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중산은 생전에 “천하를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것이다(天下爲公)”라고 말했다. 이 정신은 여전히 지도자의 가치 척도로 유효하다.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리더는 시대를 이끌 수 없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칼럼니스트] 중국 근대사의 위대한 혁명가 손중산(孫中山, 1866~1925)은 동아시아 근대화의 초석을 놓은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단순한 정치 지도자가 아니라, 시대의 변화를 읽고 민족의 진로를 제시한 사상가이자 실천가였다.
오늘날에도 손중산의 어록은 국가 지도자는 물론 기업과 사회의 리더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그의 사상은 권위가 아닌 도덕성과 책임, 그리고 실천을 중시하는 ‘지도자의 품격’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현대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손중산의 어록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구절은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革命尙未成功)”라는 말이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완결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는 민족의 독립과 국민의 각성, 사회 정의의 실현은 한 세대가 끝낼 수 없는 긴 여정임을 경고했다.
지도자는 단기적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상을 추구하며 민중의 삶을 개선하는 데 헌신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늘날의 리더가 이 정신을 외면한다면, 아무리 큰 권한을 지녔더라도 진정한 지도자로 인정받기 어렵다.
그가 제창한 ‘삼민주의(三民主義)’는 민족주의, 민권주의, 민생주의는 지도자가 가져야 할 핵심 역량을 함축한다.
민족주의는 자주적 국가 건설의 기반이며, 이는 국가의 주권과 정체성을 지키는 사명의식으로 이어진다.
민권주의는 국민의 권리를 존중하고 민주적 질서를 세우는 지도자의 책무를 일깨운다.
민생주의는 정치의 최종 목표가 국민의 삶을 보호하고 개선하는 데 있음을 강조한다.
세 가지 원칙은 오늘날에도 정치 지도자뿐 아니라 기업 경영자, 시민사회 리더 모두에게 통용될 보편적 덕목이다.
손중산은 또한 “세계는 진보한다. 진보하지 않으면 도태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대를 선도하는 역량을 리더가 갖추어야 한다는 선언이다.
디지털 혁신과 인공지능 시대를 맞이한 오늘, 변화에 뒤처진 리더십은 공동체를 정체시키고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진정한 지도자는 과거의 권위나 관습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학습과 개혁의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무엇보다 손중산은 지도자의 도덕성을 중시했다. 그는 “정치는 백성을 위한 것이며, 정직과 신의가 그 기초”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도자의 언행이 신뢰를 바탕으로 해야 함을 의미한다. 신뢰 없는 리더십은 일시적 권력은 가질 수 있어도 지속 가능한 지도력은 확보할 수 없다.
현대 사회의 정치적·경제적 위기 상황에서 지도자가 이 원칙을 저버릴 때, 공동체 전체가 혼란과 분열의 길로 빠져드는 사례를 우리는 숱하게 목격해 왔다.
손중산의 삶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수차례의 실패와 망명, 동지들의 배신을 겪으면서도 그는 이상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의 지도력은 권좌에 앉은 자의 권력이 아니라, 민중의 고통을 공감하고 희망을 제시하는 도덕적 힘에서 비롯되었다.
이 점은 오늘날 리더십의 본질을 다시금 성찰하게 한다. 지도자의 가치는 화려한 언변이나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시대와 국민이 필요로 하는 바를 정확히 읽고 행동하는 용기에서 결정된다.
오늘날 우리는 급변하는 국제 질서와 국내 사회의 갈등 속에서 새로운 리더십을 요구받고 있다. 경제 성장과 글로벌 통합, 기술 혁신과 지속 가능성 등 복합적 과제들이 지도자의 능력을 시험한다.
이때 손중산이 남긴 어록은 한 가지 분명한 메시지를 전한다. 지도자는 단지 권력을 쥐는 자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꿰뚫어 보고 국민을 이끄는 나침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손중산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일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다. 그것은 지도자의 사명과 품격을 되새기고, 오늘의 리더들이 그가 지녔던 헌신과 도덕적 결단을 본받기를 다짐하는 상징적 행위다.
역사적 인물의 어록은 과거의 문장이 아니라, 현재의 지도자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우리는 그 질문 앞에 겸허히 서야 한다.
손중산은 생전에 “천하를 위하는 것이 곧 나를 위하는 것이다(天下爲公)”라고 말했다. 이 정신은 여전히 지도자의 가치 척도로 유효하다. 공익보다 사익을 앞세우는 리더는 시대를 이끌 수 없다.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헌신하는 지도자만이 국민의 신뢰와 존경을 받는다. 21세기 한국 사회 역시 이 원칙을 되새기며, 진정한 지도자의 덕목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글/사진 :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산둥성 곡부사범대학 겸직교수, 웨이하이직업대학 객좌교수, 허베이미술대학 종신교수, 국제다자외교평의회 대표의장, 이순신 리더십, 안중근평전, 이상설평전, 마오쩌둥 평전, 덩샤오핑 평전, 시진핑, 위대한 중국을 품다. 등 50여권 집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중연합일보'에도 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