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2-10(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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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창호 대기자] 한반도는 오랫동안 대륙세력과 해양세력이 교차하는 지정학의 중심에 서왔다. 미국·일본이 주도하는 해양축과 중국·러시아로 이어지는 대륙축이 맞닿는 곳이 바로 한국이다. 역대 정부는 이러한 구조적 숙명을 피하기보다 균형을 잡으려 애써왔다.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어느 한쪽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한국의 처지를 도랑 사이에 낀 소라 비유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기조 속에서 한국은 30여 년 만에 개발도상국을 넘어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다.

 

최근 국제 질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미국은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과 고율 관세 정책을 통해 중국을 압박하며 패권을 지켜내려 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미·중 전략 경쟁은 한층 거세지고 있으며, 충돌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한국이 이 가운데 어떤 길을 선택해야 할지는 국가적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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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인터뷰가 실린 미국 타임 표지.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공개된 미국 타임(TIME)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토대는 한·미 동맹 위에 세워져 있다며 확고한 동맹 의지를 밝혔다.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며 한국이 미·중 사이의 브리지(Bridge·가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더 이상 과거의 안미경중공식으로 버틸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미 동맹을 굳건히 하면서도 중국과 협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복합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발언은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겨냥한 포석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나란히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처음 성사되는 미·중 정상 회동인 만큼, 세계의 시선이 경주에 집중될 전망이다.

 

한국이 단순한 중재자가 아니라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가교 역할을 하려면 전제 조건이 따른다. ·중 모두가 한국을 신뢰해야 하고, 동시에 한국 스스로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의 동시 강화, 그리고 이를 유연하게 활용할 외교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결코 쉬운 길은 아니지만, 만약 그 고리가 제대로 형성된다면 한반도 평화 정착과 동북아 안정에도 한국의 존재감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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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이재명 대통령, “미·중 가교 역할 가능”…한반도 외교 새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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