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의 갈등을 들여다보면 근본에는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자리하고 있다. 세대 간 갈등은 한쪽의 경험과 노력이 폄하될 때 심화된다. 지역 갈등 역시 역사적 상처와 불평등에 대한 인정의 결핍에서 비롯된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대표 칼럼니스트] 오늘날 우리 사회는 빠른 변화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분열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정치적 성향, 세대, 지역, 계층, 심지어 일상적인 가치관의 차이까지 서로를 가르는 경계선이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
갈등이 깊어질수록 더 절실히 필요한 것은 ‘상대방 인정’이다.
서로 다른 생각과 선택을 존중하며, 다름을 틀림으로 단정하지 않는 태도가 민주사회와 공동체의 건강성을 지켜내는 근본적 힘이다.
상대방 인정은 단순한 관용이나 양보가 아니다. 그것은 상대의 존재와 의견이 존중받을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인정하는 적극적 태도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하거나 혐오하지 않고, 공통의 목표와 공존의 가치를 찾아 나서는 사회적 약속이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할 때 더 튼튼해지며, 사회의 창의성과 활력은 이러한 다양성을 기반으로 발휘된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들여다보면 근본에는 ‘인정받고 싶다’는 욕구가 자리하고 있다.
세대 간 갈등은 한쪽의 경험과 노력이 폄하될 때 심화된다. 지역 갈등 역시 역사적 상처와 불평등에 대한 인정의 결핍에서 비롯된다.
특히 정치적 대립 역시 상대의 정당한 문제의식을 인정하지 않고 공격과 배척으로만 대응할 때 극단으로 치닫는다.
결국 상대방 인정은 갈등 해소의 출발점이며, 사회적 통합의 열쇠이다.
상대방 인정이 정착된 사회는 대화가 살아 있고, 협력이 가능하다. 이는 정치와 경제뿐 아니라 직장과 가정,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때 창의성과 자존감이 높아지고, 직장에서 서로의 전문성과 기여를 인정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조직의 효율성과 신뢰가 커진다.
상대방 인정의 문화는 제도적 뒷받침과 시민적 성숙이 함께 필요하다.
언론은 사실 보도와 공정한 논평을 통해 상호 인정의 가치를 확산시켜야 하며, 정치권은 상대를 배척하기보다 공통의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또 시민사회는 갈등을 증폭시키는 언어 대신 공감과 이해의 언어를 선택해야 한다.
글로벌 관계에서도 상호 인정은 더욱 중요하다. 국가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서로의 주권과 정체성을 존중하는 태도가 안정된 관계의 토대가 된다.
요컨대 한중 관계와 같이 긴밀하면서도 복잡한 관계에서는 ‘상호 인정’과 신뢰가 없이는 지속가능한 협력도 기대하기 어렵다.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한 과제는 단지 경제 성장이나 정치 개혁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법, 즉 다름 속에서도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공동체적 지혜를 회복해야 한다.
상대방 인정은 사회를 따뜻하게 하고,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며, 개인의 존엄을 지켜준다.
경쟁과 갈등을 넘어 상대방 인정의 문화를 확산시킬 때 우리는 비로소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상대방 인정은 결코 선택이 아닌,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필수적 가치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그 가치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