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이 국회의원회관에서 인류운명공동체와 새로운 한중 관계에 관한 기조 강연/박청석
국문 초록
본 논문은 인간 삶을 형성하는 두 축인 ‘순리(順理)’와 ‘경쟁’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고찰한다. 순리는 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철학적 태도이며, 경쟁은 인간의 역량을 시험하고 성장을 추동하는 사회적 장치이다. 언뜻 상반된 이 두 개념은 실상 ‘겸손’이라는 동일한 윤리적 가치를 향해 나아간다. 본 연구는 도가와 유학 사상에서의 순리 개념, 고대 아고니즘에서 현대 사회 경쟁 원리에 이르기까지의 철학적·사례적 분석을 통해, 순리와 경쟁이 어떻게 현대인의 자아 성찰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탐색한다. 이를 통해 오늘날 과도한 성과주의와 피로사회에 놓인 인간에게 ‘균형적 삶의 윤리’가 절실하다는 점을 제안한다.
핵심어
순리, 경쟁, 겸손, 자기 성찰, 도가, 인간학, 현대사회
목차
1. 서론
2. 순리의 철학적 구조
2.1 동양 사상에서의 순리 개념
2.2 인간의 한계 인식과 순응의 미학
3. 경쟁의 사회적 의미
3.1 아고니즘 전통과 현대 경쟁 원리
3.2 실패와 성찰: 경쟁이 주는 인간학적 교훈
4. 순리와 경쟁의 긴장과 조화
4.1 균형 있는 삶을 위한 철학적 제안
5. 결론
6. 참고문헌
1. 서론
현대 사회는 극심한 경쟁 속에 놓여 있다. 성과주의와 비교 중심의 문화는 인간의 자율성과 자존감을 위협한다. 그와 동시에, 인간은 자연과 시간이라는 순리의 영역 앞에서 무력감을 경험한다.
이 두 축, 즉 순리와 경쟁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처럼 보이지만, 인간 존재를 성숙시키는 동일한 방향성을 갖는다. 본 논문은 이 두 개념이 겸손이라는 공통된 윤리적 결론을 향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고찰하고자 한다.
2. 순리의 철학적 구조
2.1 동양 사상에서의 순리 개념
순리(順理)는 도가 철학에서 “자연의 도(道)에 순응하는 삶”을 뜻한다. 노자는 “도법자연(道法自然)”이라 하여 인간의 인위적 개입보다 자연의 흐름에 따라 사는 삶을 이상으로 보았다. 이는 억지로 현실을 조작하려는 현대인의 태도에 대한 철학적 비판이기도 하다.
2.2 인간의 한계 인식과 순응의 미학
순리를 따르는 삶은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수용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는 체념이 아닌 통찰이다. 농부가 기후와 토양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듯, 인간도 외적 조건과 시간의 흐름 앞에서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순리를 이해하는 자는 타자에 대한 포용성, 자기 존재에 대한 비폭력적 태도를 함께 갖추게 된다.
3. 경쟁의 사회적 의미
3.1 아고니즘 전통과 현대 경쟁 원리
고대 그리스의 아고니즘(agonism)은 경쟁을 통해 인간의 덕을 시험하는 장이었다. 이는 현대 사회의 경쟁 논리로 계승되었으며, 스포츠, 경제, 정치 등에서 인간의 역량을 증명하는 기준이 되었다. 그러나 경쟁이 본래 지닌 덕성은 타자와의 승부가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비롯된다.
3.2 실패와 성찰: 경쟁이 주는 인간학적 교훈
경쟁은 인간의 교만을 시험하는 장이다. 승리한 자는 종종 자만에 빠지지만, 패배는 인간을 성찰하게 만든다. 나폴레옹의 러시아 원정 실패, 1985년 코카콜라의 ‘뉴코크’ 출시 실패 사례는, 경쟁의 장에서 무시된 순리와 민심이 어떻게 교만을 무너뜨리는지를 보여준다. 진정한 경쟁은 ‘성공’이 아니라 ‘성숙’을 위한 조건이다.
4. 순리와 경쟁의 긴장과 조화
4.1 균형 있는 삶을 위한 철학적 제안
순리는 인간의 자족성을, 경쟁은 자기 초월을 자극한다. 양자가 조화롭게 작동할 때, 인간은 도전 속에서도 내면의 평형을 유지할 수 있다.
다음의 세 가지 통합적 태도가 필요하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집착하지 말라. – 도가의 무위(無爲)
▪︎경쟁은 타자와의 싸움이 아니라, 자신을 이기기 위한 장이다.
▪︎순리를 읽되, 도전할 수 있는 시의성 또한 간과하지 말라
이러한 균형은 성과에 매몰된 현대인의 삶에 '철학적 숨'을 제공한다.
5. 결론
본 연구는 순리와 경쟁이 인간의 자기 성찰과 겸손이라는 윤리적 성장을 위해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함을 밝히고자 했다. 순리는 인간의 존재 조건을 이해하게 하고, 경쟁은 인간을 시험하며 더욱 겸허한 자기 인식으로 이끈다. 오늘날과 같은 피로사회에서는 이 두 개념의 철학적 균형이 더욱 절실하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겸손한 자가 진화한다. 이 겸손의 윤리는, 순리와 경쟁이 함께 도달하고자 하는 궁극의 인간학적 지점이다.
6. 참고문헌
•노자, 《도덕경》, (홍익출판사, 2018)
•한병철, 『피로사회』, (문학과지성사, 2012)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책세상, 2002)
•Hannah Arendt, The Human Condition,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58)
•Michel Foucault, The Birth of Biopolitics, (Palgrave Macmillan, 2008)
•Richard Sennett, The Culture of the New Capitalism, (Yale University Press, 2006)
▼자발적,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예금주:대한기자신문
*계좌:우체국110-0053-16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