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7-10(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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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돈과 갈등 속에서도 기대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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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송면규 논설위원(박사)

정치는 늘 '진흙탕'이라는 비유로 불린다. 싸움과 모략, 거짓과 배신이 난무하는 곳, 이상과 원칙보다 이익과 권모술수가 더 자주 등장하는 세계, 그래서 많은 시민은 정치를 혐오하거나 외면한다.

[대한기자신문 송면규 논설위원] 그런 곳에 기대를 거는 일조차 스스로 부끄러워지는 때도 있다. 하지만 이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 진흙탕 속에서도 "연꽃은 피어날 수 있는가?"

연꽃은 진흙을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탁한 진흙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물 위에 청결한 자태가 떠오른다.

그래서 고대부터 "혼탁함 속의 순수함" "더러움 속의 고결함"을 상징해 왔다. 그렇다면 정치는 그러한 가능성을 품은 무대가 될 수 있을까? 혹은 정치인은 그 연꽃이 될 수 있을까?

우리 정치 현실을 보면, 실망스러운 장면이 하루가 멀다 하고 벌어진다. 공익보다는 사익, 정책보다는 선동, 협치보다는 갈등이 우선이다.

정치가 이념의 전쟁터로만 기능하고, 국회는 심의의 장이 아니라 정쟁의 무대가 된 지 오래다.

국민은 그런 풍경에 피로를 느끼고, 점점 무관심으로 돌아서지만, 그 틈을 타 정치의 질은 더욱 나빠진다. 고인 물은 썩는다. 관심을 거둔 민주주의는, 역설적으로 더 위험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치의 가능성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정치야말로 사회의 가장 크고 복잡한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공적 장치이기 때문이다.

좋은 교육, 안전한 환경, 공정한 복지, 지속가능한 미래는 결국 정책의 결과물이고, 그 정책은 정치를 통해 만들어진다.

아무리 사회가 역동적이라 하더라도, 정치가 병들면 사회 전체의 건강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연꽃은 혼자 피지 않는다. 진흙이 있어야 하고, 햇살이 필요하며, 조용한 수면이 받쳐줘야 한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시민의 관심, 언론의 감시, 제도의 공정함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정치 속에서 '연꽃' 같은 인물과 정책이 피어난다.

그러니 우리는 정치라는 진흙탕을 외면할 것이 아니라, 거기에 더 나은 토양과 햇살을 공급해야 한다.

정치의 본질은 갈등의 조정이다. 갈등 없는 사회는 없다. 중요한 것은 그 갈등을 어떻게 조율하고 공론화하며, 국민 전체의 이익으로 승화시키느냐다. 그리고 이 과정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정치다.

진흙이 있기 때문에 연꽃은 더욱 빛난다. 그리고 그런 연꽃 하나가, 수많은 이들의 절망을 다시 기대감으로 바꿔놓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 혐오"가 아니라 "정치 갱신"이다. 그래서 정치인을 감시하고, 제도를 개선하고, 더 나은 리더를 선출하기 위한 실천이 절실하다.

 

정치는 결국 우리가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외면하면 진흙만 남고, 우리가 참여하면 연꽃도 필 수 있다.

연꽃이 진흙 속에서 피어나듯, 정치도 혼탁함 속에서 고결함을 품을 수 있다. 그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는 한, 희망은 아직 우리 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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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정치, 진흙탕에서 피어나는 연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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