, 또 그렇게 인간다움을 지켜서 일반인도 감동시켰다고 전하는 것 같다. 분명 더 많은 유섬이가 나올 것이다. 유섬이는 희망이다. ▼김정숙 영남대 명예교수, 한국본격작가협회 회원, 대구가톨릭문인회 사무국장 제21회 『에세이 문예』 신인상, 제1회 한국에세이작가상, 제12회 에세이문예작가상, 제3회 해인문학상 수상. 수필집 『대신생각해 드립니다』, 『40년 만의 답장』 ▼자발적, 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예금주 : 대한기자신문 *계좌 : 우체국 110-0053-16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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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부부, 6·25전쟁 제74주년 행사 참석
[대한기자신문 이강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6월 25일 오전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된 ‘6·25전쟁 제74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올해 행사는 6·25전쟁의 전환점이 된 다부동·영천·포항 전투 등 대구·경북지역 전투를 집중 조명하고, 지방 거주 참전유공자를 대통령이 찾아뵙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대구에서 개최됐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먼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고귀한 생명을 바쳤던 호국영령과 유엔군 전몰장병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는 위로를 전했다.윤 대통령은 전쟁 초기 대한민국은 국토의 90%를 빼앗기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유엔군과 함께 낙동강 방어선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이어, 포항, 칠곡 다부동, 안강, 영천을 비롯해 대구와 경북 곳곳에서 치열하게 싸웠고, 값진 승리를 거뒀다면서 이 결정적인 승리가 대한민국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는 전환점이 됐다고 대구·경북지역 전투의 의미를 되새겼다.윤 대통령은 또한, 전쟁 후 우리에게 남은 것은 절망의 국토뿐이었지만 위대한 우리 국민은 결코 주저앉지 않았다면서 피로써 자유 대한민국을 지킨 호국영령들의 뜻을 이어받아, 눈부신 산업화의 기적을 이뤄냈고 모범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고 있다고 우리의 역사를 조명했다.윤 대통령은 우리가 자유와 번영의 길을 달려올 때 북한은 퇴행의 길을 고집하며 지구상의 마지막 동토로 남아 있다면서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 오물 풍선 살포와 같은 비열하고 비이성적인 도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러시아와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체결 등 역사의 진보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책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윤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과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우리 국민의 삶을 든든하게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은 70주년을 맞은 한미동맹과 자유의 가치를 함께하고 있는 국가들과의 연대를 통해 우리의 자유와 평화를 더욱 단단하게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평화는 말로 지키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힘과 철통같은 안보태세가 진정한 평화를 이룩하는 길이라면서 우리가 더 강해지고 하나로 똘똘 뭉치면 자유와 번영의 통일 대한민국도 결코 먼 미래만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이러한 노력이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면서 정부는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최고로 예우하고 보훈 문화가 우리 사회에 더욱 확산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오늘 행사는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 구축 후 대구·경북지역에서 벌어졌던 치열한 전투를 소개하는 영상을 시작으로,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6·25전쟁에 참전한 22개국 국기와 유엔기, 태극기가 무대에 함께 도열한 가운데 진행됐다. 낙동강 방어선 사수, 서울 수복 등 전쟁 당시의 상황을 표현한 공연 후에는 다부동 전투에 실제로 참전했던 이하영 참전용사가 무대에 올라 ‘보고 싶은 전우에게’를 주제로 편지를 낭독해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대통령은 6·25전쟁 당시 수류탄으로 적 전차를 파괴한 故 정정태 하사와 1950년 노량진 전투 당시 아군 진영에 잠입해 활동하던 간첩을 체포한 故 구남태 상병의 유족에게 무공훈장을 직접 수여하며,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낸 공헌에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오늘 행사에는 6·25전쟁 참전유공자, 정부 주요 인사 및 軍 주요 직위자, 주한 유엔 참전국 외교사절, 국회의원, 일반시민 등 1,300여 명이 참석해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행사 이후, 대통령 부부는 6·25전쟁 참전유공자들을 위한 위로연을 가졌다. 위로연은 대구지역 참전유공자와 보훈 가족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대구시 보훈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윤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공헌 덕분에 우리의 자유를 지킬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한, 자유를 지켜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이 영원히 기억되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보훈 문화를 확산해 나갈 것임을 약속했다. 사진 :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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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우주항공청 개청 기념행사 직접 참석해 우주 강국 도약 위한 지원 약속
[대한기자신문 이강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5월 30일 오후 경남 사천 우주항공청(KASA) 임시청사에서 열린 개청 기념행사에 참석해 개청을 축하하고, 제1회 국가우주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대통령은 이날 사천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항공우주박물관 잔디마당에서 열리고 있는 '미래세대와 함께하는 우주항공 축제' 에 참석했다. 대통령은 우주항공청 개청을 기념해 우주항공청과 사천시가 공동 개최(’24.5월)한 ‘어린이·청소년 우주항공 경진대회’에서 수상한 학생들과 함께 미술, 물로켓 부문 등의 수상작을 관람했다. 대통령은 특히 우주항공청장상을 수상한 어린이들로부터 설명을 듣고 “수고 많았어요”, “어린이들을 보니 든든합니다” 라며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에게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대통령은 수상자 어린이 및 청소년 88명 전원과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한 후 시민들과 함께 블랙이글스와 KF21의 축하 비행을 관람하며 우주항공청의 본격적인 출범을 축하했다. 대통령이 행사장을 떠나려 하자 학생들이 대통령 주위로 몰려들어 사진 촬영과 사인을 요청했다. 한 남학생은 교복에 대통령의 사인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은 학생들의 요청에 일일이 응하며 따뜻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대통령은 이어 우주항공청 임시청사로 이동해 청사 입구에서 우주항공청 및 유관 기관 주요 관계자, 시민들과 함께 간판석 제막식을 가졌다.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사회자의 카운트다운에 맞춰 흰 제막을 내리자, 기관 명칭인 '대한민국 우주항공청'과 하단에 대통령의 친필 서명 및 개청일이 적힌 간판석이 드러났다. 다음으로 대통령은 우주항공청 개청식 겸 제1회 국가우주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다. 회의에 앞서 대통령은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을 비롯해 방효충 KAIST 교수, 명노신 경상대학교 교수, 민성기 국방과학연구소 전문위원,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윤미옥 지아이앤에스 대표 등 국가우주위원회 민간위원 13명에게 각각 임명장과 위촉장을 수여했다.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주산업 시장 규모가 2040년경에는 3,40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라며, 우주항공청이 대한민국 우주경제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대통령은 “대통령인 저보다 미국 나사(NASA)에서 30여 년간 국제 네트워크와 대형 프로젝트를 이끌어 온 존 리 임무본부장이 더 높은 연봉을 받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될 것”이라며, 최고의 전문가들에게 능력에 합당한 대우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은 아울러 “2027년까지 우주 분야 예산을 1조5천억 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2045년까지 약 100조 원의 관련 분야 투자를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또한 “1,000개의 우주기업을 육성하고, 이 중 10개는 월드클래스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은 물론, “사천을 첨단 우주과학 기술의 중심이자, 세계 우수 인재들이 모여드는 아시아의 ‘뚤루즈’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으로 윤 청장이 '우주항공 5대 강국 입국을 위한 우주항공청 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윤 청장은 ▴다양한 우주발사체·발사장 확보를 통한 우주 수송 시장 선도, ▴첨단위성 개발·활용 생태계 조성, ▴달·화성 등 심우주 탐사 확대, ▴항공기술·부품 등 新항공산업 주도권 확보,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 및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국가 우주항공정책 총괄 기능 강화 등의 과제를 중점 추진해 ‘우주항공 5대 강국’을 실현하고 국가 발전과 지역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진 토의에서는 국가우주위원회 위원, 국회의원, 지자체장 및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의 참석자들이 우주항공청에 보내는 제언과 기대감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는 산업계를 대표해 우리나라 우주산업 생태계가 크게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곽영실 한국천문연구원 태양우주환경그룹장과 방효충 KAIST 한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항공 분야 전문가로서 정책 컨트롤타워의 출범을 환영하고, 우주항공청과 위원회가 산업계, 학계, 연구계 등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각각 우주항공청에 대한 기대와 지원 방향을 밝혔다. 