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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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갓 따낸 굴을 숯불 위에 올리면 껍질 사이로 보글보글 육즙이 끓어오르고, 입을 열자마자 은빛 속살이 드러난다.

[대한기자신문=이강문 기자] 가을과 겨울의 바다를 대표하는 맛을 꼽으라면 단연 굴이다.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굴은 한입 머금는 순간, 바다의 풍미가 고스란히 스며들며 그 신선함과 깊은 맛으로 여행자의 발길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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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남해안 거제 앞바다에서 채취한 굴은 청정한 바닷물과 풍부한 영양 덕분에 살이 통통하고 단맛이 은은해 미식가들의 찬사를 받아왔다.

 

거제의 항구 마을에 들어서면 바닷바람에 실려오는 짭조름한 냄새와 함께 굴구이 집들의 연기가 하늘로 피어오른다.

 

겨울철이면 전국에서 몰려든 여행객들이 굴을 맛보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갓 따낸 굴을 숯불 위에 올리면 껍질 사이로 보글보글 육즙이 끓어오르고, 입을 열자마자 은빛 속살이 드러난다.

 

그 맛은 담백하면서도 깊고, 바다의 기운을 온몸으로 전해주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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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의 매력은 맛에만 머물지 않는다. 생굴을 한 점 입에 넣으면 특유의 부드러움과 동시에 고소한 향이 코끝을 스친다.

 

레몬즙을 살짝 뿌리면 산뜻한 풍미가 더해지고, 초장과 함께 먹으면 바다의 짠맛과 육지의 단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굴전, 굴구이, 굴무침, 굴탕수육, 굴전골 등으로 변신한 굴 요리는 전통과 현대의 맛을 함께 아우르며 미식의 폭을 넓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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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의 한 굴구이 식당 벽면에는 굴의 효능이 큼지막한 글씨로 걸려 있다. 바다에서 나는 대표적인 광장 식품으로, 서양에서는 오래전부터 강장제로 여겨졌다고 한다.

 

안내문은 굴 속에 숨겨진 보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굴에는 남성 호르몬 생성을 돕는 아연(Zinc)과 테스토스테론 합성에 중요한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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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셀레늄, 철분, 칼슘, 비타민 AD가 고루 들어 있어 성장기 어린이와 어르신의 건강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타우린이 많아 혈압 안정과 콜레스테롤 개선에 탁월하며,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현지 어민들은 굴을 가리켜 바다의 인삼이라고 부른다. 거제의 청정한 바다에서 조류의 흐름과 풍부한 미네랄을 먹고 자란 굴은 육질이 단단하고 맛이 진하다.

 

이 때문에 매년 겨울이면 미식가들은 제철 굴을 찾아 먼 길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외포항과 지세포항 등지의 굴구이 거리는 겨울철 축제의 현장처럼 활기를 띤다.

 

해가 지면 모닥불 같은 숯불이 피워지고, 굴을 굽는 소리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겨울 바다의 정취를 한껏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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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맛기행의 백미는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것이다. 파도 소리가 잔잔히 들려오는 바닷가 식당에서 막 구운 굴을 초장에 찍어 먹으면, 추운 겨울바람도 한순간 따스한 기쁨으로 바뀐다.

 

여행객들은 한껏 신선한 굴을 맛보며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는 사실에 흡족해한다.

 

거제의 굴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이 지역 사람들의 삶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예부터 겨울이면 바다에서 굴을 캐는 어민들의 손끝에서 생계를 이어왔고, 오늘날에는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이자 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굴은 그 자체로 남해의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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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의 풍미와 영양,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바다의 이야기까지 음미하다 보면, 이 계절이 주는 선물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거제의 겨울 바다는 차갑지만, 갓 구운 굴을 앞에 두고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을 바라보는 순간만큼은 따뜻하다.

 

맛과 건강, 그리고 여행의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굴은 거제를 찾는 이들에게 잊을 수 없는 겨울의 기억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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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중연합일보'에도 실립니다.

이강문건강칼럼니스트 기자 kcunews@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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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기행] 바다의 우유, 굴… 거제의 바다에서 맛과 건강을 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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