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자신문 이강문 기자] 일요일인 27일도 낮 최고기온이 38도까지 올해 최고로 오르며 폭염이 이어지겠다. 오늘 오후 기자가 점심 후, 경인 숲길을 걷다 문득 멈춰 섰다. 어디선가 느릿한 발걸음이 귓가를 스쳤다.
고개를 돌리니 올드 잉글리시 쉽독(Old English Sheepdog:목양견) 한 마리가 털복숭이 몸을 흔들며 다가오고 있었다.
하얀 털과 회색 빛이 어우러진 외모는 마치 구름 조각이 땅 위를 떠다니는 듯했다. 주인은 뒤에서 여유롭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했다. "산책 중이에요. 우리 아이는 느려서요."
쉽독은 중세 영국에서 가축을 몰던 목양견이다. 땅딸막한 체구에 덥수룩한 털로 뒤덮인 모습은 어딘지 곰인형 같기도, 할아버지의 눈썹 같기도 했다. 숲길을 걷는 쉽독의 모습은 현대인에게 잊힌 '여유'를 상기시켰다.
발걸음마다 털이 흔들리고, 코를 땅에 대고 이리저리 킁킁대는 모습은 마치 시간이 흐르는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라 말하는 듯했다.
주인에게 물었다. "왜 쉽독을 키우시나요?" 그는 웃으며 대답했다. "이 아이는 서두르지 않아요. 사람들도 때론 멈춰서 주변을 둘러봐야 한다고 가르쳐주죠."
경인 숲길의 나무 잎사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을 맞으며, 쉽독은 계속해서 천천히 걸었다. 그 모습은 마치 '천천히 살아도 괜찮다'는 위로 같았다.
오늘도 어딘가에선 쉽독이 털을 휘날리며 누군가에게 시간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을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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