이 장관은 “과기정통부 직원들도 우주항공청으로 많이 이동해 양 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우주항공청의 위성 등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우주항공청과의 협력, 소통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안 장관도 우주항공청의 출범은 “우리 산업의 포트폴리오에 우주·항공이 하나 추가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핵심 소재, 반도체, 지능형 부품 등 첨단 소부장 산업을 적극적으로 키워 우주항공산업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우주항공 분야 전공 학생을 대표해 참석한 경상대학교 안현진 학생은 “우리 지역에 우주항공청이 설립되어 지역 학생들에게 좋은 학습·취업 기회 등이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고, 삼천포공업고등학교 조형빈 학생은 “우주항공산업에 이바지하는 기술인으로 거듭나겠다”며 미래 우주항공 분야의 주역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우주항공청 개청으로 “서부 경남에 항공산업이 밀집되고 인재가 모여 지역 발전의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도민들은 기대하고 있다”며, 우주항공청 직원들을 비롯해 경남에 우수한 인재들이 모일 수 있도록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장기적으로는 우주항공복합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은 금년 1월 우주항공청 설치 법안 통과 당시의 감격이 떠오른다며 경남, 사천 지역과 함께 하는 우주항공청이 되어 달라고 관계자들에게 당부했다. 대통령은 끝으로 1962년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달에 가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어렵기 때문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우주항공청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이 경남도와 사천시에서부터 우리나라 전체와 모든 산업에 퍼지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하며, “사천 시민들과 경남 도민들께서 우주항공 분야 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발전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와 전 세계의 많은 인재들이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이 사천에서 연구와 개발에 몰두할 수 있도록 좋은 정주 여건을 만드는 데 중앙정부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국가우주위원회는 '우주개발 진흥법' 에 따라 2005년에 설치됐으며, 올해 1월 법 개정으로 위원장이 대통령으로 격상되고 국가 주요 우주항공정책을 논의하는 기구로 그 위상과 역할이 강화됐다. 오늘 첫 번째 회의는 우주항공청 개청식을 겸해 ‘국민과 함께하는 국가우주위원회’라는 슬로건 아래 정관계 및 산·학·연 인사, 시민·학생 등 각계각층의 인사가 함깨해 출범의 의미를 더했다. 대통령은 청사를 나서기 전 대통령을 배웅하기 위해 로비로 나온 우주항공청 직원 50여 명과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했다. 대통령은 직원들에게 “세계 최고의 우주항공 거버넌스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들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늘 우주항공청 기념행사 및 국가우주위원회에는 방효충 한국과학기술원 교수,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곽영실 한국천문연구원 그룹장 등 민간위원 13명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윤영빈 우주항공청장 등 정부 위원이 참석했다. 또한 국회에서는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 박대출·서천호·최형두 의원 등이, 지자체에서는 박완수 경상남도 도지사, 박동식 사천시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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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권대근 교수 추천, 이 겨울을 데피는 한 편의 시, 김다희 '동굴'
- 동굴 김다희/시인, 언론학박사 신라 오릉 옆 다 있다는 상점에서 바겐세일이 한창이다 무조건 천 원 황금 왕관도 천 원 만파식적도 천 원 기분이다, 이사금도 천 원 신라 천년이 천 원에 팔리는데 나의 내력은 어느 은밀한 곳에서 바겐세일 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마다 컴컴한 동굴 속이다 회귀하는 연어처럼 어둠을 거슬러 가면 내 인생도 무조건 천 원에 다시 살 수 있을까 아, 하고 소리치면 돌아오지 않는 소리처럼 나는 지금 동굴의 그늘을 느릿느릿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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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권대근 교수 추천, 이 겨울을 데피는 한 편의 시, 김다희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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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송명화 부산pen 회장, 부산pen번역문학상 제정, 국제단체로서의 위상 부각
- 부산PEN번역문학상을 제정하며 “한국문학의 세계를 향한 첫 관문은 번역”이라는 여성번역가의 첫 말이 귀에 쏙 들어왔다. 번역의 중요성은 늘 화두처럼 생각하는 문제가 아닌가. 사)국제PEN한국본부에서 주최한 제11회 세계한글작가대회가 지난 10월 17일 성황리에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였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은 ‘한글문학, 전환기에 서다’였다. 주제1에서는 한글교육, 한글예술, 한글산업, 주제2에서는 한국문학의 다양성 탐색, 주제3에서는 한글문학 세계화의 길과 방향성에 대해 논하였다. 셋째 날, 주제3 중 일본문학번역가인 한성례 교수가 번역을 통한 한국문학의 위상제고 전략을 발표하였는 바 내 눈길을 사로잡았던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문학작품일지라도 번역을 잘해야 원작이 산다. 그런 의미에서 번역은 또다른 창작이다. 뛰어난 문학작품이 우수한 번역자를 만나 가독성 있는 번역문으로 재탄생해야만 국제사회에서 주목을 받고 세계화에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는 발표자의 말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정부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어야 할지를 제시하는 중요한 지침이다. 일본의 하루키를 세계적 작가로 만든 제이 루빈, 한강을 세계에 알린 데보라 스미스 같은 위대한 번역가를 만나는 행운을 잡는 일이 우리 작가들에게 요원한 일일까. 현재 우리나라 번역계의 실태를 전수조사하고 실력 있는 번역가 양성과 다양한 경로로 번역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글로만 먹고 사는 일이 몇몇 알려진 작가들에게만 가능한 이런 사회적인 인프라에서 개인이 자신의 작품을 번역하고, 해외에서 출판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한류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의 2025년 1월부터 10월 15일까지 관람객수가 500만을 넘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이는 세계 5위권 안에 드는 쾌거라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를 비롯한 K-Pop, 한복, 한국음식, 한국영화, 그리고 요즘 전 세계의 아이들까지도 방방 뛰게 하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까지. 한글을 배우는 외국인들이 늘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날로 고조되는 이때, 우리 문학도 세계로 뻗어나가야 한다. 외국의 서점과 도서관에 한국문학 코너가 생기도록, 외국의 대학에 한국문학 전공이 그 수를 불려나가도록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턱없이 부족한 지원에 작가들은 목이 마르다. 우리 작가들이 마음 놓고 좋은 작품을 창작할 수 있도록 창작지원금을 늘리고, 각종 문학상에 번역의 기회를 주고 해외 서점과 도서관까지 작품이 깔릴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부산PEN도 번역을 통한 한국문학의 위상 제고가 필요함을 통감하고 올해부터 부산펜번역문학상을 제정하여 제1회 수상자를 내게 되었다. 어떤 외국어라도 최초의 언어인 모국어를 넘어설 수 없기에 번역활동의 어려움이야 말이 필요 없는 고난도의 창작활동이지만, 지속적으로 번역활동을 계속해 온 번역가를 발굴하여 수상자를 내게 되니 범세계적 문학단체로서 세계 145개국, 154개 센터를 가진 국제PEN(International PEN)의 일원인 부산PEN으로서는 기쁘기 그지없다. 수상자인 권대근 번역가(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한국수필의 수준은 세계적인데도 불구하고 해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음을 안타깝게 여기고 지금까지 영문번역집 6권을 발간하였다. 문학작품 번역은 단지 영어를 잘 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문학을 이해하고 창작할 수 있는 번역가가 가장 멋진 번역을 할 수 있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이자 영문번역가이기에 그의 번역작업에 거는 기대는 크다. 부산펜문학의 작품들도 번역본을 함께 실을 수 있는 기획을 하면 바람직할 것이라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올해를 복기해 본다. 부산펜 시화전, 시화집 발간, 시화 도슨트 투어, 남해문학기행, 문학세미나, 세계한글작가대회 부산대표단 참가를 마쳤고, 부산펜문학상 시상과 부산펜문학 발간, 출판기념회 및 총회로 마무리될 것이다. 시화 도슨트 투어라는 획기적인 기획, 주제가 있는 문학기행과 수준 높은 문학세미나로 회원들의 작품활동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였고, 세계한글작가대회에 대거 참가하여 부산PEN의 단결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거기다 부산pen번역문학상을 제정함으로써 국제단체로서의 위상을 부각시킬 수 있게 됨을 회장으로서 큰 보람이라 여긴다. 우리의 번역 환경도 앞으로 분명 나아질 것이다. 번역가에게 선택될 수 있는 작품, 외국인들도 감동할 수 있는 우수한 작품을 창작하는 것이 우리 작가들의 과제임을 잊지 말아야 할 터이다. ▼ 송명화 수필가, 문학평론가, 문학언어치료학박사, 전남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 계간 에세이문예로 평론 등단, 수필집 <꽃은 소리내어 웃지 않는다>, <순장소녀>(세종도서), <사랑학개론>, <에세, 햇살 위를 걷다>, <사유한다는 것은>, <나무의 응시, 풀의 주름>, 창작이론서 <본격수필 창작이론과 적용>, 설총문학상, 연암박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우하박문하문학상, 평사리문학상 대상,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외 다수, 에세이문예 주간(2004년부터~) 사)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회장, 부산교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반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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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송명화 부산pen 회장, 부산pen번역문학상 제정, 국제단체로서의 위상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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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권대근 칼럼 '우리가 기후다'
