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로감이나 점막 건조가 심할 때는 억지로 성관계를 시도하기보다 포옹, 손잡기, 따뜻한 대화를 통해 정서적 유대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대한기자신문 김채원 기자] 암 진단은 인생의 가장 깊은 충격 중 하나다. 치료라는 거대한 과정을 앞두고, 많은 환자와 가족은 삶의 중심이 송두리째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그 속에서도 결코 잃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사랑’이다. 치료 중이라 해서 사랑이 멈추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표현의 방식이 조금 달라질 뿐이다.
암 치료 중 성생활은 무조건 금지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시기와 신체의 회복 상태를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다.
항암치료를 받는 동안에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 위험이 커지므로, 혈액 수치가 회복된 시점에만 관계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항암제가 체액을 통해 소량 배출될 수 있으므로 콘돔 사용은 필수다.

피로감이나 점막 건조가 심할 때는 억지로 성관계를 시도하기보다 포옹, 손잡기, 따뜻한 대화를 통해 정서적 유대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또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경우에는 골반 부위라면 점막 손상이나 통증이 나타날 수 있어 일정 기간 성관계를 삼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게다가 치료 종료 후 4~6주가 지나 통증이 완화되면, 의료진과 상의한 후 윤활제 등을 사용해 서서히 재개할 수 있다.
반면, 폐나 유방 등 비골반 부위의 치료 중이라면 체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가벼운 스킨십은 가능하다.
수술 후 회복기에는 부위에 따라 회음부의 회복 기간이 다르다.
자궁이나 전립선, 방광 수술을 받은 경우에는 완전한 회복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필요할 수 있다.
상처나 출혈이 완전히 사라지고 통증이 없어질 때까지는 기다리는 것이 무엇보다 안전하다.
이 시기에는 ‘성관계’보다 ‘관계의 마음 나누기’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치료가 끝난 뒤 3~12개월의 회복기에는 체력과 면역이 점차 회복되며, 성생활도 자연스럽게 가능해진다.
그러나 단순한 욕구의 회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서적 안정'이다.
암 치료를 함께 겪은 부부나 연인은 서로의 고통과 두려움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한다.
그렇기에 신체적 회복뿐 아니라 마음의 회복, 즉 ‘신뢰와 존중의 회복’이 진정한 친밀감의 출발점이 된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암 치료 중에도 사랑은 금기가 아닙니다. 다만, 몸의 언어를 섬세하게 들을 줄 알아야 합니다.”
성생활은 단순한 육체적 행위가 아니라, 삶의 연속성을 확인하는 깊은 정서적 교감이다.
치료 중의 몸과 마음은 여전히 사랑받을 가치가 있고, 오히려 그 사랑이 회복의 힘이 되기도 한다.
암이라는 시련 앞에서 사랑을 멈추지 않는 사람들...,
그들의 대화와 포옹, 기다림은 단순한 위로를 넘어 '회복의 기적'을 만든다.
결국 사랑이란, 아픈 몸마저 품을 수 있는 기다림의 용기이며, 서로를 끝까지 믿어주는 가장 따뜻한 치료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중연합일보'에도 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