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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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지금, 한국은 균형 있는 외교와 냉정한 국익 중심 전략을 택해야 한다. 감정적 반중 정서나 단편적 친중 담론에 휘둘릴 경우, 한국은 스스로 선택지를 좁히게 된다. 따라서 중국을 바로 이해하고, 협력과 견제를 병행할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하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중국은 가까우면서도 멀리 있는 이웃이다. 지정학적으로는 불과 서해를 사이에 둔 바로 옆 나라이고, 역사적으로는 수천 년간 정치·문화·경제적 영향을 주고받아 온 불가분의 존재다. 그러나 동시에 한국인들의 마음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자리한다. 중국은 때로는 경쟁자, 때로는 협력 파트너, 또 때로는 경계의 대상이 된다. 그만큼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애증이 교차하며, 단편적 이해와 오해가 공존한다. 이제는 냉정한 현실 인식 위에서, 한국인이 중국을 바로 알아야 할 때다.

 

첫째, 중국의 규모와 다층적 실체를 직시해야 한다

 

중국은 단일한 덩어리로 볼 수 없는 국가다. 세계 인구의 약 18%를 차지하는 14억 인구, 광대한 국토, 56개 민족, 지역마다 상이한 언어와 풍습이 공존한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중국은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같은 대도시 중심의 이미지다. 그러나 내륙의 쓰촨, 신장, 티베트, 동북 3성에 이르기까지 그 사회경제적 현실은 천차만별이다. 한국인이 중국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단일체라는 환상을 버리고, 그 속의 다층성과 다양성을 읽어내야 한다.

 

둘째, 중국의 발전은 통치와 진보가 동시에 존재한다

 

많은 한국인들은 중국을 권위주의적 국가로만 규정하기 쉽다. 물론 공산당 체제 아래에서 정치적 자유에 관한 문제는 엄연한 한계로 지적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중국은 지난 40여 년간 전례 없는 경제 발전을 이룩하며 수억 명을 빈곤에서 벗어나게 했다. 도시 인프라,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과 반도체, 신재생에너지 등은 이미 세계 선두권에 올라 있다. 억압과 발전, 통제와 창조가 동시에 존재하는 현실을 균형 있게 바라봐야 한다. 어느 한쪽만 강조하는 시각은 중국을 왜곡할 뿐이다.

 

셋째, 중국은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설계자로 변신 중이다

 

과거 중국을 설명할 때는 저임금 노동력과 값싼 제품의 공급처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단순한 제조업 국가가 아니다. 화웨이, 텐센트, 알리바바, BYD 등 글로벌 기업이 이미 세계 시장을 주도하며, 기술 혁신에서 미국과 맞서는 구조가 되었다. ‘중국제조 2025’ 전략, ‘일대일로구상, 디지털 위안화 등은 세계 질서를 새롭게 짜려는 시도다. 한국은 여전히 중국을 값싼 생산기지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으나, 실상은 설계자로 변모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넷째, 역사 인식의 틀을 재정립해야 한다

 

한국과 중국은 깊은 역사적 접촉 속에서 형성된 관계를 갖고 있다. 삼국시대부터 당과의 교류, 고려의 송과 원에 대한 외교, 조선의 명·청과의 조공·책봉 체제, 근현대사의 굴곡까지 양국의 역사는 얽히고설켜 있다. 문제는 한국 내에서 중국 역사를 일방적으로 중화주의적 침탈의 시각에서만 보거나, 반대로 무비판적 동경으로만 바라보는 두 극단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역사적 교훈은 단순한 찬반 구도가 아니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 속 교류의 맥락을 균형 있게 이해해야 하며, 민족주의적 감정에 갇히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교훈을 끌어내야 한다.

 

다섯째, 중국과의 관계는 선택이 아니라 필연이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대륙과 해양 세력의 접점에 서 있다. 미국과의 동맹은 굳건하지만,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자 안보·경제적으로 피할 수 없는 이웃이다. ·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지금, 한국은 균형 있는 외교와 냉정한 국익 중심 전략을 택해야 한다. 감정적 반중 정서나 단편적 친중 담론에 휘둘릴 경우, 한국은 스스로 선택지를 좁히게 된다. 따라서 중국을 바로 이해하고, 협력과 견제를 병행할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하다.

 

여섯째, 청년 세대의 시선 전환이 필요하다

 

최근 한국 청년 세대 사이에서는 반중 정서가 뚜렷하다. 중국발 미세먼지, 한한령, 역사 왜곡 논란, 유학생 문제 등 현실적 불만이 누적되어 있다. 그러나 동시에 청년 세대가 중국의 디지털 혁신, 스타트업 환경,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제대로 접하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미래 세대가 중국을 단순한 혐오 대상으로만 규정한다면, 한국은 세계 최대 시장과의 전략적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청년층이 편견을 넘어 정보와 지식을 통해 중국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도록 사회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일곱째, 민간 교류가 새로운 돌파구다

 

정부 간 관계는 때로 갈등과 마찰로 얼어붙지만, 민간 차원의 교류는 그 틈새를 메울 수 있다. 문화·학술·경제·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는 상호 이해를 높이는 실질적 통로다. K-컬처와 C-컬처의 교차, 공동 연구 프로젝트, 지방정부 간 협력 등은 작은 접점이지만, 장기적으로 양국 관계의 토대를 강화한다. 한국 사회가 중국을 바로 알기 위해서는 정부 외교만큼이나 민간 차원의 연결망을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한편으로 중국은 단순한 경쟁자도, 무조건적인 협력 대상도 아니다. 우리의 시선은 편견과 감정이 아니라 현실과 균형위에 놓여야 한다. 한국인이 중국을 바로 아는 것은 중국을 미화하거나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냉정하게 국익을 지키고, 세계 질서의 변화를 주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중국을 알지 못하면 한국의 외교·경제·안보 전략도 방향을 잃는다. 가까운 이웃이자 거대한 강국인 중국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그 속에서 협력과 경쟁의 지점을 찾는 것. 그것이 오늘날 한국인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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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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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한국인이 중국을 바로 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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