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2-19(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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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사회, 우리는 무엇을 외면하고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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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준 박사평생교육,Life-Plan전문가

 

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무너뜨릴 수도 있다.”

 

최근 화제가 된 영화 야당속 구관희 검사의 대사는 단지 극적인 대사로 치부할 수 없다. 그것은 오늘의 한국 사회가 마주한 권력의 실체, 그리고 그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에 대한 날것의 묘사이자 비판이다. 영화는 마약 중개인 야당이라는 낯선 존재를 축으로 검찰, 경찰, 정치권이 교차하는 뒷그림자를 파헤친다. 그러나 결국 도달하는 지점은 정의 구현보다 더 본질적인 질문, 우리는 지금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각성이다.

 

야당의 줄거리는 억울하게 마약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청년 강수(강하늘)가 검사와 거래해 마약 수사에 협조하는 '야당'이 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권력욕에 눈먼 구검사(유해진)는 강수를 도구로 삼아 실적을 쌓고 승진을 거듭한다. 그러나 야망은 결국 배신을 낳고, 강수는 자신을 버린 권력자에 맞서 복수를 결심한다. 스릴러 구조 속에서 영화는 명확한 현실적 그림자들을 드리운다. 실적 중심의 검찰, 정치적 거래가 개입된 수사, 기득권이 지배하는 사법 시스템, 그리고 청년의 삶이 수단화되는 구조 말이다.

 

이야기 속 검찰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보유한 유일한 존재로 묘사된다. 영화 속 구검사는 대통령을 만들 수도, 없앨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는 허구처럼 들리지만, 우리는 이미 검찰 공화국이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로 강력한 검찰 권력을 목도한 바 있다. 법은 무력화되고, 정의는 선택적으로 집행된다. 국민은 더 이상 수사와 기소가 사실이 아닌 정치적 판단으로 결정된다는 인식에 사로잡혀 있다.

 

이런 구조 속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인가. 영화 속 강수처럼, 또 마약 누명을 쓴 여배우처럼, 국가가 보호해야 할 청년과 시민들이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이 영화가 단순히 권력 내부의 부패만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 개개인이 어떻게 희생되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강수는 정의를 원했지만, 그는 정당한 권리를 가진 시민이 아닌 도구로만 존재한다. 이 구조는 비단 영화 속 이야기만은 아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지점은, 이 마약 문제가 단지 어둠의 세계에 국한되지 않고 이제는 학교와 가정, 청소년 주변으로까지 스며들고 있다는 사실이다.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초등학생 등 청소년을 노린 마약 범죄가 시도되거나, 수험생들이 정신 안정제인 척 받고 복용한 약물이 마약성 성분이었다는 사례도 발생했다. 단순한 호기심이나 공부에 도움이 된다는 유혹은 마약 중독의 입구일 뿐이다. 청소년이 약한 고리가 되는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 더 이상 마약 문제를 어른들만의 범죄로 보아선 안 된다.

 

정부는 마약류 예방 교육을 단발성 캠페인이 아닌 정규 교육과정으로 편입하고, 가짜 약물(: 에너지 음료나 수면 보조제)을 통한 접근을 막기 위한 유통관리도 강화해야 한다. 청소년 대상 SNS 광고와 메신저를 통해 퍼지는 '신종 마약류'에 대해선 강력한 사이버 추적 체계가 필요하다. 또한 학부모와 학교, 지자체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지역 기반 감시망과 상담센터 운영도 시급하다. 마약은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닌 사회 구조가 허용한 침투의 결과다.

 

야당이 제공한 각성은 마약 그 자체의 위험보다도, 그것이 가능해진 사회의 구조적 허점에 있다. 정치와 검찰, 권력과 언론이 뒤엉킨 구조에서 국민은 늘 외곽에 있다. 그리고 그 외곽 중 가장 취약한 존재가 바로 청년과 청소년들이다. 이들에게 정의는 선택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사회는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법이 무너지면 국민이 다친다.영화 속 액자에 걸린 소훼난파(巢毀卵破)’라는 글귀는 단지 의미심장한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곧 우리 사회의 경고다. 마약의 구조도, 권력의 구조도 이 아닌 둥지를 봐야 한다. 마약이라는 독이 퍼질 수 있었던 둥지는 어디였으며, 그 둥지를 부수려는 이는 누구인가. 우리는 이 영화가 권선징악으로 끝났다고 안도할 수 없다. 영화는 끝났지만, 현실은 계속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노가 아닌 성찰이고, 감상이 아닌 행동이다. 청소년을 지키고, 권력을 감시하며, 정의를 복원하는 일. 그것이야말로 진짜 '야당' 정신이 아닐까.

 

/사진: 김한준 박사 비전홀딩스 원장, Life-Plan전문가교육·경영·생애설계 분야 전문가. 공공기관 책임자 및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이며, 인생 후반기 생애설계 리더십과 미래사회 전략을 주제로 강의를 이어가고 있다. charly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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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김한준 박사의 정책 제언】[새 정부에 바란다 ⑤] '야당'의 거울 속, 우리가 마주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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