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혁신은 생존의 문제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대기자] 자원이 부족한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 경제의 주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핵심 배경은 바로 과학 기술이었다.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우주기술 등 전략 산업 분야에서 이루어진 기술 혁신은 경제 성장의 견인차였고, 외환 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굴곡 속에서도 우리 산업을 지탱해온 힘이었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다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지금의 경쟁력을 지키지 못하면, 기술 종속과 산업 붕괴의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 반도체 패권 경쟁 속 한국의 기회와 위기
세계 반도체 산업을 주도해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위상은 여전히 견고하지만, 미국, 중국, 일본 등의 본격적인 반도체 패권 경쟁은 한국에 위기이자 기회다.
특히 AI 반도체와 양자컴퓨팅,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는 아직 판이 형성되는 중이다. 지금 이 분야에서 선점하지 못하면, ‘메모리 반도체 강국’이라는 자부심은 과거의 유산에 그칠 수밖에 없다.
2023년 삼성전자의 3나노 양산 성공, KIST의 양자암호통신 개발,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 프로젝트는 우리가 여전히 경쟁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민관이 손잡고 장기적인 R&D 투자와 인재 양성에 나서지 않는다면, ‘초격차’는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 바이오헬스,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투자 격차 심각
코로나19 팬데믹은 바이오헬스 산업의 중요성을 전 세계에 각인시켰다. 우리나라 역시 mRNA 기술 도입과 자체 백신 개발을 통해 빠른 성장을 이뤘지만, 기초 연구 인프라와 투자 규모 면에서 미국, 유럽과는 비교가 어렵다.
미국이 2024년 바이오 R&D 예산으로 500억 달러(약 670조 원)를 편성한 반면, 한국은 고작 5조 원 수준이다. 이대로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정부는 민간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규제를 혁신해 신약 개발 생태계를 유연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서울대, KAIST, 연세대 등 주요 대학과 병원, 연구소가 참여하는 ‘한국형 바이오클러스터’ 조성이 시급하다.
■ 우주 시대, 민간과 정부의 공조가 필요
‘누리호’ 발사 성공은 한국 우주산업의 가능성을 증명한 사건이었다. 한국형 발사체의 상업적 성공과 함께, 2030년 달 탐사, 2045년 화성 탐사를 내건 항공우주연구원의 청사진은 다소 낯설지만 분명한 비전을 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미국의 스페이스X, 중국의 창정 로켓과 비교할 때 기술력과 투자 규모 모두 열세다.
이제는 정부 주도의 개발을 넘어 민간 우주기업 육성에 본격 나서야 할 때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우주 위성, 발사체, 항공 데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 진입할 수 있도록 R&D 자금과 규제 완화를 병행해야 한다. ‘한국판 스페이스X’가 가능하도록 지원 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 인재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과학 기술 인재의 유출과 국내 연구 생태계의 고갈이다. 해외로 진출한 박사급 인재가 3만 명을 넘었고, 국내에 남은 인재마저 불안정한 고용 구조와 낮은 처우, 연구 환경 악화로 인해 창의력을 펼칠 여지가 줄고 있다.
과학기술계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연구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 달라.” 이재명정부는 이 요청을 ‘지원’이 아닌 ‘국가 생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AI, 양자과학, 우주공학 등 미래 기술 분야에서 해외 석학과 청년 인재를 동시에 유치하고 정착시킬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 국가 전략으로서의 과학 기술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이 과학 기술을 국가 전략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야 할 때다. 단순한 R&D 지원이나 일회성 성과가 아닌, 기술 생태계를 중심에 둔 장기 전략과 거버넌스가 요구된다. 규제 완화, 예산 확대, 산학 협력, 인재 유치와 같은 정책 수단을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의 격차는 곧 국력의 격차다. 대한민국이 지속 가능한 번영을 꿈꾼다면, 과학 기술을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삼는 선택 외에 다른 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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