- 우리가 기후다 권대근/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지구는 서서히 죽어가고 있으며 지구가 파괴되는 현상이 우리 앞에 일어나고 있고, 숲은 우리를 불태우고, 가뭄은 우리를 굶주리게 하고, 강은 우리를 익사시키고, 기업은 우리를 질식시키니, 이제 기후변화를 더 이상 무시해서는 안 된다. 스웨덴의 청소년환경운동가 툰베리는 탁월한 연설을 통해서 미래세대를 위협하는 기후위기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노벨평화상 후보까지 오른 것을 보면, 그녀의 영향력이 막대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국의 전 대통령 트럼프가 기후협약의 탈퇴를 선언하면서 거의 모든 희망이 사라졌을 때, 툰베리가 뜻밖의 신선한 목소리를 내었다. 그녀는 작다고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는 건 아니라는 걸 몸소 실천해 보였다. 우리 문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 없다. 사랑하는 자식들 앞에서, 어른들이 미래를 훔치고 있다고 툰베리는 목소리를 높이며, ‘우리가 미래를 요구하는 것이 무리한 것인가요’ 라며 어른들과 권력자들에게 되묻기도 한다. 그녀는 2018년 8월 20일 스웨덴 의회건물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거부’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섬으로써 미래의 목소리를 내는 강렬한 이미지로 전 세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초등학교 4학년때 선생님으로부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듣고 자신이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미래를 위한 금요일 집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내어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성사시켜내는 촉매제 역할을 했던 것이다. 기후는 바뀌길 원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의 생활방식이 바뀌어야 함을 설파했다. 그녀는 경제성장 같은 인기 있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인기 없는 것을 두려워한다면서 ‘기후정의’라는 개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위기를 위기라고 인정하지 않고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진정한 힘은 사람들에게 있다고 언명했다. 기후변화는 세대간의 문제로 부모가 회피해서 생긴 문제를 자식에게 떠맡게 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펼쳐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녀는 또 기후와 생태의 위기에서 권력자들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을 비판하며, 유엔 연설을 하러 가면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요트를 타고 갔다.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으면서, 그녀는 여론이 권력자들을 압박하면 대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면 이 대전환의 시대, 미증유의 팬데믹 시대, 지구가 중병을 앓고 재앙을 토해내고 있는 이 때, 우리 문학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지성인은 말로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을 의미하지 않는가. 문학인은 인류의 교사가 되어야 하리라. 더 나은 세상을 향해 필봉을 휘둘러야 되고, 문학을 위한 물음은 공동체를 향한 물음이어야 하지 않을까. 한 사회의 높이를 가늠할 때는 그 사회에서 문화나 철학이나 예술이 어떤 위치에 있는지 혹은 어떤 대접을 받는지를 보기도 한다. 이것들의 가치를 인정할 뿐만 아니라 이것들과 친하게 지내는 사회는 그 사회 구성원들의 시선이 이미 이것들이 제공하는 높이를 수용할 정도에 도달해 있다고 최진석 교수는 <시선의 높이가 삶의 높이다>라는 책에서 말한 바 있다. 김구 선생은 <나의 소원>에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시대적 조건과 국내의 정치지형이 급박한 상황에서도 문화를 핵심적 가치로 설정한 점은 가슴에 깊이 새길 만한 내용이다. 경제력이나 국방력도 문화력에서 나온다. 생명, 생태, 자유, 인권, 평화와 같은 덕목이 제대로 기능하는 사회가 바로 문화적이고 예술적이며 철학적인 사회다. 지금까지는 생태적 상상력이나 합리성을 바탕으로 지구를 살리는 운동에 매진했다면, 이제는 좀더 구체적인 개념으로 기후정의를 추구해야 할 것 같다. 이를테면, ‘우리가 날씨다’라는 구호다. 이제 ‘날씨’ ‘기후’는 위에 언급된 다섯 가지 덕목에 앞서는 키워드로, 대전환 시대의 아이콘으로 부각했다. 언어는 곧 우리의 무기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면 언어와 의식으로 무장해야 하리라. 미국 템플대에서 공공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고 있는 제이슨 델 간디오 교수는 '혁명은 가능하며,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는 저술가이자 활동가이다. 그는 2000년 봄 우연히 저녁 뉴스를 보다가 워싱턴에서 사람들이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에 항의하는 장면에 붙들렸다. 그 장면을 보고 그는 세상을 더 좋게 바꾸려면 세계 속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 뒤부터 활동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소극적인 참여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선택했다. 우리 문인도 이제 펜을 들고, 행동을 때가 된 것 같다. 필자 역시 ‘Change your word, change your world.'를 외치는 사람이다. 대학원대학교에서 '문학언어의 힘'을 예비 석박사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문학언어생태학자로서 '언어는 파워다'라는 생각으로 수사나 언어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채득했다.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야 하며, 그것이 가능하려면 활동가와 조직가의 ’수사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환경운동가 툰베리가 성공한 것은 그녀의 의지와 진정성도 중요하게 작동했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성공 요인은 그녀의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언술과 수사학이었다고 본다. 그녀의 말 한마디 한마디는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저마다 벗어나고 싶은 삶의 굴레가 있다. 누구나 밟고 싶은 생의 유토피아가 있다. 과연 그 바람을 이루는 신의 한 수는 무엇일까? 이제 우리 작가들은 답해야 하리라. 이 지점을 구한말에서 한국으로 넘어가는 시기로 보면 이해가 빠를지도 모르겠다. ‘단발령’에 얼마나 통탄했던가. 인간은 문명사회 이래 공동체사회, 즉 휴면 사회를 구축해왔다. 그러나 백신의 보급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의 영향으로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넘어 ‘위드-코로나 시대’가 온다고 생각하니 두렵기만 하다. AI의 발전으로 로봇시대의 도래도 점쳐진다. 가상현실에 접속해서 노는 사람들, 로봇과 노는 사람, 심지어는 가족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로봇과 결혼도 하고, 로봇과 운우지정도 나누는 시대를 상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인구는 줄고, 비혼주의가 늘면서 인간의 자리에 로봇과 복제인간이 설지도 모른다. 영국의 작가 메리 셀리가 쓴 공상과학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처럼 실수로 만들어진 ‘괴물’ 같은 복제인간들이 나와 거리를 활보할지도 모르는 일이 아닌가. ▼권대근 88년 《동양문학》 등단 후, 〈경북신문〉신춘문예 평론, 미주〈중앙일보〉신춘문예 수필 신춘문예 당선, 사)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명예회장, 부산수필문학상, 부산펜문학상 등 수상, 평론집 『수필은 사기다』 외 28권, 현)대신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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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권대근 칼럼 '우리가 기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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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박형준 부산시장, 수민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 준공식 참석
- 박형준 부산시장은 11월 28일 오전 동래구 수민어울공원 수민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시설은 2009년 7월과 2014년 8월, 2017년 9월 등 집중호우로 반복적인 재산 피해를 크게 겪었던 수민지구의 주민 숙원 사업으로 국비 등 476억 원이 투입됐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번 우수저류시설 설치로 반복된 침수로부터 지역 주민의 안전과 재산권을 보호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면서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어울리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시설이 준공됨에 따라 집중호우로 짧은 시간 동안 발생하는 많은 양의 빗물을 우수저류시설에 일시적으로 저장해 침수를 예방할 수 있게 됐다. 이 시설은 시간당 최대 규모인 3만5,000톤의 빗물을 저장할 수 있다. 부산시는 저지대 상습 침수지역으로 분류됐던 동래구 수민동 일원의 침수 피해를 예방해 주민 안전을 지키고 재산권을 보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수저류시설 상부 공간에는 향후 휴식·문화·체육 공간을 제공하는 7,132㎡ 면적의 공원을 만들어 도시 침수 위험을 낮추는 동시에 부족한 도시 녹지를 확충해 주민들에게 휴식·문화·체육 공간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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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박형준 부산시장, 수민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사업 준공식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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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국제해사기구 제34차 총회 참석
-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11월 27일(목)~11월28일(금)까지 국제해사기구(IMO) 제34차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국제해사기구는 2년마다 열리는 IMO 최고 의사결정 회의체로서, 이사국 선거(해운국 A그룹 10개국, 화주국 B그룹 10개국, 지역대표국 20개국)가 실시되며 우리나라는 ‘01년부터 현재까지 12연임 중이다. 전 장관은 11월 27일(목) 한국전쟁 중 자유 수호를 위해 싸운 영국군의 용기와 희생을 기리기 위한 참전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IMO에 방문하여 아르세니오 도밍게즈(Arsenio Dominguze) 사무총장을 만나 韓-IMO SMART-C 해적퇴치 사업 협정서를 체결하고, 내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해사의 날 기념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을 당부하였다. 세계경제에 대한 해사산업의 기여를 기리는 ’세계해사의 날’(UN 지정 공식 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로서 ‘26년에는 우리나라 부산(10.26~27)에서 개최 예정이다. 이후, 제프리 시오(Jeffrey Siow) 싱가포르 교통부장관을 만나 양국 간 해사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2028년 제4차 유엔해양총회 유치에 대한 지지를 요청하였다. 이 밖에도 전 장관은 이날 저녁 IMO에서 이사국 선거 지지와 협력을 위한 리셉션을 개최하여 주요 회원국 대표단에 대한 교섭 활동을 이어 나갔으며, IMO 총회 당일인 11월 28일(금) 오전에는 최종 현장 교섭활동을 지휘하였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운 조선 강국인 우리나라에게는 IMO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하다”라면서, “IMO A그룹 이사국 13연임 달성을 통해 IMO와의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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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국제해사기구 제34차 총회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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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제8회 화인회 展 Group Exhibition, 이미애 작가 '기억의 바다'
