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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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탄소중립AI이미지/대한기자신문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탄소중립문화대사(CICEF)] 기후 위기가 현실이라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위기 대응 방식이 현실을 외면한 ‘장밋빛 구호’에 머문다면, 이는 또 다른 재앙의 시작일 뿐이다. 


현 정부와 지난 정부가 앞다퉈 내세운 ‘2050 탄소중립’ 선언이 바로 그렇다. 방향은 옳을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우리 산업과 국민이 짊어져야 할 ‘비용 청구서’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탄소중립이 자칫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에너지 현실 외면한 ‘탄소중립 쇼’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과 그에 기반한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이 과연 이를 감당할 수 있는가. 


한국은 OECD 국가 중 탄소 배출 증가율이 가장 가파른 나라 중 하나다. 이는 우리가 그만큼 역동적으로 성장해왔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런 경제 구조를 무시한 채, 유럽의 기준을 그대로 가져와 우리 산업의 숨통을 조이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가.

더 큰 문제는 에너지 정책의 위선이다. 


지난 정부는 ‘탈원전’이라는 이념에 사로잡혀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생태계를 스스로 무너뜨렸다. 


가장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무탄소 에너지원인 원전을 포기한 채, 변덕스러운 날씨에 의존하는 태양광과 풍력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전기료는 폭등하고, 전력 수급 불안은 가중되었으며, 정작 탄소 감축 목표 달성은 요원해졌다. ‘탈원전’이라는 대못을 박아놓고 ‘탄소중립’을 외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녹색 보호무역’의 파고, 우리는 준비됐나.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이 내세우는 탄소중립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후발 주자들의 진입을 막는 ‘녹색 보호무역주의’의 다른 이름이다.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는 사실상 새로운 관세 장벽이다. 이들은 수십 년에 걸쳐 에너지 전환을 이뤘지만, 우리는 단기간에 이를 따라잡아야 하는 불리한 경쟁에 내몰렸다. 


중국은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으로 태양광, 배터리 시장을 장악한 뒤, 이제 와서 환경 규제를 무기로 세계 시장의 규칙을 바꾸려 하고 있다.


이런 냉엄한 국제 경제 전쟁 속에서 우리의 ‘K-그린딜’은 너무나 순진한 구상 아니었나.  *RE100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들의 요구에 우리 기업들은 속수무책으로 끌려다닐 판이다.


환상 대신 현실적 대안을 찾아야

탄소중립을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다.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향해 질주하며 우리 경제의 기반을 무너뜨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책의 우선순위를 바로잡아야 한다.


첫째, 원자력 발전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안정적이고 값싼 전력 공급 없이는 산업 경쟁력도, 탄소중립도 없다. 탈원전 정책을 완전히 폐기하고, 초격차 기술을 보유한 원전 생태계를 복원·발전시켜야 한다.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에도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둘째, 기술 개발만이 살길이다.


철강, 석유화학 등 주력 산업이 탄소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기술 혁신뿐이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 수소환원제철과 같은 ‘게임 체인저’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지금의 몇 배로 늘려야 한다. 기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규제는 과감히 철폐하고, 기술 개발을 유도하는 시장 친화적 인센티브를 설계해야 한다.


셋째, 국민적 공감대와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 


전기차 보조금, 일회용품 규제 등 국민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은 그 비용과 편익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한다.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이상주의적 목표에만 매달려서는 저항만 키울 뿐이다.

미래는 ‘과학’과 ‘기술’에 있다

 

기후 위기 대응은 이념이나 구호가 아닌, 과학과 기술의 영역이어야 한다. 탄소중립이라는 목표에 갇혀 대한민국의 성장 동력마저 꺼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장밋빛 환상에서 깨어나 원전과 혁신 기술에 기반한 ‘현실적인 탄소중립 로드맵’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경제를 지키고,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길이다.

 

*최소 2050년까지 기업의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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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leechangho2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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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탄소중립이라는 ‘장밋빛 환상’, ‘비용 청구서’가 날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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