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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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권력 구조와 미디어 왜곡의 교차점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발행인] 최근 국내외 일부 언론과 SNS, 유튜브 공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권좌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실각설’이 기정사실처럼 유통되고 있다. 


발단은 일부 해외 유튜브 채널과 대만의 반중 성향 매체 보도였다. 이들은 시 주석의 공개 일정 축소와 군부 인사의 갑작스러운 경질을 ‘권력 붕괴’의 전조로 해석했다.


그러나 검증 가능한 사실과 구조적 분석을 종합하면, 이는 정치적 상상력이 덧칠된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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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바이두)/대한기자신문


◇ 권력 구조와 통치 메커니즘


중국의 정치 시스템은 단일당 통치체제와 고도의 중앙집권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최고지도자에 대한 권력 위임은 제도적 장치를 통해 공고히 보장되며, 외부에서 단편적 징후만으로 권력 변화를 진단하기는 어렵다.


시진핑 주석은 제20차 당 대회에서 ‘양개의 수호(兩個維護)’, 즉 시진핑 핵심 지위와 당 중앙 권위 수호를 당 헌법에 명문화했다. 


이는 당·정·군을 아우르는 최고통치권을 법적·정치적으로 고착화한 조치다. 또한 정치국 상무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 핵심 요직에 푸젠과 저장 시절부터 신뢰를 쌓아온 측근을 배치함으로써 인사권과 군권, 정책결정권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최근 군부와 관료 사회의 숙청 역시 권력 약화의 징후가 아니라 충성도 재편과 내부 기강 확립을 위한 의도적 통치 행위다. 


이는 무차별적 권력 투쟁이 아니라 ‘메시지를 주는 숙청’으로, 불충성이나 부패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조직 전체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 루머의 생성과 확산


이번 실각설은 중국 내부 권력 구조의 실질 변화를 포착한 것이 아니라, 해외 반중 네트워크와 클릭 경쟁형 미디어 환경이 빚어낸 산물이다. 


반중 성향의 유튜브 채널과 망명 중국인 네트워크, 대만 언론이 ‘익명 소식통’을 근거로 보도하면, 일부 서방 매체가 이를 재인용하고, 다시 한국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ㆍ유튜브를 통해 재확산되는 경로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정보의 신뢰성 검증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치학적으로 이는 ‘자기 강화적 루머’라 불린다. 


초기 정보가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관심과 트래픽을 끌어들이며 순환 재생산되고, 결국 대중의 인식 속에 사실처럼 굳어지는 현상이다.


중국처럼 정치 정보가 미개방적인 환경에서는 최고영도자의 일정 공백 자체가 ‘정치적 공황’을 유발하는 인지적 진공 상태로 작용한다.


◇ 역사적 맥락에서 본 권력 안정성


중국 현대 정치사에서 최고영도자의 권위가 단기간에 무너진 사례는 극히 드물다.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모두 체제 내부의 합의와 절차를 거쳐 권력을 이양했다. 


권력 공백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 중국 공산당 통치체제의 핵심 생존 원리이자 안정성의 근간이다.


시진핑 주석은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의 연임 제한을 폐지하고,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을 유지함으로써 장기집권의 제도적 기반을 완성했다. 


이러한 구조를 무시한 채 실각을 점치는 것은 중국 정치의 역사적 패턴과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 한국의 전략적 과제


한국이 중국을 바라볼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희망 섞인 예단’이다. 중국 통치체제의 붕괴를 전제한 정책은 현실 대응력을 떨어뜨리고, 외교와 경제 전략의 안정성을 훼손한다. 


중국이 여전히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자 동북아 안보 구조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는 한, 한국의 대중(對中) 전략은 감정적 대응을 넘어 사실과 분석에 기반해야 한다.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국면에서 루머에 휘둘리는 외교는 국가 이익 극대화라는 본질적 목표를 훼손한다. 


냉철한 정보 검증과 장기적 관점의 전략 설계가 무엇보다 요구된다.


끝으로 시진핑 실각설은 현재까지 신뢰할 만한 근거가 전혀 없다. 이번 사태는 중국식 권력 구조의 불투명성과 현대 미디어의 속보 경쟁이 결합해 ‘가짜 권력 교체 서사’를 만들어낸 전형적 사례다.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표면적 징후 이면에 숨은 제도와 역사, 중국의 권력 메커니즘을 읽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루머에 휘둘리지 않고, 한국 외교와 경제의 나침반을 바로 세우는 길이다.


특히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냉정함과 구조적 통찰이 국가 전략의 핵심 자산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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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시진핑 위대한 중국을 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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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특별기고] 시진핑 실각설, 허상(虛像)과 실상(實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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