- 제8회 화인회 展이 2025년 11월 13일부터 11월 22일까지 부산시 구영구 연수로 335번길 22 이젤갤러리에서 열렸다. 배정란, 이미애, 하순옥, 권양숙, 김형선, 손윤순, 안병희 등 작가 7인의 작품이 미술애호가의 눈길을 끌었다. 이미애 작가는 개인전 5회, 그룹전 70회, 25년 국제아트센타 우수작가전, 24년 BAMA국제화랑페어, 23년 BFAA아트페어, 국제종합예술대전 초대작가전, 프랑스아트페스티벌 등 다수, 대한미국미술대전 특선, 부산미술대전 우수상, 세계평화미술대전 우수상 등 다수, 현 한국미협, 부산미협, 화인회, 31작가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권대근 평론가(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가 화인회전을 찾았다. 그는 그림을 관람하고, <기억의 파동, 색채의 지층>이란 제목의 이미애 작가 작품론을 다음과 같이 썼다. "기억의 바다라는 제목은 한 개인이 생의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정서적 항해의 은유처럼 보인다. 작가가 그려낸 바다는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라, 사랑과 상실을 품은 기억의 심층이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처럼, “물은 기억을 가장 오래 품는 물질이며 우리의 감정은 그 표면에 반사된다.” 작가에게 바다는 바로 그 반사면이며, 아버지에게 받았던 따뜻한 사랑의 잔광이 고래 두 마리의 형상으로 부상한다. 초록빛에 가까운 바다 속에서 하트의 곡선을 이루며 유영하는 고래는 아버지와 화가 자신이며, 이는 서사적 기억과 정서적 기억이 한 장면 안에서 조응하는 상징적 구상이다. 비구상 작품들에서 작가는 바다를 더 깊은 언어로 번역한다. 윤슬을 노랑과 주홍의 결로 그린 화면은 태양빛의 반짝임을 넘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사랑의 흔적을 색채로 응축해낸 것이다. 바실리 칸딘스키가 “색채는 영혼에 직접 작용하는 열쇠”라고 했듯, 작가는 색을 외부 세계의 묘사가 아니라 정서의 진동을 여는 문으로 사용한다. 코발트로 물들인 또 다른 바다는 아버지를 가덕도의 바다에 모셔야 했던 순간의 슬픔을 푸른 농도로 압축해낸 장면처럼 보인다. 여기서 바다는 현실의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작가가 감정과 기억을 보관하고 재현하는 내면의 지리학적 장소가 된다. 특히 파도가 폭발하듯 솟구치며 포말을 토해내는 작품은 연작 가운데 가장 강렬하다. 격렬한 붓질과 파편화된 선의 에너지는 클레멘트 그린버그가 말한 “형태가 완성되는 순간이 아니라, 생성되는 순간의 격렬한 움직임이 회화의 진정한 힘”을 떠올리게 한다. 이 파도는 자연의 묘사가 아니라 감정의 움직임이다. 아버지를 떠나보내던 그날의 현실적 충격, 슬픔이 안쪽에서 ‘폭발’하듯 치밀어 오르는 내적 파동이 화면의 제스처로 구체화된다. 작가는 감정의 속도와 질량을 색과 움직임으로 변환하며, 현대 회화가 지향하는 ‘정서의 운동성’을 정직하게 구현한다. 전체 연작을 관통하는 가장 큰 미덕은 색채의 독창적 사유화이다. 색은 단지 아름다움의 요소가 아니라, 감정의 구조를 드러내는 의미의 기호가 된다. 수잔 랭어의 말을 떠올려 보자. “예술은 감정의 모사가 아니라, 감정의 구조를 새로운 형식으로 창조하는 행위”라고 했듯, 작가는 기억을 다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의 구조를 색채라는 형식으로 재창조한다. 초록의 고래는 생명과 사랑의 지속성을, 주홍의 윤슬은 따뜻한 기억의 잔광을, 코발트의 바다는 상실의 깊이를 품는다. 이러한 색채의 철학적 구성력은 작가가 이미 독자적 시각언어를 구축할 잠재성을 지닌 화가임을 보여준다. 이미애 작가 ‘기억의 바다’는 결국 한 예술가가 사랑을 예술로 되돌려놓는 과정의 기록이다. 작가는 아버지의 고향 가덕도에서 경험한 상실의 순간을, 비탄이 아니라 사유의 색들로 환원하고, 희노애락의 정서를 빛과 파도, 고래의 곡선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바슐라르가 말했듯 물은 기억을 품는다. 작가의 바다 또한 그렇게 기억을 품고, 빛나고, 다시 움직이며 살아난다. 이 연작은 단순한 추억의 회상이 아니라, 기억을 미학적 구조로 재탄생시키는 하나의 철학적 장치이며, 앞으로의 작품 세계를 더욱 확장할 단단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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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제8회 화인회 展 Group Exhibition, 이미애 작가 '기억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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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평론가가 추천하는 명수필(3) 최혜영 '일상의 사건, 존재의 그물망'
- 평론가가 추천하는 명수필(3) 최혜영 ‘일상의 사건, 존재의 그물망’ 최순덕의 ‘소년의 공’, 2025년 에세이문예 여름호 최혜영/문학평론가 수필은 오랫동안 개인의 내면과 일상을 성찰하는 자전적 글쓰기로 이해되어왔다. 이때 수필 속 자아는 비교적 고정된 중심으로 설정되어, ‘나’의 경험과 감정을 드러내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오늘날 수필 속 자아는 더 이상 ‘나’라는 단일하고 고정된 주체에 머무르지 않는다. 대신 다양한 타자, 사물, 기억, 사건이 얽힌 복합적인 관계망 속에서 지속적으로 구성되고 변화하는 존재로 나타난다. 이 인식은 인간과 비인간 존재의 상호작용을 중시하는 브뤼노 라투르의 행위자-네트워크 이론과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격 수필은 ‘나의 이야기’를 넘어, 사물과 상황, 환경 등 비인간 존재들과의 접속을 통해 발생하는 ‘사건’의 기록으로 변모한다. 최순덕의 수필 <소년의 공>은 해운대 백사장에서 공놀이를 하던 아들과 아빠의 공이 바다로 떠내려가는 사소한 사건으로 시작한다. 아이는 공을 잃을까 불안해하고, 아빠는 아이를 달래며 안타까워한다. 거세지는 파도 앞에서 작가와 주변 사람들은 그저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작가는 평범한 사건을 통해 인간과 사물, 감정이 얽혀 형성되는 정서적 풍경과 내면의 흔들림을 세심하게 포착한다. 이처럼 작가는 일상적인 장면 속에서 감정의 흐름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독자가 사건 속에 숨겨진 감정의 깊이를 새롭게 깨닫도록 이끌어간다. 이 작품에서 공은 단순한 사물에 머무르지 않는다. ‘두둥실 춤추는’, ‘혼자 신나는’, ‘해방의 기쁨을 누리는’ 존재로 묘사되며,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움직이며 글의 흐름을 이끈다. 아이와 아빠, 작가는 공의 상실을 안타까워하지만, 공은 파도를 타며 자유롭게 떠다닌다. 인간의 감정과 비인간 존재의 움직임이 교차하며 장면에 생동감과 긴장감을 만든다. 사건은 인간만의 행위로 성립되지 않는다. 공과 바다, 파도 역시 사건의 의미를 구성하며, ‘공‑아이‑아빠‑작가‑바다’로 이어지는 관계망 속에서 각 존재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낸다. 이 사건 앞에서 작가는 단순한 관찰자에 머무르지 않는다. 운동복 아래 수영복을 입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공을 건져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거센 파도 앞에서 망설인다. ‘그저 공 하나에 목숨을 걸 일은 아니다’는 이성적 판단과, ‘공을 건지지 못한 나 자신의 의협심 없음이 부끄럽다’는 내적 감정이 충돌한다. 이러한 갈등은 누구나 일상에서 마주하는 선택의 순간을 떠올리게 하며, 용기와 두려움, 이타심과 자기보존 본능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낸다. 최순덕 작가는 이 순간들을 정교하게 포착하여, 감정에 휘둘리며 갈등하는 작가의 내면을 있는 그대로 그려낸다. 스피노자의 관점에 따르면, 모든 개체는 존재를 유지하고 지속하려는 힘, 즉 코나투스를 지닌다. 바다로 떠내려가는 공과 거센 파도는 각자의 코나투스에 따라 움직인다. 공이 파도와 맞닿는 순간, 그 움직임은 자연의 흐름 속에서 방향과 속도를 찾아간다. 이는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작동하는 자연의 질서이다. 작가는 공의 운명을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무력감을 경험하며, 인간 또한 자연 속에서 소멸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인식한다. 이 과정에서 작가는 무력감, 허탈감, 부끄러움 등의 감정을 느끼며, 평자는 이 감정들을 스피노자가 정의한 수동적 정념으로 해석한다. 즉, 외부 사건에 의해 감정이 끌려가는 상태에 놓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은 작가가 자연의 흐름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변화한다. 수동적 정념에 휘둘리던 작가는 이제 상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그 과정을 성찰하고 감정을 능동적으로 수용하게 된다. 소년의 공은 단순한 사물이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의지와 무관하게 흘러가는 삶, 인간 존재의 유한함, 피할 수 없는 상실을 나타내는 문학적 상징이다. 작가는 ‘한 점 생으로 이 세상에 와 잠시 유희를 즐기다 미련 없이 떠나는 삶’이라는 구절을 통해, 인간 존재의 유한함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태도를 드러낸다. 이러한 깨달음은 개인적 경험을 넘어서, 인간은 자연과 상호작용을 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임을 분명히 한다. 작가는 파도에 사라지는 공을 통해 수동적 정념을 경험한 뒤, 이를 이해와 수용을 통한 능동적 정념으로 전환한다. 이와 같은 사유의 과정은 글이 개별적 체험을 넘어 보편적 통찰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준다. <소년의 공>은 일상의 사건을 통해 인간과 비인간 존재가 얽히는 ‘존재의 그물망’을 보여주는 수필이다. 작가는 공을 붙잡지 못한 순간을 통해 우리가 끝내 붙잡을 수 없는 것과 그것을 놓는 법을 성찰하게 한다. 파도가 지운 발자국처럼 아무것도 영원히 남지 않는 세계에서, 작품은 삶과 존재의 의미를 조용히 묻는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 수필은 개인적 체험을 넘어 세계와 존재를 사유하는 장르로 확장된다. 작품은 수동적 정념에 휘둘리던 개인이 성찰과 이해를 통해 능동적 정념으로 나아가는 사유의 여정을 보여주며, 사소한 사건을 깊은 존재론적 성찰로 확장하는 문학적 성취를 이룬다. ▮최혜영 △에세이문예 평론 등단(2007) △문학평론가 △문학언어치료학박사 △한국본격수필비평가협회 회장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부회장 △에세이문예 부주간 △에세이문예 수필계간평 집필 △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감사 △부산문인협회 이사 △권대근문학상 자문위원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 연구교수 역임 △한국에세이 평론상 △부산수필문학협회 작품상 △부산북구문인협회 작가상 수상. ▮최순덕 <소년의 공>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파도처럼 넘실거린다. 해운대 백사장에도 어싱 바람이 한창이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해안선을 따라 긴 줄을 잇는다. 숲속의 황톳길에서 파도가 잘박거리는 백사장까지 유행처럼 번지는 어싱 바람이 해운대를 비켜 갈 리가 없다. 길에 시멘트를 바르고 신발에 고무 밑창을 깔면서 지력을 차단할 때는 언제고 다시 원시인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일까. 흙이나 물에 발을 직접 접촉하여 더욱 건강해지고자 하는 간절함 때문이리라. 신문에 대서특필된 어싱으로 건강을 되찾은 사연이 나의 신발을 벗겼다. 늘어진 긴 줄의 꼬리에 합류한다. 접지만 하면 단번에 엄청난 효과를 얻기라도 할 듯, 결과에만 군침을 흘리며 팔랑귀를 쫑긋 세운다. 어싱 바람이 불고 있는 해운대 백사장에 낯선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사진을 찍거나 바다를 보고 앉아서 멍때리기를 하는 일상의 풍경이 아니다. 어린 아들과 아빠가 간절한 눈으로 바다를 보고 있다. 안절부절 애태우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성인다. 무심코 곁을 지나다 그들의 시선이 닿는 곳을 따라 눈길이 간다. 그들이 보는 것은 바다가 아니라 파도를 타고 있는 공이었다. 아뿔싸. 모래사장에서 공놀이하다가 바다로 차버렸나 보다. 금방이라도 바다로 뛰어들 듯 팔딱거리는 아들과 저지하는 아빠의 비장한 표정은 말 없어도 충분히 눈길을 끈다. 속수무책이다. 순간의 헛발질로 아이는 기가 차는지 눈밭의 강아지처럼 설친다. 반은 체념한 듯 애타는 몸짓에 힘이 빠진다. 뛰어들기에 파도가 만만하지 않다. 몇 걸음으로 닿을 것 같은 거리지만 물 위의 거리는 가늠하기 어렵지 않던가. 보기엔 가까운 것 같아도 쉽게 다가갈 수 없음을 인식한 어른들이 멀뚱히 쳐다만 볼 뿐 누구도 손 쓸 수가 없다. 애타는 아이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조류에 밀려 두둥실 춤을 추는 공은 혼자 신난다. 차이고 멍들었던 분노를 식히면서 해방의 기쁨을 누리는지, 아끼며 함께 놀았던 주인과의 이별을 슬퍼하는지 알 수 없는 몸짓으로 여유롭다. 멈춘 듯 흐르는 듯 동동 떠 있는 물새처럼 유유히 파도를 탄다. 발을 동동 굴리는 아이 옆에서 얼어붙은 듯 멍하니 바다만 쳐다보는 아빠를 본다. 진퇴양난에 처한 아빠의 심정이 부모라는 공통된 마음으로 내게 전해진다. 문득 운동복 밑에 수영복을 입고 있다는 생각이 솟는다. 물에 뛰어들어 공을 건져주고 싶은 생각이 불쑥 튀어나온다. 몇 걸음 가지 않아 넓은 백사장을 넘실거리는 파도가 순간 무서워진다. 무슨 변을 당할지 어찌 알겠는가. 무모한 짓일 수도 있겠다. 아이가 물에 빠진 것도 아닌데 고작 축구공 하나에 목숨 걸 일이 아니지 않는가. 아이 아빠도 못하고 서성이는데 무슨 영웅심리일까. 고개 숙이고 파도의 끝자락을 밟으며 걷다 보니 멀어진 아이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가뭇해진다. 파도처럼 끝없이 밀려오는 갈등을 밟으며 걷는다. 용기가 없는 것이 오히려 다행인가. 술에 취해 철길에 떨어진 일본인의 목숨을 구하려고 철길에 뛰어들어 같이 죽은 이수현 의인이 생각난다. 