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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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일 중심 외교의 부작용 넘어, 상호 존중과 실질 협력의 길을 모색해야”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비공개 회담에서 언급한 발언이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공개되자, 그 속내를 두고 여러 해석이 쏟아지고 있다.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배려하고, 협상을 통해 갈등과 차이를 처리하자는 한마디는 단순한 외교 수사가 아니라, 향후 한중관계의 방향을 결정짓는 신호로 읽힌다.

 

그동안 한국 외교는 미국·일본 중심의 안보 협력에 무게를 두어왔다. 하지만 사드(THAAD) 사태 이후 경험한 관계 경색은 한쪽으로 쏠린 외교가 가져올 후과를 명확히 보여주었다.

 

시진핑 주석의 이번 발언은 바로 그 점을 되짚는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는 무언의 경고이자, 한국에 균형의 복원을 촉구하는 외교적 메시지다.

 

중국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라는 말 속에는, 대만 문제나 미국의 반중 전략에 동조하지 말라는 요구가 담겨 있다. 동시에 한국이 주체적으로 외교 노선을 선택하길 바라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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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지음, 시진핑의 다자주의 표지/북그루제공

 

시진핑 주석이 여론과 민의에 대한 지도 강화부정적 동향의 억제를 언급했다는 대목이다. 이는 최근 한국 내 반중 정서와 혐중 시위에 대한 우려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한중관계를 국가 간 신뢰의 차원뿐 아니라, 국민 감정의 차원에서도 주시하고 있다. , 외교는 정부의 일방적 행위가 아니라 민심의 흐름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감정적 반중 정서가 국내 정치에 이용되는 현실을 되돌아봐야 한다. 냉정한 외교 판단이 아니라, ‘중국 때리기가 정치적 수단으로 쓰이는 순간 실질적 국익은 손상된다.

 

또 시진핑 주석은 “APEC을 계기로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함께 구축하자고 언급하며 미국을 견제했다. 이는 단순한 경제협력 제안이 아니라, 새로운 지역 질서 구상이다.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이 사실상 대중(對中) 견제 성격을 띠고 있는 반면, 중국은 인류운명공동체포용을 내세워 대항 프레임을 형성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한국의 전략적 선택은 중요하다.

 

요컨대, 한국이 한미동맹의 틀 안에서만 움직인다면, 동북아 경제 네트워크에서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 반대로 한중 간 신뢰 회복을 바탕으로 실질 협력을 확대한다면, 경제·안보 양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한중관계는 경쟁과 협력이 공존하는 구조다. 경제적 상호 의존도는 여전히 높지만, 안보적 신뢰는 약하다. 이 간극을 메우는 것은 감정이 아니라 전략이다. 시진핑 주석의 발언은 협상으로 갈등을 관리하자는 실용주의 접근을 강조한다.

 

지금 한국이 해야 할 일은 바로 그 실용주의의 복원이다. ·중 전략경쟁 속에서도 한국은 한쪽의 그림자가 아니라 조율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균형 외교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면 굴종이라는 단편적 인식이 존재한다. 그러나 외교는 양보의 게임이 아니라, 이해의 조정 과정이다. 상대의 핵심 이익을 인정하는 것은 협력의 전제이지, 복종의 표현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한국의 주권적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 상호 존중과 상호 이익의 원칙이 지켜질 때 비로소 미래지향적 관계가 가능하다.

 

다가오는 해, 중국은 APEC 개최국으로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은 결코 작지 않다.

 

지정학적으로는 반도국가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대륙과 해양을 잇는 교량의 위치에 있다. 시진핑 주석의 발언은 바로 그 교량의 역할을 다시 상기시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한중수교 33주년을 넘긴 지금, 양국은 새로운 전환점에 서 있다. 감정의 장벽을 허물고 실리를 찾는 성숙한 외교가 필요하다.

 

시진핑의 발언은 한국인에게 묻고 있다. “당신의 진정한 국익은 어디에 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것은, 이제 한국의 몫이다.

 

: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시진핑의 다자주의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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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중연합일보'에도 실립니다.

이창호 대표칼럼니스트 기자 leechangho21@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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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시진핑 주석의 ‘핵심 이익’ 발언에 담긴 메시지...한중관계, 다시 ‘균형의 외교’로 돌아가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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