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그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인종차별과 혐오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며 “국격을 훼손하는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칼럼니스트] 추석을 앞둔 작금, 한반도 경제는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속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 가운데 정부가 한시적으로 허용한 중국 단체 관광객의 무비자 입국 조치가 내수 활성화와 수출 확대의 숨통을 틔울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그 기대의 물결을 가로막는 어두운 그림자가 있다. 바로 중국 국가와 그 국민을 겨냥한 괴담과 혐오 발언, 그리고 거리 집회의 형태로 반복되는 차별적 언행이다.
지난 2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그는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인종차별과 혐오 행위가 도를 넘고 있다”며 “국격을 훼손하는 행위를 더 이상 방치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이 대통령은 일본에서 벌어지는 혐한 시위를 예로 들며 “역지사지로 생각해 보라. 그런 장면을 보면서 일본에 대한 이미지가 얼마나 나빠지느냐”고 반문했다. 이는 외국인을 향한 혐오가 단순한 감정 표출을 넘어 국가의 신뢰와 이미지, 나아가 경제적 손실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우리 스스로에게 묻자. 과연 관광객 1천만 명 시대를 열어야 하는 작금,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는가. 국경을 넘어 찾아온 손님을 향해 괴담을 퍼뜨리고 욕설과 조롱을 퍼붓는다면, 그들 가운데 누가 기꺼이 다시 이 땅을 찾고 싶어 하겠는가. 수출을 확대하고 관광 산업을 살리려는 국가적 노력이 혐오의 언어 앞에 무력화된다면, 그것은 곧 스스로의 미래를 거부하는 자해행위와 다를 바 없다.
이 대통령이 언급했듯, 한국은 이미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 강국이다. 그러나 진정한 문화 강국은 K팝의 열광이나 첨단 산업의 성과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사회적 품격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진정한 선진국으로 평가받는다.
길거리의 혐오 시위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떠도는 근거 없는 괴담은 이 땅이 쌓아온 신뢰와 문화를 단숨에 허물 수 있는 독이다.
더욱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악의 노인 빈곤률과 높은 자살률이라는 고질적인 사회 문제를 안고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는데, 근거 없는 혐오를 부추기며 이웃 국가 중국을 향해 증오의 화살을 겨누는 것이 과연 우리 사회에 무슨 도움이 되는가. 이 대통령이 강조했듯이 “이제는 국익과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백해무익한 자해행위를 완전히 추방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이 문제를 결코 단순한 치안 사안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인종차별과 혐오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엄정한 법 집행과 함께 교육, 미디어, 지역 공동체의 역할이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
혐오를 부추기는 온라인 괴담과 가짜 뉴스에 대해서는 신속하고도 단호한 대응이 필요하다. 동시에 다른 문화를 존중하고 공존을 배우는 시민 교육이 강화돼야 한다.
우리는 일본의 혐한 시위를 보며 불쾌함과 분노를 느껴왔다. 그 기억을 되돌아본다면, 우리 역시 그와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스스로를 단속해야 한다. 선진국의 품격은 외부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자신을 성찰하고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게다가 수출과 관광은 단순히 경제 지표의 문제를 넘어 한 나라의 신뢰도와 직결된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은 이제 기술이나 가격만으로 승부 나지 않는다.
국가의 이미지와 가치관이 중요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그 자산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위를 방치한다면 미래 세대에게 부끄러운 유산만을 남기게 될 것이다.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협력과 교류를 통해 국익을 높이고 미래를 열 것인가, 아니면 배타와 혐오로 스스로의 길을 좁히고 고립될 것인가. 그 해답은 분명하다. 어떠한 경우라도 혐오는 강하게 배척한다. 오히려 공동체를 갈라놓고, 세계로 향한 문을 스스로 닫아버린다.
곧 추석의 보름달이 떠오른다. 가족과 이웃이 함께하는 이 명절에야말로 우리는 다름을 품는 마음을 배워야 한다. ‘어떠한 경우라도 혐한 시위는 막아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메시지는 특정 국가를 감싸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품격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외침이다.
세계가 한국을 문화 강국으로 바라보는 지금, 그 이름에 걸맞은 책임과 성숙함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제는 혐오의 언어가 아니라 존중과 연대의 언어로 미래를 써 내려갈 때다. 그것이 진정으로 국격을 지키고 국익을 살리는 길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한중연합일보'에도 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