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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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전략경쟁의 장기화,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기술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 또 경제 안보 개념의 부상은 한국 외교에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대표 칼럼니스트] 한중 수교 33주년을 맞이한 지금, 양국 관계는 복합적인 긴장과 불신, 여전한 협력의 필요성 속에서 엇갈림의 외교를 반복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 주도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안보 협력 강화 노선을 걷고 있고, 중국은 이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표시하며 한중 간 전략적 틈을 부각시키고 있다.

 

우리는 이 냉각기를 단지 외교적 후퇴로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 위기에는 언제나 전환의 기회가 공존하며,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한중 관계의 해법을 모색할 절호의 시기다.

 

최근 한중 갈등의 본질은 단지 하나의 외교적 언사나 해프닝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심화된 양상을 보인다.

 

미중 전략경쟁의 장기화, 반도체와 배터리 등 핵심기술을 둘러싼 주도권 다툼, 또 경제 안보 개념의 부상은 한국 외교에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특히 디커플링’(탈중국)디리스킹’(위험 회피)의 목소리가 커지며, 중국을 단순한 협력 대상이 아닌 잠재적 리스크로 보는 시각도 강해졌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며, 세계 경제 회복의 핵심 축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감정이 아닌 전략이다. ‘엇갈림의 현실을 인정한 뒤, 그 위에서 지속가능한 대화의 틀을 만드는 것이 해법이다.

 

첫 번째로, 정부 간 전략적 대화를 제도화해야 한다.

 

외교·안보뿐 아니라 경제·기술·문화 분야까지 아우르는 고위급 협의체를 정례화하고, 연중 다층적 접촉을 활성화해 신뢰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 지금은 사건 발생 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적 외교가 절실하다.

 

둘째, 경제 협력의 방향 전환이다.

 

중국을 단지 리스크로만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히 중국이 추진하는 디지털 경제, 친환경 전환, 지방경제 활성화 전략 등은 한국 기업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전략적 탈중국이 아닌 선택과 집중이라는 현실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공급망을 다변화하되, 완전한 단절이 아닌 초지능적 연결을 모색해야 한다.

 

셋째, 민간과 지방정부 중심의 인문 교류 복원이 시급하다.

 

팬데믹과 정치적 긴장으로 인해 단절된 한중 간 교류는 양국 국민 간 감정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다. 대학 간 협력, 청년 교류, 문화예술 교류 등은 상호 이해를 높이고 외교적 오해를 줄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차세대 청년 리더 육성을 위한 교류사업은 중장기적으로 전략적 가치가 매우 크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선택이 아닌 전략적 조율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선택하지 않는 외교, 즉 전략적 자율성을 견지하며 국익 중심의 다변화 외교를 전개해야 한다. 특정 진영에 완전히 편승하거나, 상대국의 민감선을 자극하는 언행을 반복해서는 곤란하다.

 

오히려 한국의 외교력은 갈등의 균열을 메우고, 협력의 공간을 넓히는 데에서 진가를 발휘해야 한다.

 

한중 관계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복합적 구조다. 그렇기 때문에 일시적 갈등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도, 과거의 신뢰에만 기대서도 안 된다.

 

지금은 새로운 상생력과 실천이 필요한 때다. 감정과 이념을 넘어 실용과 전략으로, 한중 관계는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엇갈림을 넘어, 다시 협력의 길로 나아가기 위한 우리의 노력이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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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창호 |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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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leechangho2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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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엇갈림을 넘어서...한중 관계의 새로운 해법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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