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이란 무엇일까? 무대 위 이정표를 따라 떠나는 '로드 오페라'
[대한기자신문 김경순 기자] 무더운 여름, 갈증을 해소할 동화 같은 오페라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이 6월26일(목)부터 6월29일(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를 상큼한 오렌지 향으로 물들였다.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은 고치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가 1921년 작곡한 오페라로 대성공을 거둔 작품이다.
프로코피예프는 20세기 최고의 러시아 작곡가로 꼽히며 전막 오페라로는 처음으로 국내에 소개되었다. 이 작품은 총 4막으로 구성되어있으며 동화를 원작으로 한 강한 환상성과 청량한 행진곡과 통통 튀는 소재가 특징으로 프로코피예프 특유의 개성과 리듬감이 느껴진다.
이번 작품은 국립오페라단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2025년 두 번째 작품이다. 독특한 환상과 날카로운 풍자가 어우러진 20세기 명작인 이번 작품은 콘서트 형식이 아닌 오페라 전막으로는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오페라 애호가들뿐 아니라 새로운 무대를 찾는 젊은 관객층의 시선을 끌었다.
초반과 중간 직접 관객 속을 스치며 지나갈 때 함께 호흡하며 무대 속으로 함께 빨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국립오페라 최상호 단장 겸 예술감독은 이 작품이 언뜻 '사랑이야기'로 보이지만, 그 안에는 인간 내면의 유희적 본성과 세계를 바라보는 비틀린 시선, 그리고 예술적 자유에 대한 탐구가 복합적으로 담겨있고, 뒤엉킨 현실과 꿈의 경계 속에서 우리는 삶의 아이러니와 희망을 발견하게 될 것 이라고 말한다.
시놉시스
왕은 왕자의 우울증을 해결하기 위해 연회를 열고, 왕자를 웃기기 위해 애쓰던 어릿광대 트루팔디노는 마녀 파타 모르가나와 실랑이를 벌이다 그녀를 내동댕이치게 된다. 이를 본 왕자가 웃음을 터트리고 모욕감을 느낀 마녀는 왕자에게 세 개의 오렌지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저주를 건다. 왕자와 어릿광대는 오렌지를 찾아 떠나고 선한 마법사 첼리오는 그들에게 물가에서 오렌지를 깔 것을 충고해 준다. 하지만 심한 갈증을 느낀 트루팔디노는 첼리오의 조언을 무시한 채 오렌지를 까게 된다.
첫 번째, 두 번째 오렌지에서 공주들이 나오지만, 이들은 갈증을 호소하다 죽고 만다. 마지막 오렌지에서 나온 니네타 공주만이 물 한 모금에 살아남고 왕자와 사랑에 빠진다. 이들은 결혼을 서두르지만 마녀는 결혼을 훼방 놓는다. 하지만 첼리오의 마법 덕분에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고 축복 속에 결혼한다.
세 개의 오렌지를 찾아 떠나는 초현실적 여정에서 정치극부터 로맨스까지 관객들은 다양한 이야기들을 한 편의 오페라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장군 레앙드르와 왕의 조카인 클라리스 공주가 꾸미는 음모에선 권력 드라마를 맛볼 수 있으며 왕자 니네트 공주 사이에선 로맨틱 오페라를, 왕자와 트루팔디노의 여정에선 오페라 부파를 느낄 수 있다.
이렇듯 다양한 오페라의 매력을 프로코피예프 특유의 리듬감과 기발한 멜로디로 풀어내 지루할 틈이 없는 오페라였다.
음악에선 뒤뚱거리는 듯한 분위기의 행진곡이 유명하며 특히나 바이올리니스트들이 사랑하는 곡이다.
지난해 국립오페라단 <한여름 밤의 꿈> 지휘를 맡았던 현대 오페라에 특화된 펠릭스 크리거가 다시 한번 지휘를 하며 관객들을 현대 오페라의 매력을 환상의 세계로 이끌었다. 연출은 아이디어로 가득찬 로렌조 피오로니가 맡았다. 국립극장, 루체른 극장, 베를린 국립극장 등에서 <보리스 고두노프> <이도메니오> 등을 연출했었다.
특히 2020년 선보인 <이도메니오>는 “그를 부른다면 경악할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경악의 순간을 넘기고 나면 피오로니만의 아이디어로 가득 찬 세계가 펼쳐진다”라는 평을 얻기도 했다.
또 그는 2012년, 2013년 독일 최고 권위의 극예술상인 '파우스트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7년에는 <그리스 수난>으로 오스트리아 음악극상에서 최우수 오페라작품상,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번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의 무대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를 들려주는 '극장 기계'라는 컨셉으로 디자인되었다. 움직이는 무대장치, 커튼, 자동차 등 연극적인 수단과 동시에 현실적인 요소들이 무대 위에 펼쳐져 환상적이고도 몽환적인 여정을 나타내었다.
