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1-15(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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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시성은 중화문명의 중요한 발상지 중 하나다. 시안(西安)을 중심으로 한 이 넓은 땅에는 주(周), 진(秦), 한(漢), 당(唐) 등 고대 중국의 가장 영광스러운 왕조들이 자리 잡았다.

[대한기자신문 김채원 기자] 산시성(陕西省) 역사 박물관의 진열장 앞에 선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의 표정이 진지하다. 


유리장 안에 놓인 한 점의 청동기 유물이 그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기원전 1천 년경의 주나라(周) 제기(祭器)로, 표면에 새겨진 정교한 문양은 이미 사라진 문명의 숨결을 고스란히 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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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이 산시성 역사 박물관 입구에 서 있다

 

이 위원장은 그 유물을 응시하며, 마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대화를 나누는 듯했다.


"이 유물은 단순한 골동품이 아닙니다. 그것은 동아시아 문명이 공유하는 유전자입니다." 이 위원장의 말에서 깊은 흥미가 느껴졌다. 그가 이끄는 한중교류촉진위원회는 지난 10년간 양국 간 문화, 경제, 교육 분야의 교류를 넓히고 깊게 하는 데 주력해왔다. 이번 산시성 역사 박물관 방문은 바로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 문명의 요람, 산시성에서 동아시아의 공통된 뿌리를 찾다


산시성은 중화문명의 중요한 발상지 중 하나다. 시안(西安)을 중심으로 한 이 넓은 땅에는 주(周), 진(秦), 한(漢), 당(唐) 등 고대 중국의 가장 영광스러운 왕조들이 자리 잡았다. 


박물관에 전시된 수많은 문화재는 단순히 중국의 역사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동아시아 문화권이 공유하는 문명의 원형이자 공통의 기억이다.


이창호 위원장은 특히 진나라(秦) 통일 이후의 문화재에 주목했다. "진시황이 문자와 도량형을 통일했을 때, 이 땅에서 출발한 문명의 흐름이 한반도와 일본 열도까지 흘러갔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한자 문화권의 많은 요소가 바로 이곳에서 비롯되었죠."


그는 박물관의 한 대형 전시관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실크로드 지도였다. "바로 이 길을 통해 중국의 비단과 종이가 서역으로, 더 나아가 세계로 전파되었습니다. 동시에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등 다양한 문명이 이 길을 따라 중국으로 들어왔지요. 실크로드는 단순한 물질 교류의 통로가 아니라 문명 대화의 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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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성 역사 박물관 유물

 

■ 고대 실크로드에서 오늘의 '일대일로'까지...교류의 지혜


이 위원장의 산시성 역사 박물관 방문은 단순한 문화 유적 답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고대 실크로드 정신이 오늘날의 '일대일로'에서 어떻게 재해석되고 재창조될 수 있는지 탐구하는 과정이었다.


"고대 실크로드가 교역로이자 문명 교류의 통로였다면, 오늘날 우리가 추구하는 한중 교류는 디지털 실크로드, 문화 실크로드, 인문 실크로드입니다." 


이 위원장은 현대적 관점에서 고대 교류의 지혜를 재해석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데이터는 새로운 '비단'이 되었고, 인터넷 인프라는 새로운 '실크로드'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교류와 협력의 방식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는 산시성 역사 박물관이 보여주는 개방과 포용의 정신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당나라 장안성(長安城)에는 수만 명의 외국인들이 살았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종교와 문화를 지키면서도 화목하게 공존했죠. 이것이 바로 문명 대화의 이상적인 모델입니다."


○ 한중 교류의 현주소와 도전 과제


이창호 위원장은 박물관 관람을 마친 후 기자와의 대담에서 한중 관계의 현주소와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중 수교 이후 33년이 넘는 시간 동안 양국 관계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경제, 무역, 인적 교류 모두 기록적인 수치를 달성했죠. 하지만 때로는 '가까운 이유'으로서 마주치는 마찰과 오해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는 특히 젊은 세대 간의 상호 이해 부족을 우려했습니다. "과거의 역사 인식 문제, 문화적 차이, 때로는 정치적 요인으로 인해 양국 청년들 사이에 장벽이 생기기도 합니다. 우리 위원회는 이러한 장벽을 허물고 진정한 소통의 다리를 놓는 일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 위원장은 산시성 역사 박물관이 그러한 교류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상징적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 박물관에는 고대 한국과 중국을 연결했던 수많은 유물이 있습니다. 고구려, 백제, 신라에서 당나라로 건너온 유학생들, 양국을 오간 학자들과 기술자들, 그들이 남긴 발자취는 양국 문화 교류의 소중한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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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성 역사 박물관 유물

 

● 미래를 위한 제안...문화 교류에서 공동 창조로


이창호 위원장은 산시성 역사 박물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중 교류의 미래 방향에 대해 몇 가지 제안을 내놓았습니다.


첫째, 역사 문화 자원의 공동 연구와 보존이다. "산시성에는 한중 공통의 역사를 증명하는 수많은 유적과 유물이 있습니다. 이러한 자원에 대한 공동 연구와 보존 작업은 양국 학계의 교류를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공동의 역사 인식을 형성하는 데도 기여할 것입니다."


둘째,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교류 방식의 모색이다.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이용하면 산시성 박물관의 유물을 한국에서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교류의 장은 팬데믹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양국 민간 교류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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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시성 역사 박물관 유물

 

셋째, 젊은 세대를 위한 교류 프로그램의 확대다. "양국 청년들이 함께 역사 유적을 답사하고, 문화 콘텐츠를 공동제작하며, 창업과 혁신을 논의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합니다. 과거의 문명 교류가 오늘의 청년들에게 영감을 주어 새로운 미래를 공동으로 창조해나가길 바랍니다."


● 교차로에 선 문명, 대화를 계속하다


산시성 역사 박물관을 떠나기 전, 이 위원장은 다시 한번 그 청동기 유물 앞으로 돌아왔다. 유리관 속 고대의 제기는 수천 년의 시간을 초월해 여전히 은은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이 유물이 목격한 시간보다 우리의 생은 너무 짧습니다. 하지만 이 짧은 순간에 우리는 과거의 지혜를 배워 미래를 준비할 책임이 있습니다." 이창호 위원장의 눈빛에 결의가 스쳤다. "산시성은 문명의 교차로였습니다. 오늘날 한국과 중국, 나아가 동아시아 전체가 다시금 문명의 교차로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선택할 길은 고립과 대립이 아니라 대화와 교류, 공존과 공영이어야 합니다."


그는 박물관을 배경으로 한 사진 속에서 미소 지었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진지했다. 아마도 그는 그 순간에도 한반도와 중화대지, 나아가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다음 걸음을 내디디고 있을 것이다. 역사는 흘러가지만, 교류와 대화의 정신은 시대를 초월해 계속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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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원(金采媛)전문기자 kcunews@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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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단독]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산시성 역사 박물관을 가다...,문명의 교차로에서 찾는 미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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