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소중립, 이제는 생존의 조건이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탄소중립문화대사]=지구는 지금 ‘기후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 대비 1.2°C 상승했으며, 2030년대 중반에는 파리협정의 한계치인 1.5°C를 초과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폭염, 산불, 홍수와 같은 기후재난은 더 이상 예외적 현상이 아니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글로벌 공동 대응으로, 2050 탄소중립(Net-Zero) 목표가 국제적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대한민국 역시 2020년 2050 탄소중립 선언을 공식화하고,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40% 감축으로 상향 조정하였다. 그러나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탄소중립은 단순한 환경 의제를 넘어 에너지, 산업, 경제구조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 대한민국의 과제와 기회
▸에너지 전환의 구조적 문제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며, 전체 에너지의 70% 이상을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석탄발전 비중은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어 감축 속도가 더딘 실정이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1.6%로 확대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차세대 원전을 병행 확대할 방침이지만, 입지 갈등과 전력계통의 한계는 여전하다.
▸산업 전환의 병목
에너지 다소비 업종인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등은 국내 탄소배출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이들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해 수소환원제철, CCUS(탄소포집·활용·저장) 등 기술혁신이 시급하다. 대기업은 RE100 참여를 확대하고 있으나, 중소·중견기업의 전환을 위한 재정·기술적 지원은 부족하다.
▸사회적 합의의 취약성
탄소중립은 경제 전반의 조정과 사회적 비용을 수반하는 과제다. 그러나 탄소세 도입, 그린프리미엄 정착, 생활 소비 패턴 전환 등은 아직 사회적 공론화 단계에 머물고 있다. 정책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시민 참여와 교육 강화가 절실하다.
◆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5대 전략
기후 위기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습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길목에서, 우리는 에너지 시스템의 다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해상풍력과 태양광이 만드는 청정에너지는 스마트그리드와의 연계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되고, 원자력과 수소는 서로의 한계를 보완하며 안정적인 전력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린수소 인프라 역시 점차 확대되며, 수요 중심의 체계적인 확장이 진행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에너지에만 머무르지 않다. 산업 구조 전반이 녹색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탄소 가격의 기능을 강화한 배출권 거래제는 기업들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고 있고, ESG 경영이 확산되며 공공조달 영역에서도 ‘녹색’이 표준이 되고 있다. 중소기업 또한 이 흐름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기술개발과 전환 펀드를 통해 실질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도시와 교통체계도 변화하고 있다. 걷고 생활하며 일하는 공간이 가까운 ‘15분 도시’가 확대되고, 전기차와 수소차는 일상에서 점점 더 친숙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중교통도 친환경 철도와 버스를 중심으로 재정비되며, 이동 그 자체가 지구를 위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입니다. 탄소포인트제나 녹색제품 인증제가 더욱 확대되고, 체계적인 기후교육과 지역 단위 실천 공동체의 활성화는 생활 속에서 탄소 감축을 실천할 수 있는 기반이 되어주고 있다. 저탄소 식단과 재사용 문화를 비롯한 작은 습관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 간다.
국제사회와의 협력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G20과 APEC 등 다자 협력체를 통한 기술외교, 개발도상국에 대한 녹색 ODA 지원, 그리고 아시아 탄소중립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우리는 기술과 공공외교 양면에서 주도권을 확보해가고 있다.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이 여정에, 대한민국은 기술과 사람, 그리고 신뢰로 응답하고 있다.
사진: 탄소중립모사AI이미지/대한기자신문
◆ 탄소중립은 새로운 기회다
탄소중립은 미래 세대를 위한 윤리적 책무이자,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다. 정부는 법·제도의 로드맵과 재정적 뒷받침을 명확히 하고, 기업은 지속가능경영을 통해 기술혁신을 선도해야 한다. 시민은 소비와 생활의 전환을 통해 탄소중립 실천의 주체로 나서야 한다.
2025년 「기후위기 대응법」 시행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산업화 성공 경험을 디딤돌 삼아, 대한민국이 저탄소 사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 탄소중립은 부담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전환의 기회다. 지금이 바로, 행동할 시간이다.
이창호 칼럼니스트 소개
탄소중립문화대사, 『생태문명』 등 저서외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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