자칫하다간 그렇게 함께 죽을 수도 있는 일이 아니겠는가. 비뚤어진 영웅심리로 뛰어들기는 어리석은 일이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마음 한쪽에 들앉은 갈등의 자국은 묵직하다. 누군가의 작은 배려와 노력으로 아름답게 돌아가는 사회를 생각하면 발동하지 못한 나의 밑바닥 의협심이 부끄럽다. 사람의 힘으로 아무리 용을 써도 절대 안 되는 일이 있음을 그 아이는 터득했을까. 한참을 가다가 돌아보니 여전히 아이와 아빠는 서성이며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쉽게 포기하고 돌아서기에는 아깝고 특별한 공이었는지도 모른다. 과감하게 미련을 버리고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아이를 달래고 있을까. 해류에 밀려서 올 것 같은 요행을 바라고 발길을 돌리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살면서 요행을 바라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일러주고 싶은데 다시 돌아보니 파도를 타던 공은 작은 점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아이의 실수도 안타까움도 아빠의 애태움도 흔적 없이 사라진 점에 불과하지 않은가. 나와 너의 오점도 좀 더 거리를 두고 보면 점 하나도 못 되는 것을, 집착인지 미련인지 알 수 없는 욕심 때문에 무의미한 헛발질만 해댄 나를 돌아본다. 헛헛한 발자국을 부지런히 뭉개고 있는 파도를 꾸역꾸역 밟는다. 성아우구스투스의 전설 같은 일화가 떠오른다. 성인은 해변 산책길에서 작은 모래 구덩이에 조가비로 바닷물을 다 옮겨 담으려고 하는 소년을 만난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타이르자 꼬마는 하느님의 신비를 인간의 작은 머리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도 똑같이 불가능한 일이라 말하고는 사라졌다는 이야기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던 ‘삼위일체’의 신비를 인간의 머리로 이해하려고 한 자신의 교만을 깨닫고 더욱 겸손하게 하느님께 경외심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성인의 일화는 그의 저서 ????삼위일체론????에 직접적으로 쓴 사실은 아니지만, 후대에 전해지는 교훈적인 울림은 크다. 우리 생의 마지막도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성인이 만난 해변의 소년처럼 오늘 내가 만난 소년에게서 ‘떠나보내는 이’와 ‘떠나가는 이’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진다. 울며불며 눈물로 붙잡으려 해도 이미 떠난 공은 유유히 물결에 흔들리며 떠날 뿐이다. 공을 잘못 찬 소년도 어쩔 수 없는 이별 앞에 주저앉아야 하는 보내는 이의 허탈함이다. 공처럼 둥근 세상에서 구르고 구르다가 저렇게 허무하게 떠나야 하는 공을 생각한다. 한 점 생으로 이 세상에 와서 비록 고통이 동행하더라도 유희를 즐기다가 미련 없이 떠나는 소년의 공과 같은 생이 아닌가. 다음날 해변을 걸으며 아무리 찾아도 소년의 공은 보이지 않는다. 그 소년이 어떤 방법으로 건져 갔을까. 결국 포기하고 돌아섰으리라. 풍요로운 물질 세상을 사는 요즘 아이들이니 지금쯤 새로운 공을 안고 있을지도 모른다. 주인과 이별한 공은 어디로 떠나갔을까. 해류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떠돌다 어느 바닷가 바위틈에 끼어 있는지, 아직도 망망대해를 떠돌고 있을지 공의 최후는 알 수 없다. 한순간의 앞도 알 수 없는 세상에서 얼마나 더 오래 이 짧은 생을 유영할지 모르면서 어싱에 진심이다. 최후를 알 수 없는 내 삶의 마지막을 소년의 공에 새기고 보듬는다. 어싱으로 지력을 흡입하여 남은 생의 밧줄을 튼튼하게 붙잡으려는 얄팍한 속내를 앞세우고 오늘도 열심히 파도를 밟는다. 시원한 파도가 애무하는 맨발이 간지럽다. <2025년 에세이문예 여름호> ▮최순덕 2003년《문예시대》로 등단, 국제PEN한국본부부산지회 부회장, 부산문인협회 수필분과 이사, 부산수필문인협회 부회장, 부산여류문인협회 회장 역임, 가톨릭문인협회 부회장 역임 풀꽃수필문학상, 한국해양문학상 우수상, 부산펜문학 작품상, 부산펜문학 본상, 가톨릭문학 본상, 부산수필문학상 작품상, 부산수필문인협회 ‘올해의 작품상’ 수상, 수필집 『박제된 나비가 내게 말을 걸어올 때』 외 4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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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평론가가 추천하는 명수필(3) 최혜영 '일상의 사건, 존재의 그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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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김정애 박사, 이선애 수필가 에세이문예사 제정 제5회 설총문학상 수상
- [대한기자신문] 수필가 김정애 박사(부산수필문학협회 회장)과 수필가 이선애(한국본격문학가협회 남부지회장)가 유네스코부산 선정 우수잡지 계간 에세이문예사가 제정한 제5회 설총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1월 10일 한국본격문학가협회(회장 권대근) 전국대회장인 더케이호텔 경주에서 개최되었다. 에세이문예 출신 작가들을 비롯한 100여 명의 문인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고 품격있게 치러졌다. 권대근 평론가(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정애 수필집에 나타난 언어는 기호와 상징의 조직화된 체계로 정의된다. 이 체계에서 기호와 상징은 모두 서로에게 연결되어 꽉 짜인 의미체를 구성한다. 따라서 모든 언어는 저마다 격자, 세계관, 전망을 구성한다. 김정애 수필의 언어를 통해 세계를 보는 것은 프리즘으로 ‘보이지 않는 빛’의 내면을 보는 것과 비슷하므로, 언어의 체계를 분석하면 작가의 내면풍경을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김정애의 언어 체계는 결코 닫혀 있지 않고 열려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언어는 마음의 울림에 따라 변화한다. 관점에 따라 풍경이 정경이 되기도 하고 정경이 절경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그녀의 의미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언어는 감정과 생각, 의지까지도 표현하므로 소통의 길이 된다. 이 수필집의 여러 글들에서 욕망의 조직화된 상징체계가 숨어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김정애 수필의 매력은 내면 풍경을 보여주는 데 있다. 작가가 감동적인 구조를 형상화하기 위한 이런 전략을 치열하게 탐구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우리는 언어에 담긴 내면풍경을 통해서 한 작가를 총체적으로 인지할 수 있다. 그 가능성에는 끝이 없다.”고 평했다. 김정애 작가는 계간 에세이문예를 통해 2012년 수필가 및 2013년 문학평론가로 등단하여 활발한 창작활동을 해왔으며, 부산여고를 거쳐 부산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을 마치고, 대신대학원대학교 문어언치료학 전공(지도교수 권대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유네스코부산 선정 우수잡지, 문학신문사 선정 우수잡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부산문화재단 선정 우수예술지 에세이문예 편집국에서 편집1부장, 부산수필문학협회 회장, 사)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수석부회장, 다스림부산동인회 회장을 맡고 있다. 대신대학원대학교 문학언어치료학과 연구교수를 역임했다. 수필집 <내 마음의 엑스레이> <탈춤> <인연> <고슴도치 사랑> 등이 있다. 대신대학원대학교 권대근 교수(문학평론가)는 “이선애의 독서력은 작품 그 너머를 욕망한다. 그녀의 시선은 작품이라는 중력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이선애의 독서수필은 존재가 써야 할 작품을 찾는 것인 동시에 잃지 말아야 할 시간을 찾는 시간 위에 놓여 있다. 문학은 인생의 표현이요, 사회의 거울이라고 하는 것도 작품이 보여주는 내용이 작가의 주관으로 들어온 경험의 여과된 재현이라는 인식에서 나온 것이다. 작가는 과거의 실재를 찾으며, 작품은 미래의 실재를 찾는다. 나아가 그녀에 있어서, 문학작품은 정신의 반영일 뿐만 아니라 그것에 부여하기로 작정한 ‘결말’에 얽혀 있는 조건들에 따라서 형성되는 것으로, 고유한 지속의 예상되고 요구된 변이들에 따라서 구조화된 것이다. 그러니까 뿔레의 말처럼 그녀는 인간의 시간이 인간을 선행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오히려 인간이 살고 그리고 살기로 작정한 방식의 결과라는 것이다. 그 결과 모든 것은 어떤 경험 혹은 그 경험의 의식으로부터 시작한다. 특히 이선애의 현상학적 사유가 주관성을 초월하여, 궁극적으로는 객관으로 나아가면서 예술적 형상화로 마무리되기에 우리에게 설득을 안겨준다”고 평가했다. 2009년 계간 에세이문예 수필로 등단한 이선애 수필가는 경남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다. 주목받을 만한 좋은 수필을 써서 제5회 민들레수필문학상, 제1회 해인문학상, 문학신문사 우수작가에서상 등을 수상하였다. 2015년 수필집 <강마을편지>가 세종도서 문학나눔 우수도서로 선정되어 창작지원금 1000원을 수혜한 바 있다. 수필집 '강마을에서 쓰는 독서편지' 등 2권이 있다. 마산 창동의 문화공동체에서치유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현재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남부지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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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김정애 박사, 이선애 수필가 에세이문예사 제정 제5회 설총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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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최재선 교수 에세이문예사 제정 제4회 해인문학상 대상 수상
- [대한기자신문] 수필가이자 시인인 최재선 교수(한일장신대학교)가 유네스코부산 선정 우수잡지 계간 에세이문예사가 해인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한 제4회 해인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시상식은 1월 10일 한국본격문학가협회(회장 권대근) 전국대회장인 더케이호텔 경주에서 개최되었다. 에세이문예 출신 작가들을 비롯한 100여 명의 문인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고 품격있게 치뤄졌다. 권대근 교수는 ”최재선 시인은 그 누구보다도 치열하게 인생을 살아내는 작가로, 다루는 대상을 단순히 산문적으로 인식하지 않고 시적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대를 풍자하는 현실의 문제가 절절하게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무엇보다도 개성적인 이미지를 창조할 문학 문법을 부릴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의 시적 특성을 정리하면, 부사의 맛깔스러운 활용, 생략을 통한 절제된 감정과 묘사언어가 빚어내는 긴장감, 리듬감을 살리는 율격, 적확한 비유의 사용, 주관적 체험 내용의 객관화 등을 통해서 전통 서정미학을 살려내고 있다. 이러한 서정성과 시학원리의 충실성이 미적 진보와 콜라보를 이루면서 미적 울림통을 강하게 울린다.“고 평했다. ▼최재선 월간 창조문예 수필 등단, 시인, 수필가, 한국본격문학가협회 호남지부 고문, 시집 <문안하라> 외 6권, 수필집 <흔들림에 기대어> 외 5권, 연암박지원문학상, 해인문학상, 해양문학상, 올해의 시인상 수상, 한일장신대학교 교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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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최재선 교수 에세이문예사 제정 제4회 해인문학상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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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 겨울을 데피는 한 편의 시, 남현설의 '바람 좀 보아라'
