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벌 중심의 성장 모델을 넘어, 시민경제 기반의 새로운 질서를 위하여
- ❚ 국민이 바로 서야 국가가 바로 선다 정책 제언 ⑨ [시민경제]
▲ 김한준 박사 【평생교육,Life-Plan전문가】
“다시 가난해질 각오가 되어 있는가?”
국내 기업 97%가 올해를 경제위기의 해로 전망하고, 이 중 23%는 IMF 시기보다 더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성장이 멈춘 한국경제를 바라보며 시민들은 물가상승과 일자리 부족 속에 생존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외부보다 내부에 있다. 불공정, 양극화, 고용붕괴—이 세 가지 구조적 병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을 가라앉히는 '경제의 늪'이다.
첫째, 고령화와 출산율 감소는 인구구조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이미 전체의 20%를 넘어섰으며, 생산가능인구는 매년 30만 명씩 줄어드는 중이다. 이는 곧 노동력 부족과 복지지출 증가로 이어지며, 성장률 하락을 고착화한다. 둘째, 무역의존도는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는다.수출 비중이 GDP의 40%를 넘고, 산업 구조는 반도체와 자동차에 집중돼 있어 글로벌 수요 변동에 취약하다. 셋째, 내수시장 기반은 취약하다. 소비 위축, 자영업 몰락, 지방경제 침체가 겹치며 중소도시의 소멸 위기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구조적 위기에 가장 큰 장애물은 ‘공정경제의 실종’이다. 재벌 대기업 중심의 정책배분과 내부거래 관행은 시장의 공정한 룰을 왜곡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기능은 약화되었고, 정치-경제 권력 간 유착은 시민경제의 공간을 잠식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정책과 납품단가 후려치기에 밀려 "법은 강자 편"이라고 체념한다.
이제는 감시의 회복과 규칙의 재설계가 필요하다. 첫째, 공정위의 독립성과 조사권을 강화하고, 재벌의 내부거래를 실명제로 전환하는 제도를 추진해야 한다. 둘째, 상시적 경제감시기구—가칭 ‘경제정의위원회’—를 설치하여, 경제행위 전반에 대한 윤리감시를 수행해야 한다. 셋째, 세제 구조 역시 대전환이 요구된다. 부동산과 상속 중심의 감세 정책을 폐지하고, 중산층 이하를 위한 소비환급형 조세 제도를 확대해야 한다.
노동시장도 혁신의 축이 되어야 한다. 주4일제 확대 논의는 미래지향적이지만, 기업의 생산성과 임금구조 개편이 병행되지 않으면 실현이 어렵다. 대신, 중소기업 기술혁신과 연계된 고용보조금, R&D 세액공제제도를 확대하고, 청년과 시니어층의 일자리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원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또한, 대한민국 경제의 회생을 위한 중장기 전략으로는 산업 생태계 다변화가 필요하다. 첨단 제조업, AI·바이오 산업, 그린에너지 분야에 대한 집중투자를 통해, 기존 산업 의존도를 낮추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디지털 전환에 따른 지역 불균형 해소와 플랫폼 노동의 보호 장치 마련 등도 병행돼야 한다. 이 모든 전략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경제'의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진짜 대한민국 경제'는 단순한 수치 경쟁이 아닌, 국민 모두가 참여하고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지속 가능한 구조다. OECD 평균 대비 내수비중이 낮고, 가계소득 분배율도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현실에서, '참여경제'와 '포용성장'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이는 곧 모든 시민이 경제적 역할을 가지고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하고 감시체계를 복원하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경제는 시장이 아니라 사람의 삶이다.지금이야말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성장보다 정의가, 부유함보다 존엄이 앞설 때, 우리는 다시 세계 속 경제 리더로 설 수 있다.
✔ “이제는 성장이 아니라 방향이다. 예산보다 윤리, 지표보다 시민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글/사진: 김한준 박사 【비전홀딩스 원장, Life-Plan전문가】교육·경영·생애설계 분야 전문가. 공공기관 책임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인생 후반기 리더십과 미래사회 전략을 주제로 강의와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