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10(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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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창호 칼럼니스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스스로를 거래의 달인이라 불러왔다. 그의 저서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은 정치와 외교의 무대에서도 협상가 트럼프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다시 정치 전면에 복귀하는 그를 바라보며 세계는 또 한 번 그의 독특한 협상 방식이 국제 질서에 파장을 일으킬고 있다.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은 단순한 장사꾼의 흥정이 아니라, 정치와 외교, 경제를 관통하는 사고의 틀로 작동해 왔다. 그 속에는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숨어 있다.

 

트럼프식 협상의 본질은 철저한 거래적 사고. 그는 모든 문제를 이득과 손해의 등식으로 환산한다. 동맹도, 국제조약도, 다자주의 규범도 거래의 테이블에 올려놓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위비 분담 논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요구, ·중 무역전쟁 모두가 그 연장선에 있었다.

 

트럼프는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내가 아니면 무너질 것이라는 심리를 자극해 양보를 끌어내는 전략을 즐겨 사용한다. 이는 사업가로서 체득한 협상의 기술이자, 정치가로서 보여준 힘의 과시였다.

 

국제 정치의 무대는 단순한 비즈니스 거래와 다르다. 협상은 신뢰와 지속성, 그리고 공공성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트럼프의 방식은 즉각적인 이익 극대화에 집중하는 나머지, 장기적 신뢰를 훼손하는 경우가 많았다.

 

예컨대 그는 중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단기적으로 일부 성과를 얻었지만, 공급망 불안과 글로벌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또 기후변화협약 탈퇴, 이란 핵 합의 파기 등은 미국의 국제적 신뢰를 갉아먹었다. 거래의 승리를 선언했지만, 실제로는 외교적 신뢰 자본을 상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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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트 미국 대통령=구글이미지검색 2025.08.27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협상술에는 간과할 수 없는 현실성이 담겨 있다. 그는 복잡한 규범과 원칙을 단번에 걷어내고, “이 거래가 우리에게 유리한가?”라는 단순한 질문을 던진다. 이는 국가 이익을 명확히 드러내는 방식이자,

 

유권자들에게 직관적으로 와닿는 메시지였다. 정치가가 모호한 원칙을 내세우며 시간을 허비할 때, 트럼프는 명확한 이해득실을 내세워 대중의 지지를 얻었다. ‘정치의 기술이 아닌 거래의 기술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세계는 미국만의 이해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거래적 사고가 과도하면 국제사회는 불안정에 빠진다. 특히 한국과 같은 중견국은 트럼프의 거래 테이블 앞에서 언제든 비용을 더 요구받을 수 있다.

 

동맹을 가치가 아닌 계산으로 환산할 때, 한국의 전략적 공간은 협소해진다. 따라서 우리는 트럼프식 협상의 단기성과 장기적 비용을 냉정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좋은 거래는 단순히 당장의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신뢰와 협력 기반을 확장하는 것이어야 한다.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은 국제 정치에서 새로운 질문을 던진다. 과연 외교는 이상과 규범의 영역인가, 아니면 냉정한 거래의 장인가. 사실 두 요소는 모두 필요하다. 규범 없는 거래는 약육강식의 세계를 낳고, 거래 없는 규범은 공허한 이상주의에 그친다.

 

트럼프는 거래의 중요성을 과도하게 강조함으로써 균형을 잃었지만, 동시에 기존 외교의 관성에 균열을 낸 것도 사실이다. 그가 남긴 교훈은 분명하다. 외교의 본질은 결국 좋은 거래를 만드는 것이라는 점이다. 다만 그 좋음은 한쪽의 독점적 승리가 아니라, 상호 신뢰 위에서 지속 가능한 이익을 만들어내는 것일 때 비로소 완성된다.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은 세계를 긴장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협상의 새로운 문법을 고민하게 한다. 한국 역시 이제는 더 이상 수동적인 동맹국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거래의 판을 설계할 능력을 길러야 한다.

 

한편, 트럼프가 다시 국제 무대에 등장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트럼프의 기술을 경계하면서도, 그 속에 담긴 협상의 현실성을 학습하는 일이다. 외교는 언제나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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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leechangho2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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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트럼프의 ‘거래의 기술’, 다시 돌아온 협상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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