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 시대의 깃발이 휘날리고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오전 8시 30분 정각에 종이 울리며 주 출입문이 열리자 64명의 무용수들이 깃털 장식을 달고 입장하며 의식의 시작을 알렸고, 한푸(漢服)를 차려입은 교직원과 학생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자리에 임했다.
사진: 하북미술대학교 견충의 총장/대한기자신문DB
[대한기자신문 이유준 기자] 중국 허베이 미술 아카데미에서 수천 년 이어온 중국 전통 유교 문화에 기반한 '을사제하(乙巳祭夏)' 의식과 결합된 특별한 졸업식 행사가 지난 6월 15일에 거행됐다.
이날 행사는 단순한 학위 수여식을 넘어, 스승과 학문에 대한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배움의 마무리를 기념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졸업식은 공자 기념관에 모여 엄숙하고 의미심장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나라 시대의 깃발이 휘날리고 북소리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오전 8시 30분 정각에 종이 울리며 주 출입문이 열리자 64명의 무용수들이 깃털 장식을 달고 입장하며 의식의 시작을 알렸고, 한푸(漢服)를 차려입은 교직원과 학생들은 경건한 마음으로 자리에 임했다.
학교의 조직장이자 총장인 견충의(Zhen Zhongyi)는 첫 번째 헌례를 올리며 공자의 위대한 교육 사상과 현인의 지혜를 기리는 축문을 낭독했다.
이어 각 단과대학 대표들이 차례로 헌례를 올리며 존경의 마음을 더했다. 의식의 하이라이트는 모든 학생이 한목소리로 '공자를 찬양하라'를 암송하는 순간이었다. 웅장한 암송 소리는 기념관 복도에 울려 퍼지며 학생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이어진 '세 번 절하기' 의식은 유교 전통의 핵심 가치를 되새기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었다.
첫 번째 절은 자녀의 성장을 위해 헌신하신 부모님의 사랑과 노고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며 부모님께 바쳐졌다.
두 번째 절은 '살구 제단'으로 상징되는 배움의 터전에서 지식을 가르치고 함께 성장한 스승과 학우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며 스승과 동료 학우들에게 올렸다.
마지막 세 번째 절은 학생들을 정성껏 키워낸 학교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모교에 대한 감사였다.
세 번의 절을 마친 후, 학생들은 차례로 사원에 들어가 경건하게 의식을 마무리했다.
견충의 총장은 7,094명의 졸업생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며, 아름다운 말과 행동, 신중한 생각과 행동, 원대한 뜻과 부지런한 배움을 당부했다.
또한 자신감과 자립심을 갖고 첫 번째가 되며, 인내심으로 위대한 대의를 이루고, 모교의 가르침을 기억하며 국가의 기대에 부응하는 인재가 되기를 강조했다.
총장은 모든 학생이 올바르고 지칠 줄 모르며 도덕과 근면함에서 발전하여 사회의 기둥이 되기를 희망하며 선물을 전달했다.
이번 허베이 미술 아카데미의 졸업식은 단순한 학위 수여식을 넘어, 수천 년 이어온 유교 전통의 예(禮)를 통해 감사와 존경, 그리고 지식의 계승이라는 인문학적 가치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였다.
이러한 전통 졸업 의식은 중국 내 다른 대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우리나라의 성균관대학교에서도 입학 및 졸업 시 성현에게 고하는 고유례(告由禮)를 지내는 등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공유하는 아름다운 전통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화와 상징이 어우러진 이 의식은 졸업생들에게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깊은 성찰과 함께 모교와 스승, 부모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다시 한번 새기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전통 의례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요즘 한국 사회에서는 갈수록 사제 간의 교권이 무너지고 부모와 자식 간 예의범절이 사라지며 인성이 무너져 가는 이기적인 모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통적인 가치관이 희미해지고 개인주의가 심화되면서 공동체 의식이나 타인에 대한 존중이 약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베이 미술 아카데미의 사례처럼, 교육 현장에서부터 인문학적 가치와 전통 예절을 되새기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인성은 교육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식 아래, 우리 한민족의 깊은 얼과 전통문화를 다시 일깨우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도움: 허베이미술대학교 이창호 종신교수
▼자발적,원고료로 응원해 주세요!
*예금주:대한기자신문
*계좌:우체국110-0053-16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