- 바람 좀 보아라 남 현 설 바람은 제 그림자를 앞세우고 길은 발끝에서 생긴다 세상은 속도를 섬기고 시간은 부드럽게 부서진다 우리는 그 위를 걷는다 돈은 윤기를 입고 명예는 자신의 이름을 발음하다 사라지고 사랑은 끝내 입을 다문다 찬란한 소음의 끝에 한 줄기 고요가 흐른다 기대지 않고 자신의 방향으로 미끄러지는 바람 좀 보아라 우리가 오랫동안 잃어버린 얼굴이다 ▼남현설 포항 출신, 2023년 에세이문예 시 등단, 2025년 에세이문예 수필 등단, 2024년 에세이문예작가상 수상, 2025년 제1회 진리와표현문학상 수상,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부회장, 부산수필문학협회 회원, 권대근문학상운영위원회 사무국장, 사)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이사, 에세이문예 편집차장, 다스림부산 동인 녹조근정훈장 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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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 겨울을 데피는 한 편의 시, 남현설의 '바람 좀 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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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평론가가 추천하는 명수필(2) 송명화 '공명의 블랙홀을 지나 차오르는 음률로'
- [평론가가 추천하는 명수필(2) 송명화 '공명의 블랙홀을 지나 차오르는 음률로' 송정자의 ‘f홀의 위로’, 2025년 제3회 권대근문학상 수상작 송명화/ 문학평론가 수필 ‘f홀의 위로’는 딸의 극단적 선택이라는 사건을 겪는 지인과 그 딸에게 작가가 글로 보내는 조문이며 제문으로, 문학치료성을 극대화한다. 자식의 죽음이라는 그보다 더할 것 없는 아픔과 고통은 그 자체로 독자들에게 쇼킹하게 다가가지만 그렇기에 일반적 서사와 애도에 머물지 않기 위해, 또 비탄의 격한 토로에 빠져 독자의 감정만을 건드리는 데 머무르지 않기 위해 작가에게는 더 정교한 구조짜기와 서술기법이 요구된다. 작가는 객관적 사건 보기, 메타포를 활용한 형상적 체험으로의 변용과 전이를 통해 문학성을 확보한다. 들뢰즈의 ‘사건의 존재론적 시각’으로 본다면, 죽음이라는 사건을 맞닥뜨린 작가는 그 아이의 죽음이 예고하고 있는 잠재태로서의 사건과 영안실에 있는 그 상황이라는 현실태로서의 사건을 제재로 하여 사건-사유-의미의 과정을 거친 본격문학수필의 탄생이라는 사건을 만들어내었다. 정신질환을 앓는 딸을 정성껏 보살펴 대학공부를 시키고, 취업까지 하였는데 그 딸은 예상치 못하게 삶을 놓아버린다. 작가가 49재를 지인과 함께하며 그녀의 슬픔과 아픔을 걱정한다는 서사가 이 작품의 뼈대다. 이 수필의 문학성은 탁월한 인식과 상관화 전략에서 나온다. 꺽꺽 울먹이던 지인의 여윈 등에서 오르내리던 뼈의 움직임을 첼로와 바이올린의 f홀에 상관화시켰다. ’f홀은 안과 밖의 공기를 이어주는 통로’ ‘모녀가 나란히 두 개의 f홀에 마음을 헹구며 주고받던 사랑의 하모니는 이제 공명을 잃었다.’는 두 문장만으로도 독자들은 작가에게 충분히 설득될 만하다. 이어 작가는 ‘수 세기에 걸쳐 장인들이 피를 갈아 혼을 불어넣은 악기의 심장이다. 그 f홀 구멍이 연주자를 잃고 끝없는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다.’는 문장에 모든 상황을 객관적으로 쓸어담는다. 형상적 유사성에 근거한 악기의 f홀과 두드러진 견갑골의 모습, 기능적 유추에 근거한 음률의 공명과 부녀간 사랑의 공명이라는 참신한 메타포에 힘입어 이 수필은 문예미학적 가치를 담보한다. 어린 자식들을 잃고 이십 대에 죽은 허난설헌, 청년이었던 아들을 잃고 평생 한 서린 삶을 살았던 박완서 소설가, 스물네 살 아들을 잃고 평생을 숨죽여 살았던 작가 어머니의 삽화는 이런 고통이 주는 폐해를 일반화하기 위해 투입된 예화로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아픔을 강력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참척의 아픔을 먼 거리에서 자신 쪽으로 끌어오며 아픔의 강도를 조율해가는 대목은 이 수필의 쾌미라 하겠다. 조선의 여성, 작고한 현대의 여성, 죽은 아들을 평생 품고 사셨던 돌아가신 자신의 어머니로 올수록 시간의 거리에 반비례해 고통의 크기는 커지고, 슬픔의 강도도 높아진다. 그 아픔의 크기와 깊이에 공명된 작가는 엄청난 목소리로 걱정과 한탄을 문예미학적 문장으로 쏟아놓는다. 그저 모든 것을 깨부수는 직설, 즉 생소리가 아니다. 비유를 활용한 문장력으로 퍼덕거리는 감정을 갈무리하여 효과적으로 독자를 슬픔 속으로 끌어들인다. 바슐라르의 말처럼 연상과 상상을 통해서만 감정을 증폭하고 감동에 도달할 수 있음을 알기에 문장마다 슬픔은 비유로 넘쳐나고, 뚜렷한 이미지로 아픔이 거듭난다. 표현의 탁월함으로 인해 소리 내어 읽다 보면 비통하여 목소리가 절로 극적 효과를 띨 정도다. 들뢰즈 ‘사건의 존재론’에 기대어 쓴 권대근 교수의 ‘본격수필론에서 말하는 초험적 사건화와 지배적 정황이 겹치는 지점은 결말부다. 결말에 이르러 감정은 가라앉고, 드디어는 치유의 그날을 그린다. 아픈 서사의 주인공과 작가, 그리고 독자가 함께 바라보는 희망의 빛이 ‘텅 빈 f홀은 이별을 위무하는 음률을 잔잔히 차올릴 수 있을까.’에 담겨져 여운을 준다. 블랙홀이 된 f홀이 다시 공명을 시작하는 사건의 장소가 되는 지점이 독자가 생성하는 사건의 잠재태로 작용함으로써, 송정자의 질문 속, 다시 울리는 f홀은 현재의 삶을 초극하는 미래적 생성을 상징함으로써 담론층의 의미화가 완성된다. ■송명화 주요 약력 △수필가, 문학평론가, 문학언어치료학 박사 △경남 남해 출생 △전남일보 신춘문예 수필(2005) △에세이문예 문학평론(2010) △전 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회장, 전 한국본격수필비평가협회 회장 △계간 [에세이문예] 주간, 사)부산문인협회 부이사장, 부산교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반 지도교수 △수필집 <순장소녀>(세종도서), <꽃은 소리 내어 웃지 않는다>(문학나눔), <나무의 응시 풀의 주름>(아르코창작기금) 등 6권 △이론서 <본격수필 창작이론과 적용> △김만중문학상(수필), 우하박문하문학상(평론), 한국에세이평론상(평론), 평사리문학대상(수필), 신격호샤롯데문학상(수필) 등 수상 ■송정자 <f홀의 위로> 영전으로 올라가는 계단에 설익은 봄날이 주저앉았다. 잠시 볕을 더듬고 있다. 세상이 마치 누군가를 떠나보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냉혹한 삶의 편린이 내 오장육부를 훑어댄다. 계단에 발을 얹자 덮쳐오는 한기가 섬뜩하다. 그 아이가 13층 아파트에서 몸을 날리는 순간 나비가 사뿐히 받아주었을까. 하얀 날개를 입은 천사가 두 팔을 벌려 품을 내어주었을까. 수만 가지 꽃이 만발한 정원에서 오색 창연한 융단이라도 깔아 두었을까. 손에 잡히지 않는 깃털이 되어 세상에 티끌 한 올 남기지 않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파르르 저 너머의 세상으로 날아갈 때, 이미 천상과의 약속이라도 있었을까. 오직 저 하나 앞에서만 웃고 울던 어미가 아니던가. 떠난다는 글자 한 톨 없이, 어미를 망망대해 끝에다 오롯이 가둬놓고 그 발걸음이 떨어졌을까. 오랜 세월 아끼던 동생이 불현듯 꿈에 나타났다. 지난날 한창 아름다웠던 젊은 시절의 얼굴로 미친 듯이 웃어대는 모습이었다. 십수 년이 지나도록 다 큰 딸 병수발에 엄마 노릇 하느라 자신조차 돌보지 않은 동생이었다. 소식이 뜸하던 차에 꿈 이야기도 전할 겸 통화를 눌렀다. 첫 안부로 딸은 요즘 약 잘 먹고 있느냐고 물었다. 숨이 멎은 듯 뚝 끊어진 차가운 공기 속으로 오열과 함께 터져 나온 말은 ‘언니, 애가 가 버렸어.’였다. 봉선사 관음전에서 그 아이의 49재가 열리고 있었다. 늦게 소식을 접하는 바람에 셋째 재부터 참석했다. 사각모를 쓴 긴 머리에 학사복 속의 살빛 블라우스가 목 끝까지 살랑거린다. 해사한 웃음꽃이 얼굴가득 피어 있는 눈이 부신 아가씨가 죽음을 인정할 수 없는 뫼비우스의 검은 띠를 두르고 사각 틀 안에 갇혀있다. 기가 막혔다. 몇 년 전 피자집에서 맛있다며 깔깔대던 아이였다. 나는 하얀 스카프를 두른 소녀가 그려진 르누아르의 그림엽서에다 이제는 아프지 않는 곳으로 잘 가라는 인사를 썼다. 그 아이 사진틀에 꼭 끼워주었다. 하늘에서 너의 엄마를 잘 지켜달라는 말이 목 끝을 돌았다. ‘태어남도 인연이요 돌아감도 인연인 걸, 그 무엇을 애착하고 그 무엇을 슬퍼하랴’ 연륜이 깊은 스님이 법요집 영가전의 인생길이라는 법문 송독을 하신다. 눈물방울이 턱 밑을 타고 단방석으로 뚝뚝 젖어들었다. 오랫동안 울먹이는 동생의 잿빛 등골에서 시커멓게 지져놓은 듯한 알파벳 f 글자 두 개가 대칭으로 서 있다. 깜깜하다. 내뱉은 숨결은 유령처럼 떠돌다가 목에 걸렸다. 가시처럼 꺽꺽 쉰 소리만 날 뿐이다. 모녀의 영원한 이별 앞에 마주보고 서 있는 f홀은 음을 감춘 채 제 기능을 잃었다. 악기가 곡기를 끊었다. 그 아이가 새소리를 연주하면, 그녀의 f홀은 온유한 어미의 음성으로 화답하곤 했다. 이제는 울림통 안에서 길을 잃고, 소리조차 돌려주지 않는다. 첼로와 바이올린의 두 몸통에서 화인처럼 찍혀있는 f홀이 마주 보며 나를 올려다본다. 줄감개를 조절하면 현의 섬세하고도 가느린 그 떨림조차도 고스란히 실어 나르는 악기의 f홀은 안과 밖의 공기를 이어주는 통로다. 바이올린이 내는 이름다운 선율의 흐름을 모두 이곳에서 조율한다. 모녀가 나란히 두 개의 f홀에 마음을 헹구며, 주고받던 사랑의 하모니는 이제 공명을 잃었다. 단순히 알파벳과 유사한 미학적 상징인 줄만 알았던 f홀은 수세기에 걸쳐 장인들이 피를 갈아 혼을 불어넣은 악기의 심장이다. 그 f홀 구멍이 연주자를 잃고 끝없는 블랙홀로 빠져들고 있다. 허난설헌은 어린 딸을 잃고, 연이어 아들마저 세상을 떠났다. 아이들 무덤 앞에 서서 지전을 사르며 자식의 혼을 부르고 한 잔 술을 뿌리며 넋을 위로하는 ‘곡자’라는 시를 바쳤다. ‘아이들의 무덤가에 백양나무, 소슬바람, 도깨비불이 소나무와 가래나무들 사이에 밝았구나’ 쓸쓸하고 비감한 분위기를 나타내는 대상물이 자식에게 제사를 지내는 어머니의 비극적인 모습이 그대로 전해진다. 젊은 어미는 통한의 세월을 보내다 서른 살도 채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한 말씀만 하소서’ 작품집은 박완서 작가가 스물여섯 살 의대생 막내 외아들을 잃는 참척을 당하고 피를 토하며 신에게 퍼붓는 극한의 절규를 엮은 책이다. 아들을 뺏어간 신에게 침묵만 하지 말고 어떤 말이든 해보라고 소리친다. 신이 있다면 살의를 느낀다고까지 고백하며 정신을 놓고 세상을 떠날 때까지 몸부림쳤던 글이다. 내가 어릴 때, 스물네 살 큰아들을 먼저 보내고 엄마는 평생을 숨죽여 살았다. 눈을 감기 전 섬망 상태에서도 혼신의 기력으로 뱉어 낸 마지막 말은, 곁에서 간호하며 지키던 자식이 아니라 새파란 나이에 떠난 큰아들의 이름 끝 자였다. 소름 끼치도록 선명했던 그 외마디에, 나는 엄마의 일그러진 얼굴을 비통하게 어루만졌다. 엄마의 마른 붓질 같은 평생의 어혈을 보았기에, 딸을 잃은 동생이 어찌 살아갈지 암담하고 걱정스런 방백이 나도 모르게 목구멍을 타고 흘러나왔다. 동생은 딸을 치료하기 위해 정신과에 데리고 다녔다. 약을 거부할 때는 삼키는 것까지 물 잔을 들고 지켜봐야 했다. 마음이 아픈 아이였으니 대학을 진학했지만 심리 상태에 따라 휴학했다 복학하기를 거듭했다. 어렵사리 늦게라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까지 하게 된 가슴 벅찬 일이 찾아왔다. 이제 고지를 넘긴 안도감에 얼마나 뭉클했을까. 기특하고 가슴이 뜨거웠을 테지. 한시름 놓고 숨고르기를 하며 파근파근 익어 갈 딸의 청사진에 마음이 설레기도 했으리라. 몸속을 거꾸로 빠져나간 피가 다시 수혈이 될 수 있을까. 그래서 누덕누덕한 그 속을 마름질이라도 하면 곱게 펴질 수 있을까. 구석구석 깨어져 버린 파열음이 여기저기 한 가득이다. 자식을 앞세운 모성은 직소 퍼즐처럼 끼워 맞출 수도 없다. 수만 가닥으로 너덜너덜해진 저 정신줄이 돌아오려면 생이 끝날 무렵이 되려나. 끊임없이 자신을 무두질해야 하는 유형流形의 땅에서 그 기나긴 형벌의 날들을 어찌 견딜 것인가. 뭉치고 맺힌 응집이 올 풀리듯 빠져나올 수나 있을까. 골수가 뒤틀리고 창자가 끊어져 나가고, 눈앞의 곡기가 쓴 소태가 되어 입안을 되물릴 것을, 어긋난 뼈마디가 아우성치는 그 줄타기의 순간은 숨통을 막으며 제자리에서 맴돌 테지. 어느 날 퍼렇게 그을린 그리움이 부싯돌처럼 삶을 피워보려 할 때, 부딪히다가 무던히도 무뎌져갈 때, 텅 빈 f홀은 이별을 위무하는 음률을 잔잔히 차올릴 수 있을까. 사랑한다고 다시 말을 걸어올까. <2025년 권대근문학상 수상작> ■송정자 한국수필 등단. 지구일보 신춘문예 당선. 한국수필가협회, 한국수필작가회, 미리내수필문학회 회원, 동대문문인협회 감사. 정독도서관 다스림서울 동인. 설총문학상, 동대문문학상, 제3회 권대근문학상 수상. 수필집 『f홀의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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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평론가가 추천하는 명수필(2) 송명화 '공명의 블랙홀을 지나 차오르는 음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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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평론가가 추천하는 명수필(1) 권대근 '흑화된 사건의 붉은 흔적'
