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흔히 외로움을 실패나 소외로 오해한다. 외로움을 견지하는 것은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자, 세상과의 관계를 새롭게 맺는 출발점이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대표 칼럼니스트] 사람은 누구나 외로움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외로움은 인간을 가장 깊이 성장시키는 선생이다.
고요한 외로움의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관계의 소음 속에 자신을 잃어버릴 때, 우리는 진정한 자신을 만날 기회를 놓친다.
외로움은 결핍이 아니라, 자기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며, 하늘의 뜻을 새기는 고요한 방편이다.
오늘날 사회는 ‘연결’과 ‘속도’라는 이름으로 쉼 없이 우리를 재촉한다.
SNS의 알림음, 사람들의 시선, 끊임없는 경쟁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잠시 멈춰 서서, 고독을 느끼는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하지만 외로움을 피하려는 시대일수록, 외로움의 가치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외로움 속에만 들리는 자신만의 음성이 있기 때문이다.
고독은 우리를 무너뜨리는 감정이 아니라, 내면을 단단히 세우는 위대한 통로다.
이스라엘의 다윗은 외로운 목동의 시절을 거쳐 왕이 되었고, 그 고독의 밤마다 '시편의 찬송'이 태어났다.
요컨대, 예수님 역시, 광야에서 홀로 40일을 보내셨다. 그 시간은 두려움의 시간이 아니라 소명의 뿌리를 내리는 시간이었음을, 지혜서는 말한다.
인간의 위대한 통찰은 언제나 혼자 있는 자리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는 흔히 외로움을 실패나 소외로 오해한다. 외로움을 견지하는 것은 스스로를 지키는 힘이자, 세상과의 관계를 새롭게 맺는 출발점이다.
사람 사이의 진정한 만남은 자기 자신과의 화해에서 비롯된다.
자신을 외면한 채 타인을 채우려 할 때, 관계는 얕아지고, 사랑은 깊은 상처로 변한다.
반대로 자기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고, 외로움을 포용할 때, 타인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여유가 생긴다.
외로움을 견디는 사람은 세상을 다르게 본다. 남들이 보지 못한 빛을 보고, 들리지 않던 소리를 듣는다.
세상의 평판보다 '양심의 소리'를 좇고, 군중의 유행보다 '자신만의 방향'을 선택한다.
그 길은 쉽지 않지만, 결국 그 길 끝에서 또 다른 세상이 열린다. 그것은 외로움이 열어준 '영혼의 시야'다.
인간의 마음은 외로움 속에서 정화된다. 마치 도자기가 불의 시험을 거쳐 더욱 단단해지듯, 사람의 영혼도 외로움의 불가마 속에서 순수해진다.
외로움의 시간을 도망치지 않고 받아들이는 이는 세상의 소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는 이미 자기 안에 중심을 세운 사람이다.
삶이 힘들고 세상이 각박할수록, 외로움을 견디는 훈련이 필요하다.
혼자 있을 때 비로소 신의 뜻을 묵상할 수 있고, 사람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다.
외로움은 무너짐이 아니라 준비의 시간이다. 그 시간을 지나면 새로운 길이 열린다.
작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관계보다 고요한 자기 성찰이다.
외로움을 견지하는 용기 속에서, 삶은 더욱 깊어지고 인생은 더욱 단단해진다.
외로움을 피하지 말고, 그것을 통과하라. 그러면 어느 날,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세상이 열린다.
그곳에는 평안이 있고, 진실이 있으며, 그 곳의 늘 신은 함께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중연합일보'에도 실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