특히 거대한 과일바구니를 연상시키는 무대로 과일과 채소로 초상화를 그렸던 이탈리아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독특한 작품에서 영감받아 과잉과 환상의 공간을 만들어 관객들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마치 무대 위에 펼쳐지는 과일 바구니 속에 들어온 듯한 상큼하고 유쾌한 상상력이 펼쳐졌다. 또한 무대에서 한국거리에서 영감받은 디자인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거리의 이미지,한국 간판, 자동차 등이 무대 위에 나타나며 기존 오페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어떤 낯선 감각을 느끼면서도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또한 가끔 한국어로 감탄사 등을 하면서 관객들에게 보다 친숙함과 웃음을 터트리게 했다. 파울 졸러 무대 디자이너는 “한국의 거리는 전통에 뿌리를 두면서 현대적이고 생생한 에너지를 가진 공간이다. 이런 점이 서로 다른 세계, 문화 간의 교차, 연극과 현실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상징할 수 있는 공간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독특한 의상까지 역시 작품 특유의 동화적 매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참신하고도 독특한 느낌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우리는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의 무대에서 국내외 실력파 가수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다. 왕자 역엔 테너 김영우, 신현식이 맡았다. 테너 김영우는 독일 퀼른 오페라극장 솔리스트로, 신현식은 독일 로스톡 시립극장에서 솔리스로 활동하며 독일을 기점으로 K-클래식을 이끌어온 테너들이다.
클라리스 공주역엔 도이치 오퍼 베를린 장학생으로 활동을 시작하여 현재 국립오페라단과 도이치 오퍼 베를린 교류 성악가로 선정된 메조소프라노 카리스 터커가 선보였다. 카리스는 풍부하고 파워풀한 보이스가 인상적인 드라마틱 메조소프라노로 한국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파타 모르가나 역엔 풍부한 성량과 섬세한 음악성으로 사랑받고 있는 소프라노 박세영과 독보적인 음색으로 국립오페라단 <호프만의 이야기>에서 줄리에타 역을 선보여 주목받았던 소프라노 오예은이 함께 했다.
[공연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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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명 |
국립오페라단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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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2025.6.26.(목) ~ 6.29.(일) 평일 19:30 주말 15: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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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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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 |
펠릭스 크리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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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
로렌조 피오로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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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구분 |
6.26.(목) 6.28.(토) |
6.27.(금) 6.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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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루브스의 왕 (Bass) |
최웅조 |
김일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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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 (Ten.) |
김영우 |
신현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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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리스 공주 (M.Sop.) |
카리스 터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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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앙드르 (Bar.) |
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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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팔디노 (Ten.) |
강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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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탈론 (Bar.) |
정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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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리오 (Bass) |
최공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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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 모르가나 (Sop.) |
박세영 |
오예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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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네트 공주 (M.Sop.) |
김세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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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레트 공주 (Sop.) |
최혜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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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네트 공주 (Sop.) |
김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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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메랄딘 (M.Sop.) |
김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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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르파렐로, 요리사 (Bass) |
윤희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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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령 (Bass) |
이장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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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관 (Ten.) |
구본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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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 및 출연 |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국립오페라단 노이오페라코러스, 하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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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오페라단-
국립오페라단은 1962년 창단되어 2000년 재단법인으로 독립되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내 최고의 오페라단으로서 국내 오페라 발전을 선도하며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오페라를 제작하여 국민들에게 오페라 최고의 정수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국민 모두의 오페라를 만들기 위해 국립오페라단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에게 무대를 제공하고 능력과 잠재력을 갖춘 국내 성악가와 무대 관련 스테프를 발굴 및 양성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공연되지만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을 시리즈로 기획해서 국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해외 유슈 극장과의 공동 제작 및 교환 공연을 통해 예술성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오페라를 제작, 우수 레퍼토리를 확보하고 세계적인 예술가와 컨텐츠를 한 데 모으는 글로벌 오페라의 허브로 발돋음해갈 것이다.
국민 모두에게 다가가는 오페라가 되기 위해 국립 오페라단은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확산에 힘쓰고 있다.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방 중소도시 및 도서산간지역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는 등
문화확산을 펼치고 있다.
특히 제작 여건이 열악한 지역 극장 및 민간단체와의 공동 제작을 통해 그들이 스스로 제작 역량을 끌어올리고, 이들이 다시 지역사회 문화 확산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바람직한 문화 예술 생태계 형성을 위한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 이다. 국민 모두를 위한 오페라,모두를 위한 국립오페라단이 되고자 한다. 최근에는 국립오페라단이 친환경 생수 브랜드 '아임에코'와 7월3일업무협약을 맺어 예술과 친환경의 만남!을 통해 무대 위 '친환경 물결'을 예고하고 있다.
예술과 환경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를 조성하고, 친환경 소비 실천이 자연스럽게 문화 속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고 한다. 이번 협약으로 국립오페라단은 정기공연을 찾는 관객들에게 아임에코의 친환경 생수‘고마운샘’과 ‘가벼운샘’을 제공함으로써, 일상 속 친환경 소비문화를 자연스럽게 확산시키고자 한다. 또한 지역공연, 어린이 대상 공연 및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으로 '예술과 환경의 만남'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또한 국립오페라단은 무대, 의상의 재사용을 위해 노력하며 E프로그램북을 도입하는 등 지속 가능한 공연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번 협약을 시작으로,국립오페라단은 공연 제작과 운영,홍보 전 과정에서 친환경 요소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ESG경영을 실천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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