- [평론가가 추천하는 명수필(1) 권대근 '흑화된 사건의 붉은 흔적' 송명화의 '흑적', 2025년 평사리문학대상 수상작 권대근/ 문학평론가 수필 <흑적>은 낙동강 하구의 섬 ‘진우도’에 얽힌 비극적 역사를 섬세한 작가의 감성과 아장스망 그리고 앙가주망이 만들어낸 걸작이다. 송명화 1959년 태풍 사라호로 인해 전쟁고아 280여 명이 희생된 사건을 현재의 시점에서 재호명한다. 그러나 이 글은 단순한 추모문이나 르포가 아니다. 송명화의 시선은 ‘기억의 재현’보다 ‘의미의 생성’에 닿아 있다. 그녀는 잊힌 장소의 침묵을 해석하기보다, 그 침묵이 우리 안에서 새롭게 작동하게 만든다. <흑적>을 읽고, 평자는 “이 사회적 전환기의 최대 비극의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다.”라는 마틴 루터킹의 어록을 소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우도 사라호 태풍 사건으로 인한 고아들의 수장사건’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기억되어야 할 사건이 분명했다. 그들은 죽었어도 그들의 추모는 살아 있어야 옳다. 송명화가 진우도의 비극을 다시 호출하는 것은, 과거의 재현이 아니라 그 기억이 현재적 의미로 다시 솟구치는 ‘사건화의 순간’을 기록하는 행위다. 따라서 <흑적>은 “기억의 기록”이 아니라 “의미의 재생산”으로 읽혀야 할 것이다. “전쟁고아란 허물을 막 벗은 어린 게처럼 방호막이 없는 신세다.”라는 언명은 ‘보호’를 전제한다. “아무리 전후 혼란기라 하여도 물이 서서 몰려올 때 피해서 달려갈 언덕도 제대로 없는 이곳 말고 아이들을 거둘 자리가 그리 없었던가.”라는 대목은 독자의 상상력을 촉발시키고 그의 애민 정서와 저항사상을 고양시킨다. 이 수필의 최대의 압권은 사라노태풍에 희생된 아이들을 ‘흑적’에 비유한 것이다. “진우도, 진정으로 돌봄이 필요했던 고아들의 섬, 아이들은 없다. 삶의 첫 장을 제대로 읽기도 전에 책은 덮였다.” ‘책은 덮였다’는 표현은 현실적 사태의 종결처럼 보이지만, 바로 그 덮임이 ‘의미의 생성’을 촉발한다. 작가는 진우도 아이들을 ‘씨앗’ 혹은 ‘귀화식물’에 비유한다. 여기서 ‘귀화식물’은 단순한 생태적 사실이 아니다. 그것은 ‘이식된 존재들의 운명’, 즉 주체 없는 존재의 조건을 드러내는 들뢰즈적 ‘비인칭 사건’이다. 인간의 역사와 식물의 생태가 겹쳐지는 이 비유는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흐트러뜨리며, 사건의 존재론적 평면을 드러낸다. ‘피’, ‘즙액’, ‘흑적’ 같은 감각적 어휘들은 단순한 묘사가 아니라, 사건이 언어를 통해 다시 생성되는 표면적 장이다. <흑적>은 철저히 현실에 발 딛고 있으면서도, 단순한 사실 기록을 넘어선다. 서정성과 리얼리즘이 긴장 속에서 공존한다. 낙동강의 지형, 진우도의 역사, 장록의 생태적 디테일은 감각적 리얼리티의 층위를 형성하고, 그 위에 감정의 리듬이 서정적으로 진동한다. “섬의 남쪽 아래에 폐허가 된 진우원의 흔적이 남아있다. 가슴이 비어버린 허름한 우물이 있고, 생명 없는 건물의 뼈대는 누추한 벽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채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낡아간다.” 는 대목은 사실과 서정이 결합된 대표적 구절이다. 여기서 공간의 묘사는 다큐적 정확성을 지니면서도, 동시에 비유적 감각이 흐른다. “가슴이 비어버린 우물”, “건물의 뼈대”, “바람에 몸을 맡기는 그림자” 등은 사실적 서술을 넘어, 죽은 사건의 잔해 위에서 울리는 언어의 서정적 진동이다. 또한 송명화의 문체는 일관된 정동적 서술을 통해 수필이 지닌 감각적 깊이를 한껏 확장한다. <흑적>은 개인적 추모의 서정을 넘어, 사회적 기억의 복원을 수행하는 윤리적 저항의 문학이다. 송명화의 수필은 과거의 고통을 단순히 회상하거나 재현하지 않는다. 그것은 망각의 층위를 더듬으며, 지워진 존재들의 흔적을 언어의 결로 복원하는 수행적 글쓰기다. 작가는 잊힌 이들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면서도, 그 부재의 자리를 언어의 떨림으로 드러낸다. “아무리 전후 혼란기라 하여도 물이 서서 몰려올 때 피해서 달려갈 언덕도 제대로 없는 이곳 말고 아이들을 거둘 자리가 그리 없었던가.”라는 문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윤리적 사건이다. 이는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무책임을 향한 냉정한 도덕적 심판의 언어이며, 동시에 수필이 감정의 진술이 아닌 사유의 행위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작가는 “자라지 않는 아이들의 섬, 진우도를 향해 손을 흔든다.”로 글을 맺는다. 이 결말은 단순한 작별의 인사가 아니다. 손을 흔드는 행위는 부재한 존재를 향한 애도의 제스처이자, 동시에 존재론적 호명이다. 송명화는 잊힌 아이들을 과거에 묻지 않고, 현재로 불러낸다. 언어 속에서 그들은 다시 살아 있는 존재로 돌아온다. 이때 수필의 문장은 단순한 기술의 도구가 아니라, 존재를 되살리는 호흡이 된다. ‘흑적’의 마지막 문장은 그래서 슬프기보다 맑고 단단하다. 그것은 절망의 언어가 아니라, 존재를 향한 응답의 언어다. 송명화의 앙가주망은 정치적 구호로서의 참여가 아니다. 그것은 언어의 결 속에서 실천되는 윤리, 곧 문체의 참여다. 그녀는 수필을 통해 세계를 다시 쓰고, 말해지지 않았던 것들에게 발언의 자리를 부여한다. 이때 수필은 한 개인의 감상이나 회고를 넘어, 언어가 윤리로 진화하는 사건의 현장이 된다. <흑적>은 이처럼 ‘정동의 미학’과 ‘언어의 윤리’를 한 몸에 결합시킨 보기 드문 수필이다. “장록이 우거져 해마다 가슴의 울혈을 대신 토해내는 땅, 언제쯤 흑적의 흔적을 지울 수 있을까.”에서 느낄 수 있듯이, 송명화의 문체는 부드럽지만 결코 연약하지 않으며, 조용하지만 깊은 저항의 힘을 지닌다. 그것은 세계의 슬픔을 받아들이되, 그 슬픔을 언어로 새롭게 호명함으로써 인간과 세계의 관계를 다시 묻는 문체다. 송명화의 문장은 한 편의 애도가 아니라, 살아 있는 윤리의 문체라 하겠다. 그녀의 언어는 사건의 고통을 감각적으로 체험하게 하면서도, 사회적 책임과 기억의 윤리를 독자에게 직접 전달한다. 장록의 흑적색이 손끝에 묻듯, 그녀의 수필은 독자의 마음에 윤리적 자극을 남기며 행위로 이어지는 성찰을 촉발한다. ‘흑화’라는 말은 색채적, 상징적으로 어둠, 부정적 성격, 은폐, 고통, 죽음 등을 연상시킨다. 단순히 ‘검게 변했다’는 의미를 넘어, 의미가 가려지고, 일반적 인식에서 소외된 상태를 의미한다. “흑화된 사건”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거나, 감춰진 채 어두운 의미와 감정을 품고 있는 사건을 의미하기 때문에 ‘진우도 진우원 고아들 희생사건’은 사회적 폭력, 역사적 망각, 억압당한 목소리, 슬픔과 분노를 내포한 사건으로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건을 붉은 흔적, 애가, 정동적 울림 같은 이미지로 변환해 독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이 수필의 특징이기도 하다. 장록의 붉은 즙이 손끝에서 피어날 때, 그것은 더 이상 자연의 색이 아니라 의미의 생성, 윤리의 탄생이다. 작가는 “기억의 형식이 아니라, 의미의 운동”으로 사건을 되살린다. 그리하여 <흑적>은 죽은 역사 위에 다시 생명의 언어를 심는 문학적 의례가 된다. 작가는 언어의 힘으로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다시 보이게 함으로써, 문학의 본령, 세계에 대한 증언과 저항을 수행한다. “언제쯤 흑적의 흔적을 지울 수 있을까”라는 마지막 문장은 역설적으로 말한다. 그것은 지워질 수 없는 사건의 존재, 그리고 계속해서 새로 쓰여야 하는 윤리의 과제를 의미한다. 송명화의 <흑적>은 그 붉은 흔적을 통해, 문학이란 무엇보다 기억의 생명과 윤리의 감각을 되살리는 사건의 예술임을 증명한다고 하겠다. 물질만이 기쁨과 행복을 주는 것은 아니다. 나를 있게 한 과거의 끈으로 튼튼한 미래를 창조하려는 창조적이며 포용적 마인드가 중요하다. 그녀는, 날선 인식에 삶의 현장을 담고, 이를 바탕으로 저항적, 윤리적 미학을 실천하며, 실천의 나무를 키우고 있다. 그녀의 글은 고통을 증언하는 언어가 아니라, 고통을 품은 언어의 윤리 그 자체라 하겠다. ▮권대근 주요 약력 △경남 남해 출생 △'동양문학' 수필 등단(1988) △'문예사조' 문학평론 △'경북신문' 문학평론 △미주 '중앙일보' 수필 신춘문예 당선 △현재 대신대학원대학교 교수 △한국본격문학가협회 회장 △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명예회장 △평론집 '수필은 사기다', 번역서 '한국의 명수필', 문학이론서 '문장가로 가는 길' △수필집 '고운 별 하나 가슴에 묻고' 등 28권 △부산수필문학상, 부산펜문학상, 월강문학상, 여산문학상, 정과정문학상, 부산pen번역문학상 등 수상 ▮송명화의 <흑적> 울컥대는 각혈 같다. 내 손에서 짓이겨지는 장록의 열매가 걸쭉한 검은 피를 뚝뚝 흘린다. 누구는 와인을 떠올리고 누구는 공포영화를 떠올리며, 누구는 버리고 싶은 기억을 호출한다. 누가 뭐라든 척박한 땅에 당당히 자리 잡고, 키를 키우고 가지를 쳤다. 저 무시무시한 암적의 열매를 맘껏 매단 장록을 여기서 만난 것은 우연일까. 가슴을 뜯는 아픔을 되짚어 찾아온 어눌한 글쟁이의 마음이 푸닥거리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 낙동강 하구에는 여러 개의 섬이 있다. 가덕도가 그중 으뜸인데 가덕과 다리로 이어진 섬 중의 섬, 눌차도에 와 있다. 하오의 여백과 바다의 들숨과 날숨을 품은 정거마을을 지나고, 갈맷길을 걸었다. 감탄도 평화로움도 낯선 감정인 것은 진우도를 찾아온 길이라서다. 언덕을 오르니 진우도 안내판이 몸을 드러낸다. 그것을 애꾸처럼 만든 장록 가지를 정리하고 엉긴 얼룩을 물휴지로 닦는다. 방금 찍은 낙인처럼 선명한 핏물을 정성껏 닦는 것과 묵념 외에 지금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지근거리에 기다란 섬이 해파리처럼 떠있다. 진우도, 진정으로 돌봄이 필요했던 고아들의 섬, 아이들은 없다. 삶의 첫 장을 제대로 읽기도 전에 책은 덮였다. 낙동강이 열심히 실어 나른 토사가 섬을 살찌웠는지 섬의 흰 뱃구레가 몇 년 전보다 넓어진 듯하다. 사라호 태풍의 공습이 시작되기 전에 운 좋게 섬을 나섰던 생존자의 딸에게서 전해 들은 이야기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진우도를 찾을 일도 없지 않았을까. 작가들과 함께 서둘러 이곳을 다녀온 뒤로 이 섬은 자주 내 생각 속에 떠올랐다. 꿈인지 생시인지도 모르게 찾아드는 무의식의 장에서, 때로는 비바람 몰아치는 큰바람 속에서, 혹은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모래폭풍 속에서, 한번은 갯벌을 뒤덮은 들썩이는 기공들 속에서 인원을 어림할 수 없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뒤엉켜 다녔다. 다시 오리라 하였지만 쉽게 나서지 못하였던 건 그 아픔의 심연을 헤아리기 어려워서다. 태풍 사라가 진우도를 들이켰을 때, 이곳에 깃든 전쟁고아 280여 명이 몰살되었다는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세상이 정지된 듯했다. 이게 사실이라면 안내판에 간단하게 ‘1959년 사라호 태풍으로 인명사고가 발생 철수했는데’라고 적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진우도가 거대한 판에 눌려서 길게 늘어진 커다란 봉분처럼 보인다. 그날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가공할 만한 태풍의 위력이야 역사에 기록되었지만, 아이들에게 닥친 비극은 제대로 기록되고 제대로 추모되고 있는지…. 간단하게 ‘인명사고’라 눙쳐놓으니 처음에 나는 한둘인 줄 알았다. 안내판의 감정 없는 글자들이 내 목을 죈다. 전쟁고아란 허물을 막 벗은 어린 게처럼 방호막이 없는 신세다. 튼튼한 갑옷이 되어주어야 할 정부가, 어른들이 내어준 장소가 하필 바다 한가운데 무인도, 그것도 강의 퇴적물이 이룬 낮은 모래섬이었단 말이던가. 아무리 전후 혼란기라 하여도 물이 서서 몰려올 때 피해서 달려갈 언덕도 제대로 없는 이곳 말고 아이들을 거둘 자리가 그리 없었던가. 완벽한 전쟁의 피해자지만 왜 전쟁이 일어났는지 왜 자신이 고아가 되었는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는 미약한 생명들이 밀쳐지고 내쳐지다가 그나마 얻은 거처가 바다 가운데 사상누각인 까닭을 누가 해명할 수 있을까. 장록 열매를 따서 꽉 쥐어짠다. 즙이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린다. 원이름은 미국자리공인데 귀화식물이다. 예전에 이곳 선주가 진우도에 이것이 많이 산다고 일러주었다. 씨앗이 미군의 보급물품에 묻어 진우도에 들어온 것일 터이니 진우원 아이들과 같은 처지였겠다. 대여섯 살짜리부터 있었다는데 피난길에 부모를 놓친 아이도, 폭격 속에 살아남은 아이도 있었을까. 구걸하며 떠돌다 이곳으로 흘러든 아이도 있었겠지. 악몽에 시달리기도, 날마다 먼 바다를 보며 “엄마아, 아부지이….” 불러보기도 했으리라. 같은 처지의 아이들이 단단한 사회공동체를 이룰 수도 있었는데, 비극의 막사에는 작은 비상구조차 없었던 것일까. 젊은 날, 매주 가는 고아원에는 유치원에도 가지 못하는 어린 애들이 모여있었다. 인사하는 순간부터 네 발로 가슴에 붙은 아이는 떨어질 줄 몰랐다. 헤어질 때 아이에게 다음을 약속하며 손을 떼어놓는 것이 가장 힘들었는데, 처량하게 응응거리는 아이를 다독이며 나도 눈물 비죽이기 일쑤였다. 세상에 고아가 되지 않는 사람도 있나. 진우원 아이들도 님비현상의 피해자였을까. 앞뒤가 달라 더욱 추운 단어인 ‘님비’는 사람들의 수치심을 가린다. 장록도 한때 땅을 산성화시킨다고 유해식물 꼬리표를 달았는데 더 연구해보니 산성화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생긴 오해였다고 한다. 무지한 말의 칼춤이 홍수를 이루고 부모 잃은 서러움이 피보다 붉더라도 아이들은 장록처럼 꿋꿋하게 살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우우우 갑자기 바람이 운다. 섬의 남쪽 아래에 폐허가 된 진우원의 흔적이 남아있다. 가슴이 비어버린 허름한 우물이 있고, 생명 없는 건물의 뼈대는 누추한 벽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채 바람에 몸을 맡기고 낡아간다. “얘들아.” 부르면 음울한 공기의 떨림이 공간을 채웠다가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적막한 구역이다. 한때는 아이들의 소란스러운 몸짓과 조잘거림으로 가득 찼을 폐허를 대중없이 바람이 쓰다듬는다. 햇빛에 몸을 말리는 날은 송구스럽고, 비 맞고 선 날은 슬프고, 회색 하늘 아래 종일 어두운 날은 그 그림자에 조사(弔詞)를 얹을 뿐인 것을. 미리 아이들을 지척의 섬이나 육지로 대피시킬 생각은 왜 못하였을까. 비바람이 몰아치고 바닷물이 몸을 높여 쳐들어올 때 모래섬에 갇힌 아이들의 공포를 대신 느끼는지 친구의 입술이 파래 보인다. 아픈 기억을 깁느라 말이 없다. 흑적색 장록 열매가 톡톡 터진다. 내 손에 물이 들었다. 얼마나 분했기에 손길만 스쳐도 저절로 분출하는 것일까. 부모들이 저승에서 흘리는 피눈물 같다. 그들은 아비규환의 주인공이 된 어린 자식들을 어찌 지켜보았을까. 한풀이를 제대로 못 한 섬은 퍼런 바닷물에 둘러싸여 앓고 있다. 보라고, 느끼라고, 잊지 말라고, 그리고 전하라고, 장록 즙액이 내게 적색경보를 날리는 것일까. 창백한 손끝에 전율이 일어 메모하는 볼펜이 떨린다. 자라지 않는 아이들의 섬, 진우도를 향해 손을 흔든다. 그럴듯한 위령비도 없이 아이들은 어찌 잠들어 있을까. 장록이 우거져 해마다 가슴의 울혈을 대신 토해내는 땅, 언제쯤 흑적의 흔적을 지울 수 있을까. <2025년 평사리문학대상 수상작> ▮송명화 수필가, 문학평론가, 문학언어치료학박사, 전남일보 신춘문예 수필 당선, 계간 에세이문예로 평론 등단, 수필집 <꽃은 소리내어 웃지 않는다>, <순장소녀>(세종도서), <사랑학개론>, <에세, 햇살 위를 걷다>, <사유한다는 것은>, <나무의 응시, 풀의 주름>, 창작이론서 <본격수필 창작이론과 적용>, 설총문학상, 연암박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우하박문하문학상, 평사리문학상 대상, 신격호샤롯데문학상 외 다수, 에세이문예 주간(2004년부터~) 사)국제pen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회장, 부산교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반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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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평론가가 추천하는 명수필(1) 권대근 '흑화된 사건의 붉은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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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권대근 교수 다스림부산 정기월례회 2026년 1월 5일 남현설론 '어떻게 사건은 숨 쉬고 현재가 되는가' 발표
