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수필가는 고려대 졸업, 미국 미주리대학교 자원경제학 박사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수필로 등단,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부회장 고려대 학생처장,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 역임,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끊임없는 노력으로
김봉구/ 수필가, 고려대 명예교수
우리나라 부모의 자녀교육열이 세계에서 높은 수준이다. 자녀가 초등학교 4학년만 되면 음악 미술 태권도 등 예체능 분야의 학원을 보내기 시작한다. 중학생이 되면 학교 정규과목에 대한 학원공부로 이어진다. 고등학교로 진학하면 아침 일찍부터 학교공부에 이어 밤 10시까지 학원수업을 듣게 한다. 학생들의 공부시간은 압도적으로 길다. 세계 어느 나라 고등학생이 밤 10시까지 학원에 매달려 공부하고 있는가. 집안에 고3 학생이 있으면 가족 전체가 숨죽이고 정숙을 유지한다. 가족 모두가 1년간 고통을 참아야 한다.
최근에는 공교육의 내실화와 창의력을 강조한다. 교육 강국이다. 그 결과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이 수학 과학 등 세계 올림피아드나 경진대회에서 수석 자리를 휩쓸고 있다. 나는 이것이 결코 우연의 일치라고는 보지 않는다. 오랜 시간 끊임없이 공부하는 근면성과 창의적인 교육방법이 빚어낸 결과이다. 어른들의 위상도 돋보이는 분야가 있다. 시 소설 수필이라는 창작 문학이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수가 인구대비 세계에서 높은 편이다. 전체 작가 수는 14,500명이다. 이 숫자는 한국문인협회 가입 회원 기준이다. 이 중에서 시인 60% 수필가 30% 소설가는 10% 정도이다.
창작부문은 끊임없는 노력을 쏟아붓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하는 신문의 구독자가 수만 명이라는 데서 유추해 볼 수 있지 않은가. 나는 대학 시절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비슷한 결론을 이끌 수 있을 것 같다. 오전 6시에 도서관 문을 열 때 학교에 가서 자리를 잡아 둔다. 낮시간에 수업을 듣고 와서도 같은 자리에서 공부할 수 있는 이점 때문에 일찍 학교에 가서 밤 11시에 집에 오는 습관을 익혔다. 미국에 유학 가서도 오전 8시에 학교에 가면 낮에는 강의 듣고 그 후에는 대학원생 연구실에서 공부하다가 새벽 2시에 귀가하는 루틴이었다. 공부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젊은 부모들이 어린 자녀의 조기 영어교육과 우수한 선진교육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무리를 지어 떠나던 기러기 엄마의 대유행도 보지 않았는가. 우리 사회에는 그 어려운 과정을 거쳐 자녀교육을 성공시킨 사례가 많다. 저의 큰딸도 네 살 일곱 살의 두 어린 자녀를 데리고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떠나겠다고 결심하였다. 우리 부부가 그녀를 말릴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거꾸로 직장 다니던 사위를 오래 설득해서 그의 가족 전체가 미국으로 가도록 한 적이 있다. 두 자녀는 미국의 좋은 환경에서 초 중 고를 거쳐 좋은 대학에 진학하였고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학생들처럼 좋은 대기업에 취업하였다. 지금은 뉴욕에서 근무하고 있다. 자녀교육은 다행히 성공한 셈이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 지능지수인 IQ가 세계에서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고등학교 졸업자의 70%가 대학에 진학하고 있는 고학력 사회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학생들이 끊임없는 노력으로 오랜시간 학업에 집중함으로써 지적능력이 상승한 데도 원인이 있지 않을까. 한마디로 기억력 수리력 언어능력 등 지적능력을 지수화한 지표가 이를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아직도 대학원교육을 받기 위해 미국 등 선진국으로 유학을 많이 가고 있다. 이 현상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질적 수준이 선진국 수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은 최소의 노력으로 자기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룩하려고 한다.얼핏 듣기에는 정당해 보이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실현 불가능할 수도 있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목적인지 아니면 노력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인지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어떤 이는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결과를 달성 하고져 한다. 노력을 최소화하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다. 한마디로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의 투입으로 최대의 산출량을 달성하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
일정한 비용으로 최대의 이익을 도모하거나, 일정한 노력으로 최대의 결과를 추구하거나, 일정한 투입으로 최대의 산출을 도모한다. 이를 극대화 원칙이라고 한다. 한편 최소의 비용으로 일정한 이익을 도모하거나, 최소의 노력으로 일정한 결과를 추구하거나, 최소의 투입으로 일정한 산출을 도모한다. 이를 최소화 원칙이라고 한다. 이 두 원칙이 존재할 뿐이다. 일정한 투입량으로 최대의 산출량을 달성하는 것을 기술적 효율이라고 한다. 이때는 투입량과 산출량과의 관계를 물량 단위로 표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교육에 있어서 효율적 자원배분이란 비용, 시간, 노력 등을 이용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꾸더라도 더 이상의 산출량을 생산해 낼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면 ‘한 사람을 지금보다 더 나쁜 상황으로 만들지 아니하고는 어느 누구도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잘살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이지 않은가.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이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는 시조처럼 우리 교육은 끊임없는 노력으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이 평범한 진리를 끝까지 이루어 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어서 고무적이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목표설정을 먼저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투입조건을 조정하는 것이 과제다. 성과 100을 달성하는데 노력량은 얼마로 할 것인가 아니면 노력량 10을 가지고 최대의 성과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의 원칙이 존재할 뿐이지 않은가.
▼김봉구 약력
고려대 졸업, 미국 미주리대학교 자원경제학 박사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수필로 등단,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부회장
고려대 학생처장,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 역임
현)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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