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화에 눈감는 고집의 위험성
사진: 송면규 논설위원(박사)
[대한기자신문 송면규 논설위원(박사)]최근 현대자동차 그룹이 대규모 생산 설비를 미국으로 이전하면서 인공지능(AI)과 로봇을 기반으로 한 첨단 자동화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는 단순한 생산기지 이전을 넘어, 전 세계 제조업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반면, 국내에서는 여전히 노사 간 갈등이 반복되고, 고질적인 파업과 생산 중단 사태가 산업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내부는 정체되어 있는 반면, 외부는 혁신적으로 질주하고 있는 이질적인 풍경은, 우리에게 뼈아픈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지금, 어느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는가?
기업이 생존을 걸고 글로벌 생산 환경에 발맞춰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산업 전환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조차 형성되지 않고 있다. 노동 유연성과 자동화 수용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여전히 20세기식 이념 대립 속에서 노사 간 협력보다는 투쟁이 우선시되는 구조다.
물론 노동자의 권익 보호는 민주주의의 근간이지만, 산업 생태계가 바뀌고 있는 지금, 변화에 눈감는 고집은 결국 모두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
이러한 내부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은 외부의 통상 압박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등장하면서, 미국은 다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농산물 시장 개방과 관세 재협상, 공급망 재편 등이 이미 언급되었으며, 이는 한국 경제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올 것이다.
특히 한미 FTA 재검토 가능성이나 반도체• 배터리 산업의 기술 이전 요구 등은 단순한 외교 문제가 아니라 경제 주권과 직결된 문제다.
이러한 다층적 압박 속에서 우리가 취할 방향은 분명하다. 과거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시대 변화에 정면으로 응답하는 것이다.
첫째, 국내 산업 구조의 대대적 혁신이 시급하다.
자동화, AI, 친환경 전환 등 세계가 주도하는 핵심 산업군에 대해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며, 정부는 규제 혁파와 세제 개편 등 전방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
특히 노동시장 유연성과 함께, 평생 학습 체계 확립을 통해 산업 전환기에도 노동자가 버려지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노사 관계의 새로운 틀이 필요하다.
더 이상 "투쟁과 대치"의 구도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상생과 협력, 생산성 향상과 공정 분배를 모두 담보할 수 있는 노사 파트너십 모델로의 전환이 절실하다.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셋째, 국익 중심의 통상 전략이 요구된다.
감정적 대응이나 과거 정서에 얽매이지 않고, 실리 외교에 기반한 탄력적 협상이 중요하다. 미국과의 동맹을 유지하되, 일방적 양보가 아닌 상호 호혜의 원칙을 지켜내야 한다.
농산물 시장의 경우에도, 국내 농업 보호와 소비자 이익 사이에서 정교한 조정이 필요하며, 기술 산업에서는 첨단 기술의 독립성과 협력 간 균형을 갖춘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세계 질서가 다시 재편되는 기로에 서 있다. 산업과 기술 외교와 안보, 노동과 세대 간 갈등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시대다.
이러한 격동 속에서 중요한 것은 역사의 시계가 흐르고 있는 방향을 외면하지 않는 것, 그리고 대한민국이 시대의 변화를 거스르지 않고 능동적으로 준비하는 국가가 되는 것이다.
미래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길을 걷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세상이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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