- [대한기자신문=이산 대기자] 권대근 교수는 2026년 1월 5일 다스림부산(회장 김정애 박사) 정기월례회를 맞아, 권대근교수연구실에서 다스림동인들을 대상으로 남현설론 '사건은 어떻게 숨 쉬고 현재가 되는가'를 발표한다. 권대근 교수는 발제문에서, 남현설의 수필 "<그날>은 과거의 비극을 말하는 글이 아니라, 그 사건이 지금도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드는 수필이며, 이 글은 그 문학적 방식과 윤리를 말한다. 보통 사건은 이미 끝난 과거의 일로 이해되지만, 제목은 “끝난 사건이 어떻게 지금 여기에서 다시 작동할 수 있는가?” 즉, 사건이 단순한 과거의 사실로 남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우리의 감각, 의식, 윤리 속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태로 존재할 수 있는 방식을 묻는 질문이다. 이 수필에서 말하는 ‘현재가 된다’는 것은 기억 속에 남는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도 불편하게 느껴지고, 판단을 요구하며, 망각을 거부하는 힘으로 작동한다는 의미다. 일반적인 수필은 체험을 회상하고 감정을 정리하며 의미를 말한다. 반면 사건화된 수필은 사건을 설명하지 않고 감정을 대신 말해주지 않으며 독자가 그 사건을 다시 겪게 만드는 조건을 구성한다. 즉 수필이 “그때 이런 일이 있었고, 나는 이렇게 느꼈다”라고 말하는 대신, “이 장면 앞에서 당신은 어떻게 견딜 것인가”를 묻게 만드는 문학이다."고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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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권대근 교수 다스림부산 정기월례회 2026년 1월 5일 남현설론 '어떻게 사건은 숨 쉬고 현재가 되는가'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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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송명화 작가, 에세이문예사 수여, 문학발전 유공 기념금장 수상
- [대한기자신문=이산 대기자] 송명화 작가(에세이문예 편집주간)는 12월 24일 오후 7시 에세이문예사 부설 문예대학원에서 2025년 국내 유명 문학상 3관왕을 차지하여, 한국문학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유네스코부산 선정 우수잡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부산문화재단 우수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된 에세이문예사(대표 권대근)가 제정한 문학발전 유공 '3관왕 기념금장'을 수상한다. ▼송명화 에세이문예 창간 시부터 지금까지 20년간 주간을 맡아오면서 부산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오래 강의했고, 평생교육원에서 수필창작론 가르치고 있는 송명화 수필가는 <전남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에세이문예에 평론가로 등단하여 수필과 평론을 쓰면서 인지도를 넓혀왔다. 《순장소녀》가 세종도서에, 《꽃은 소리내어 웃지 않는다》가 문학나눔에 선정되는 등 모두 6권의 수필집을 내었으며 창작이론서로 《본격수필 창작이론과 실제》 를 상재하였다. 제1회 김만중문학상(수필), 평사리문학대상(수필), 우하박문하문학상(평론), 연암박지원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대한기자신문에 본격수필을 연재하고 있으며, 24년 작품성을 인정받아 아르코 창작지원금(발간지원) 수혜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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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송명화 작가, 에세이문예사 수여, 문학발전 유공 기념금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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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미애 작가, 2025 서울아트쇼 코엑스 Hall A 66번 부스에서 작가전 개최
- 국내 대표 연말 아트페어인 ‘2025 서울아트쇼(Seoul Art Show 2025)’가 오는 12월 24일부터 12월 28일까지 서울 코엑스 Hall A에서 열린다. 서울아트쇼는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150개 갤러리가 대거 참여하여 회화, 조각, 사진, 미디어아트, 아트토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시각예술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평론가 권대근 교수는 이미애 작가의 <기억의 바다>라는 작품세계를 다음과 같이 썼다. “이미애의 ‘기억의 바다’라는 제목은 한 개인이 생의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정서적 항해의 은유처럼 보인다. 작가가 그려낸 바다는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라, 사랑과 상실을 품은 기억의 심층이다. 가스통 바슐라르의 말처럼, “물은 기억을 가장 오래 품는 물질이며 우리의 감정은 그 표면에 반사된다.” 작가에게 바다는 바로 그 반사면이며, 아버지에게 받았던 따뜻한 사랑의 잔광이 고래 두 마리의 형상으로 부상한다. 초록빛에 가까운 바다 속에서 하트의 곡선을 이루며 유영하는 고래는 아버지와 화가 자신이며, 이는 서사적 기억과 정서적 기억이 한 장면 안에서 조응하는 상징적 구상이다. 비구상 작품들에서 작가는 바다를 더 깊은 언어로 번역한다. 윤슬을 노랑과 주홍의 결로 그린 화면은 태양빛의 반짝임을 넘어, 마음속에 남아 있는 사랑의 흔적을 색채로 응축해낸 것이다. 바실리 칸딘스키가 “색채는 영혼에 직접 작용하는 열쇠”라고 했듯, 작가는 색을 외부 세계의 묘사가 아니라 정서의 진동을 여는 문으로 사용한다. 코발트로 물들인 또 다른 바다는 아버지를 가덕도의 바다에 모셔야 했던 순간의 슬픔을 푸른 농도로 압축해낸 장면처럼 보인다. 여기서 바다는 현실의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작가가 감정과 기억을 보관하고 재현하는 내면의 지리학적 장소가 된다. 특히 파도가 폭발하듯 솟구치며 포말을 토해내는 작품은 연작 가운데 가장 강렬하다. 격렬한 붓질과 파편화된 선의 에너지는 클레멘트 그린버그가 말한 “형태가 완성되는 순간이 아니라, 생성되는 순간의 격렬한 움직임이 회화의 진정한 힘”을 떠올리게 한다. 이 파도는 자연의 묘사가 아니라 감정의 움직임이다. 아버지를 떠나보내던 그날의 현실적 충격, 슬픔이 안쪽에서 ‘폭발’하듯 치밀어 오르는 내적 파동이 화면의 제스처로 구체화된다. 작가는 감정의 속도와 질량을 색과 움직임으로 변환하며, 현대 회화가 지향하는 ‘정서의 운동성’을 정직하게 구현한다. 전체 연작을 관통하는 가장 큰 미덕은 색채의 독창적 사유화이다. 색은 단지 아름다움의 요소가 아니라, 감정의 구조를 드러내는 의미의 기호가 된다. 수잔 랭어의 말을 떠올려 보자. “예술은 감정의 모사가 아니라, 감정의 구조를 새로운 형식으로 창조하는 행위”라고 했듯, 작가는 기억을 다시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기억의 구조를 색채라는 형식으로 재창조한다. 초록의 고래는 생명과 사랑의 지속성을, 주홍의 윤슬은 따뜻한 기억의 잔광을, 코발트의 바다는 상실의 깊이를 품는다. 이러한 색채의 철학적 구성력은 작가가 이미 독자적 시각언어를 구축할 잠재성을 지닌 화가임을 보여준다. ‘기억의 바다’는 결국 한 예술가가 사랑을 예술로 되돌려놓는 과정의 기록이다. 작가는 아버지의 고향 가덕도에서 경험한 상실의 순간을, 비탄이 아니라 사유의 색들로 환원하고, 희노애락의 정서를 빛과 파도, 고래의 곡선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다. 바슐라르가 말했듯 물은 기억을 품는다. 작가의 바다 또한 그렇게 기억을 품고, 빛나고, 다시 움직이며 살아난다. 이 연작은 단순한 추억의 회상이 아니라, 기억을 미학적 구조로 재탄생시키는 하나의 철학적 장치이며, 앞으로의 작품 세계를 더욱 확장할 단단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한편 서울아트쇼는 매년 말 개최되는 국내 최대 미술 이벤트 중 하나로, 미술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자 신진 작가 발굴과 컬렉터들과의 소통 무대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예술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한 전시 구성으로 접근성을 높여 왔으며, 매년 수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대형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2025 서울아트쇼는 점차 확대되는 MZ 컬렉터층, 최근의 한국 미술 시장 상승세, 활발해지는 국제적 교류 등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이미애 작가가 속한 갤러리 해빛(Gallery Haebit)는 2025 서울아트쇼에서 66번 부스를 통해 주목할 만한 5인 작가전을 선보인다. 서울아트쇼는 매년 말 개최되는 국내 최대 미술 이벤트 중 하나로, 미술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자 신진 작가 발굴과 컬렉터들과의 소통 무대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예술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친숙한 전시 구성으로 접근성을 높여 왔으며, 매년 수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하는 대형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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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미애 작가, 2025 서울아트쇼 코엑스 Hall A 66번 부스에서 작가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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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손채원 수필가 2025년 에세이문예사 제1회 등불의 작가상 수상
- [대한기자신문=이산 대기자] 부산교육대학교 문예창작 과정 수학 중 유네스코부산 선정 우수잡지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공모에서 수필 부문 <나는 자연인이다> 외 1편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온 손채원 수필가가 12월 24일 부산교육대학교 인문사회관에서 거행되는 시상식에서 2025년 ‘등불의 작가상’을 수상한다. 권대근 심사위원장(지도교수)는 “손채원 수필가는 부산교육대학교 문예창작 과정에 임하는 동안 항상 성실한 자세로 수업에 참여하며, 깊이 있는 경청과 진지한 사유, 따뜻한 배려로 배움의 분위기를 한층 성숙하게 이끌어 주었으므로, 꾸준한 학습 태도와 문예창작 과정의 귀감이 된 그 성실함을 높이 기리고자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손채원 작가는 경남 밀양 출생으로 유통업(대길산업) 30년간 운영하고 있으며, 동의대 대학원에서 예술치료학 석사를 취득했다, 다스림부산 동인, 부산교대문학회 회원, 한국본격수필가협회 회원, 부산수필문학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상식은 2025년 12월 24일 부산교육대 인문사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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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손채원 수필가 2025년 에세이문예사 제1회 등불의 작가상 수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