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10(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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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수부 수필가는 ROTC 3기로 월남 맹호부대 참전했으며, 고려대와 동국대 대학원, 육군대학을 졸업하고 국방부 관리정보실에서 육군 중령으로 예편했다. 2003년 순수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한국문인협회 평생교육원 수생반 회원, 순수문학 우수상, 2004년 전쟁문학상, 제7회 에세이문예문학상, 제20회 순수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단풍처럼 익어가는 나의 수필

 

고수부/ 수필가 

 

  수필 공부를 처음 시작했을 무렵, 용산문화원 수필반에서 함께 공부하던 한 여성 문우가 수필집을 출간하며 출판기념회를 연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초대를 받아 세종로에 있는 대형 호텔 20층에 갔다. 입구에는 축하 화환이 길게 줄지어 있었고, 호텔 안은 친지들과 초대 손님들로 북적였다. 마치 결혼식장에 온 듯한 화려한 분위기였다.

 

고수부 사진.jpg

 

 

그런 행사는 처음이라 많이 생소했지만, 동시에 책을 내면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하는 막연한 인상을 받았다. 그때 옆에 있던 한 젊은 분이 나에게 말했다. “선생님도 이런 출판기념회를 한 번 하셔야죠.” 나는 아직 초년생이며, 책을 낼 위치도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사실 그러한 행사 자체가 부럽지는 않았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글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이런 외형적인 행사가 정말 꼭 필요한가? 무슨 유명인사도 아니고, 그저 문화원 수필반에서 함께 공부하는 문우인데, 겉치레에 치우친 듯한 분위기가 오히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정치인들이 책을 빌미로 후원금을 모으기 위해 대규모 행사를 하는 것도 보았기에, 나는 그때부터 마음속에 다짐했다. ‘나는 앞으로 수필집을 내더라도 출판기념회 같은 건 하지 않겠다.’

 

세월이 흘러 등단도 하고, 첫 수필집을 발간했다. 물론 처음 다짐한 대로 출판기념회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2, 3, 4, 5집까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수필을 쓴 지도 10년이 지나고, 6집을 낼 즈음에는 마음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책만 덩그러니 내고 나면 허전하고,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단순한 욕심은 아니었다. 그동안 함께 공부해 온 문우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소박하게 수필반 문우들과 교수님을 모신 자리를 용산문화원에서 마련했다. 일부의 시선이 조금 걱정되기도 했지만, ‘남이 뭐라 하든 내 주관대로 살아보자는 마음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10집 역시 그냥 넘기고 싶지 않았다. 수필집을 열 권이나 냈는데, 그 의미를 조용히 넘기기엔 너무 아쉬웠다. 규모는 작아도 마음을 담은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초대 인원은 수필반 문우 14명으로 한정했고, 장소는 우리가 공부하는 문화원 근처 인사동의 조용한 한정식 집으로 정했다. 강의 일정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목요일 오후 5시로 시간을 정하니 모든 준비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홍보부장격인 K 작가 문우가 플래카드 설치를 맡아주었고, 대학 동기생이자 수필반 동료인 H 문우가 사회를 맡았다. 사진 촬영과 케이크 준비는 총무 역할을 맡은 C 문우가 책임져주었다. 나야 그들과 같은 문우일 뿐인데,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준 것이 무척 고마웠다. 행사는 소박했지만, 고풍스러운 한옥 건물 덕분에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번 자리를 더욱 뜻깊게 만든 것은 에세이문예문학상수여식이 함께 진행되었다는 점이다. 나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일이라 더 감동스러웠다. 수상 이유를 들어보니, 열정을 갖고 본격수필을 꾸준히 써왔고, 열 권의 수필집을 낸 공로라 하였다. 상장 문구를 찬찬히 읽어보니, 흔한 문구가 아니었다. “문장화국의 정신으로 본격수필을 연구하며 한국문학 발전에 이바지하였다는 문장과 함께 ‘10권의 수필집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었다. 이 상이 3년에 한 번 주어지는 귀한 상이며, 내가 받은 것이 일곱 번째라 하니 더욱 뜻깊게 느껴졌다.

 

공식행사가 끝난 후에는 식사가 이어졌다. 주거니 받거니 맥주와 막걸리도 한잔씩 돌았다. 플래카드에 적힌 고수부 제10수필집 출판기념회라는 글귀를 보고 누군가가 내 이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고수부라니, 무슨 군대 수송부 부서 이름 같아요.” 결혼 전 아내도 그런 오해를 했다고 하니 모두 한바탕 웃었다. 뒤풀이 자리에서는 자진해서 노래를 부르는 문우들도 있었다. 이른바 숨은 가수들이었다.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함께한 이 자리가 진심으로 따뜻하고 행복하게 다가왔다.

 

출판기념회를 단지 형식적인 절차로 여겼던 내 생각은 이번을 계기로 조금 바뀌었다. 내용이 중요하지만, 홍보 또한 글의 길을 넓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도 거실에는 딸이 보내준 꽃화분과 수생반에서 준 꽃바구니가 TV 옆에서 밝게 빛나고 있다. 외출 후 들어올 때마다 이 꽃들이 수필집 출간을 축하합니다하고 환영해주는 듯하다.

 

서재 책상 위에는 문학상의 상장과 상패가 나란히 놓여 있다. 마치 나에게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라고 말하는 듯하다. 글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 그것이 이번 출판기념회의 가장 큰 선물이었다. 앞으로 더욱 열정적으로 써내려간다면, 나의 수필도 언젠가는 황금빛 가을 단풍잎처럼 찬란하게 물들고 무르익어 가리라. 

 

고수부 약력

고려대학교 산림자원학과 졸업(학사)

동국대학원 영어교육과 졸업(석사)

월남 맹호부대 참전(ROTC 3)

미 육군공병학교 측지과정 수료

8JUSMAG-K 연락장교

육군대학 졸업

국방부 관리정보실(육군중령 예편)

전쟁기념관 학예관 정년퇴임

K J 스피치 자문위원

순수문학 등단(2003)

국제 펜클럽 회원

 

수상

순수문학 우수상

전쟁문학상

20회 순수문학 대상

7회 에세이문에문학상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수필집

댓돌 위의 갈색 구두

진주반지

『「아침 한 때의 행복

손자의 비밀

아내

석양에 물든 가을 바다

Beautiful Story(아름다운 이야기)

이 모습 이대로

추억의 집

길에 선 나무는 웃지 않는다

어둠울 건너는 빛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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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 한 편의 수필, 고수부 수필가의 ''단풍처럼 익어가는 나의 수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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