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어는 중의학이 인정한 ‘이약동원(以藥同源)’의 대표적인 식재료다. 하지만 고지방 식품이므로 고혈압이나 지방간 환자는 과식을 피해야 한다. 여름철, 장어 한 점에 깃든 천년의 지혜를 되새기며 건강을 잡아보자.
[대한기자신문 이강문 건강리포터] 무더운 여름, 체력 보강을 위해 장어를 찾는 이들이 늘어난다. 한방에서는 예로부터 장어를 ‘기혈(氣血)을 보하고 허약을 다스리는’ 식품으로 귀하게 여겼다.

『본초강목』에서는 “장어는 오장을 보하며, 허로를 치료하고 풍습을 제거한다”고 기록했으며, 『신농본초경』에도 “장어는 몸을 가볍게 하고 기력을 길러준다”는 구절이 등장한다. 현대인의 잦은 피로와 무기력증까지 잡아줄 중의학적 효능을 파헤쳐봤다.
◇ 양기(陽氣)를 부추기는 ‘자양강장’의 대표주자
중의학에서 장어는 ‘온성(溫性)’ 식품으로 분류된다. 체내 양기를 보충해 추위와 무기력증을 막는 데 탁월하다. 특히 ‘비위(脾胃)’ 기능을 강화해 소화력을 높이고, 에너지 대사를 촉진한다. 한의사들은 “장어는 기혈 순환을 원활히 해 추운 겨울보다 오히려 땀으로 인해 체력이 손실되는 여름에 더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복날의 장어’가 전통으로 자리 잡았으며, 중국 강남 지역에서도 하절기 장어 요리가 발달했다.
◇ 피로 회복과 ‘혈(血)’ 보충의 일등공신
장어는 철분과 단백질이 풍부해 ‘혈허(血虛)’ 상태를 개선한다. 중의학에서 혈허는 현대의 빈혈 증상과 유사하며, 어지럼증이나 창백한 얼굴, 두근거림 등을 동반한다. 장어의 혈합성(血合身) 효능은 여성들의 산후 조리나 생리 후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 연구에 따르면 장어 100g에는 쇠고기의 3배에 달하는 철분이 함유돼 있으며, 필수 아미노산이 고루 포함돼 체내 흡수율이 높다.

◇ 습(濕) 제거와 관절 건강
장어는 ‘풍습(風濕)’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 습한 환경이나 장마철에 체내 습기가 쌓이면 관절 통증이나 부종, 소화 불량이 생기기 쉽다. 장어에 함유된 오메가-3 지방산과 에이코사펜타엔산(EPA)은 염증을 억제하고 관절 노화를 방지한다. 『동의보감』에도 “장어는 허리와 무릎의 통증을 완화한다”는 기록이 있다. 특히 중년 이후 골밀도 감소나 퇴행성 관절염이 우려될 때 적절히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 정력 강화와 ‘신양(腎陽)’ 보충
중의학에서 신양은 생식 기능과 에너지의 근원이다. 장어는 신장 기능을 활성화해 남성의 정력 감퇴나 조루 증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르기닌과 아연 성분이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명나라 시기의 의서 『의학입문』에서는 “장어는 정기를 보하고 허리冷痛을 치료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과잉 섭취시 오히려 신화(腎火)를 과도하게 부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피부 미용과 ‘폐(肺)’ 건강
장어 껍질의 콜라겐은 피부 탄력을 유지하고 건조함을 방지한다. 중의학에서 폐는 피부와 모공 건강과 직결되는 장부로, 장어의 윤폐(潤肺) 작용은 가을철 건조증이나 아토피 완화에 효과적이다. 또한 비타민 A와 E가 풍부해 노화 방지와 함께 면역력 증진에도 기여한다.

◇ 중의학적 섭취 법칙
장어의 효능을 극대화하려면 조리법과 함께 체질을 고려해야 한다. 양기가 부족한 ‘한체질(寒體質)’인 경우 구이나 전골로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열체질(熱體質)’이라면 장어를 찜 요리로 먹어 열(熱)을 중화시키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마늘, 생강, 후추 등 양념과 함께 조리하면 장어의 냉한 성질을 보완할 수 있다.
장어는 중의학이 인정한 ‘이약동원(以藥同源)’의 대표적인 식재료다. 하지만 고지방 식품이므로 고혈압이나 지방간 환자는 과식을 피해야 한다. 여름철, 장어 한 점에 깃든 천년의 지혜를 되새기며 건강을 잡아보자.
※ 이 기사는 중의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건강 정보이며, 개인별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식용 전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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