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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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봉구 교수는 고려대 졸업, 미국 미주리대학교 자원경제학 박사,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수필로 등단,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부회장, 고려대 학생처장,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 역임, 수필집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발간,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수생반의 유산

 

 김봉구/ 수필가. 고려대 명예교수

 

우리는 10년 속에 담긴 업적과 공로를 소중히 기억하려고 한다. 하루도 빼놓지 않고 수필창작 강의를 해준 교수의 정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저작 활동을 이어받으려 한다. 작가초청 북콘서트는 번뜩이는 창의성과 진취적인 행동이 만들어낸 성과로 이 자리를 함께해온 작가들에게는 큰 감격으로 다가온다. 작고 귀엽게 생긴 문진은 내 책갈피 속에서 오래 머물다가 후세에도 전달되지 않을까. 새롭게 느껴지고 추억이 살아나는 것과 동시에 여러 작가의 삶을 떠올리게 할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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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구 고려대 졸업, 미국 미주리대학교 자원경제학 박사, 계간 에세이문예 신인상 수필로 등단, 한국본격문학가협회 부회장, 고려대 학생처장,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 역임, 수필집 ‘바다는 비에 젖지 않는다’ 발간,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수생반 작가들 사이에서 권대근 교수에게 기념패를 증정하자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기본 취지는 수필창작 강의와 토크콘서트를 기념하기 위함이다. 수필창작반의 강의는 창작과 본격 수필의 정석이론에서부터 주제와 제재의 선정 이중구조의 구성에 이르기까지 깊고 폭이 넓다. 글감을 갖고 작품의 이중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은 아직도 귓속에 남아 있다. 수필 합평은 문학평론의 기초 위에 감동을 주는 부분을 적시하면서 문장을 고쳐주고 문맥을 바로 잡아 주기까지 쏟아붓는 정성과 세밀함이 돋보인다. 강의와 합평에 담긴 철학은 수필에 살고 수필에 죽는다는 수생반 작가들이 지녀야 할 정신세계를 담고 있다.

지난 10년이란 세월을 한결같이 수필창작 강의와 합평을 이어온 그의 열정은 남달리 특출하여 정평이 나 있다. 그동안 수생반을 거쳐 간 작가들과 현재 수강하고 있는 작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 모두 공감하고 동의한다. 수생반에 참여하고 있는 작가 수는 많을 때는 18, 적을 때는 12명이어서 평균적으로 15명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 수생반의 창작 열기는 가히 하늘을 찌를 듯하다. 매주 목요일 강의시간에 합평을 위해 제출하는 작품 수가 7편에 이른 때도 있으며 평시에도 5편의 작품이 주렁주렁 올라올 정도로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다. 과열된 창작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사실이다. 세상사에서 과열분위기는 흔히 위기의 신호로 경종을 보내기도 한다.

수필창작 교실에서만은 교수도 이 분위기를 매우 만족해하면서 많은 작품의 출간이 임박하고 있음을 기대하고 있는 느낌이다. 교수는 오늘도 작가들을 격려하고 있다. 이보다도 더 흐뭇하고 진지하며 희망적인 수필창작반이 대한민국에서 존재하고 있을까. 앞으로도 이 창작 열기를 이어가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강의시간이 끝나면 합평하느라 땀을 흘린 교수와 함께 막걸리라도 한잔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이 사실을 알리기라도 하면 자발적으로 작가들 10여 명이 식당으로 따라나선다. 작가들 사이에서는 이 분위기가 진짜 사람 사는 풍속이라고 마냥 즐거워한다.

2025년 서울 인사동에서 진행한 두 차례의 김봉구 작가와 고수부 작가초청 북콘서트는 작가들의 활동에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불어넣었다. 이 행사는 창작활동의 신기원을 마련하고 참여작가들에게 에세이 쓰기에 대한 혁신의 계기가 되고 있다. 북토크콘서트는 두 분의 문학평론가인 권대근 교수와 송명화 박사가 진행과 사회를 맡았다. 문학작품에 대한 평가와 작가의 수필작품에 깃든 철학을 소상히 밝혀내면서 작가와 청중들에게 새롭고 유익한 문학작품 발표회를 만들어냈다. 작가와의 솔직한 대화를 통해 작품에 깃든 뒷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독자들에게 한층 더 흥미로운 새로운 형태의 수필창작을 소개하는 장을 마련해 준 셈이다. 이 행사는 에세이문예사가 주관하면서 임원 3명이 직접 참여한 콘서트였다. 진행 중간에 시인작가의 노래 공연도 있어서 흥미를 북돋우어 주었다.

수필창작 강의를 기념하는 상징물로 조그마한 문진을 제작하여 모두가 소장하도록 한다. 이 문진은 기념패의 취지를 가능한 한 노출하지 않음으로써 세대를 뛰어넘어 오랫동안 보존이 가능하게 하는 뜻이 있다. 기념의 뜻이 지속하고 수령자가 사후에도 버리지 않는 문진을 구상해 볼 수 없을까. 크기 7.5 cm의 플라스틱 문진을 제작하면서 기념내용과 작가명을 소상히 밝히면 어떨까. 주제는 권대근 교수 수필창작 강의 10주년과 북콘서트 2회를 기념하고 있다. 내용은 한국문인협회 수필에 살고 수필에 죽는 수생반 작가 일동이 추대하는 것으로 구성된다. 토크콘서트를 주관한 작가들도 포함된다.

우리가 제작을 구상하는 문진은 작고 귀엽고 독특해서 원고 서류 책갈피 위에 놓을 수 있는 사소한 도구이다. 기념비적 성격을 안고 있다. 일반적으로 문진은 기념패의 모습을 띠고 있어서 너무나 흔하고 보관하기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 작은 문진은 환영받지 못하는 세태를 벗어나려고 한다. 소지하고 있다가 사후에도 보존될 수 있는 소품이다. 후손들이 교수 할머니 할아버지 이름을 발견하고 대견스러워하는 물건이 되어 언제나 책상 위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긴 세월을 하루같이 정성을 다해 지도해준 권대근 교수의 공로를 기념하는 작은 상징물이다. 여기에는 수생반 작가 이름이 문진에 새겨져 있어서 많은 이들을 기억의 세계에 머물게 한다. 이 문진은 교수의 기여가 헛되지 않았음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동시에 창작의 기록이자 수생반의 유산으로 남을 것이 분명하다. 먼 훗날 자손들이 문진에 기록된 이름을 보면서 그 교수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여기 있다고 자랑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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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김봉구 교수의 열정 인생사, 수필 '수생반의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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