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자신문 김미리 기자] 지난 4월 23일, 글로벌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인 중국의 CATL이 나트륨 기반의 ‘소금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전통적인 리튬 배터리 대신, 보다 저렴하고 안전한 소재인 나트륨을 활용한 기술이다. CATL의 발표는 전 세계 배터리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에는 리튬이 핵심 원재료로 사용된다. 리튬은 금속 중 가장 가볍고 전기 전도성이 뛰어나지만, 수분과 접촉하면 열을 발생시키며 폭발 위험이 존재한다. 또한 희소성 자원이기 때문에 공급망 리스크도 크다. 특히 리튬의 대부분이 중국에서 채굴되고 있어, 한국을 포함한 주요 배터리 제조국들은 리튬 확보에 막대한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실제로 2022년 한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리튬 규모는 32억 3천만 달러(약 4조 6천억 원)에 달한다. 반면 CATL과 BYD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자국 내 공급망을 바탕으로 리튬을 비교적 저렴하게 조달하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이 덕분에 2024년 4월 기준 CATL은 세계 배터리 시장 점유율 50%를, BYD는 26.79%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CATL이 선보인 나트륨 배터리는 기존 리튬 기반 기술에 대한 대체 가능성을 보여준다. 나트륨은 리튬보다 폭발 위험이 낮고, 전 세계적으로 매장량이 풍부해 확보가 용이하다. 가격 경쟁력 또한 뚜렷하다. kg당 가격은 리튬이 약 1만 3,000원인 반면, 나트륨은 270원 수준으로 50배 가량 저렴하다.
나트륨 배터리는 아직 리튬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 면에서 뒤처지지만, 기술 발전과 대량 생산 체계가 갖춰질 경우 가격·안전성 면에서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배터리 시장에서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