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10(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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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이창호.png

사진:인동초AI/대한기자신문

 

이창호 시


망주산 자락, 바람 머무는 언덕

긴 세월 묵묵히 뿌리 내린 예순다섯, 인동초 한 송이

잊혀가는 이름들 사이로

그 꽃은 오늘도 조용히 피어난다


저문 시대의 뒤안길에

고요히 덮인 흙더미 위로

말 대신 피어난 노란 숨결이

누군가의 눈시울을 적신다


탄식도 외침도 삼킨 땅 위에서

그대는 스스로를 태우듯 피어

진통의 강을 건너

기억의 다리를 놓는다


누가 보았을까

진심을 향한 그 고요한 저항을

지워진 이름 대신

한 송이 인동초가

지금 묵묵히 역사를 부른다

 

 

[시 해설]


잊히지 않도록, 피어나는 이름으로


이 시는 망주산 자락에 잠들어 있는 근현대사의 숨은 인물들을 기리며, 그들의 희생과 침묵을 상징적으로 되새기고 있다.

한 송이 인동초는 혹한과 고통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생명력의 상징이다. 


시인은 그 인동초에 잊힌 이름들의 영혼을 실어, 오늘의 우리에게 기억하라는 조용한 울림을 전한다.

바람 부는 언덕, 잡초 사이 고개를 든 작은 꽃 한 송이는 말 대신 시대를 품고 있었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자리를 지킨 그들처럼, 이름 없이도 역사를 견인한 이들의 존재는 인동초처럼 질기고도 순결하다.


이 시는 단지 자연의 꽃을 노래하는 것이 아니라, 고요한 저항으로 남은 이들의 이름 없는 삶에 바치는 헌시이다.

그 인동초는 진한 진통 끝에 시를 쓴 사람, 李昌虎 자신이기도 하다. 그는 이 시를 통해 말한다.

“기억하자, 그리고 피어나자. 다시는 잊히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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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망주의 인동초가 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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