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왕조실록이나 《동의보감》 등의 기록을 보면, 콩은 여름철 왕실 식단에 자주 오르던 재료였다. 《동의보감》은 “대두는 오장을 안정시키고 기력을 보한다”고 하였으며, 여름 복날에는 보중익기(補中益氣)의 효능을 지닌 콩을 활용한 식품이 제공되었다.

글: 사진│이창호(칼럼니스트, 백세보감 저자)
◇ 여름철, 양기(陽氣)와 습열(濕熱)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
중의학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인체의 상태도 함께 조율해야 한다고 본다. 여름은 양기가 가장 왕성한 시기이자, 동시에 습열(濕熱)이 쉽게 체내에 침투하는 계절이다.
이 시기에는 땀 배출이 많아 체내 기(氣)와 진액(津液)의 손실이 커지고, 외부 습기가 내부 장부 기능에 영향을 미쳐 소화 기능이 떨어지고 피로와 식욕 저하가 자주 나타난다.
여름철 인체의 생리적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중의학에서는 ‘청서(淸暑), 이습(利濕), 보기(補氣)’의 식이 원칙을 권장한다.
바로 이 철학을 완벽하게 구현한 전통 음식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콩국수'다.
◇ 콩국수는 여름철 약선(藥膳)이다
▪︎비위(脾胃)를 돕는 콩의 효능
콩, 즉 대두(大豆)는 《본초강목》과 같은 고의서에서도 자양강장 식품으로 분류되며, 중의학적으로는 ‘성미가 평하고 감(甘)한’ 성질을 지녀 비위(脾胃)를 튼튼하게 하는 데 탁월하다.
여름철에는 비위가 습기로 인해 약화되기 쉬운데, 콩의 풍부한 단백질과 레시틴은 위 점막을 보호하고, 체내 불필요한 수분을 배출하는 이수소종(利水消腫) 작용도 기대할 수 있다.
▪︎백색 식품으로서의 폐(肺) 윤택 효과
중의학은 식품의 색과 장부(臟腑)의 기능을 연결해 이해한다. 흰색은 폐(肺)와 대응되며, 백색 식품은 폐를 윤택하게 하고 체내 건조를 완화한다.
하얗고 고소한 콩국수 국물은 여름철 잦은 갈증과 건조함을 다스리고, 음액(陰液)을 보충하여 청폐생진(淸肺生津)에 도움을 준다.
▪︎체질에 따른 선택은 냉면보다 콩국수
여름철 인기 메뉴인 냉면과 콩국수는 맛뿐 아니라 체질에 따라 효능이 다르다.
한증(寒證) 체질, 즉 평소에 땀이 많고 손발이 찬 사람에게는 냉면처럼 찬 성질의 음식이 부담될 수 있다. 이 경우 콩국수처럼 성질이 ‘평’한 음식을 미지근하게 섭취하는 것이 비위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열증(熱證) 체질, 즉 더위를 많이 타고 갈증이 심한 사람은 콩국수를 시원하게 먹으면 체내 열을 식히는 데 효과적이다.
◇ 역사 속 보양식, 콩국수의 전통적 위상
조선왕조실록이나 《동의보감》 등의 기록을 보면, 콩은 여름철 왕실 식단에 자주 오르던 재료였다. 《동의보감》은 “대두는 오장을 안정시키고 기력을 보한다”고 하였으며, 여름 복날에는 보중익기(補中益氣)의 효능을 지닌 콩을 활용한 식품이 제공되었다.
특히, 땀으로 소실된 무기질과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작용과 더불어, 발효된 된장이나 간장과 함께 먹을 경우 장 건강(장위·腸胃)에도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 이는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계절에 맞는 치료음식(療食)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 현대적 활용으로 콩국수의 건강가치 확장
▪︎중의학 관점에서 추천하는 재료 첨가
생강과 대추는 위장을 덥히고 한습을 제거하여 소화력을 강화한다. 또 오이와 미나리는 습열 제거와 해독 작용을 겸한다.
게다가 참깨는 신장(腎)을 보하고, 정(精)을 길러 머리카락 건강과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또 한편으로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콩의 다당류가 위에 부담이 될 수 있어, 콩을 곱게 갈고 체에 걸러낸 국물 위주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장질환이 있거나 단백질 대사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과도한 섭취를 피하고 소량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 여름, 콩국수 한 그릇에 담긴 중의학의 지혜
중의학에서 음식은 단순한 섭취를 넘어 ‘음식양약(食藥兩用)’의 철학을 가진다. 콩국수는 단백질, 미네랄, 음액 보충을 겸비한 여름철 대표적인 약선 음식으로, 청서(淸暑), 보기(補氣), 이습(利濕)의 삼중 작용을 통해 체내 균형을 조율한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요즘, 단순히 시원한 한 끼를 넘어서 몸과 계절의 균형을 맞추는 지혜로운 식사로서 콩국수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 식탁 위의 작은 철학이 곧, 건강의 시작이 될 수 있다.
※ 본 칼럼은 중의학적 이론에 근거한 건강정보로, 개인의 체질 및 질병 상태에 따라 전문가의 진료와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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