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11-1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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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삶은 유한하기에 더욱 빛난다.”

병원이라는 작은 세상 속에서 나는 매일 이 사실을 새긴다. 수많은 환자의 숨결과 눈빛이 오가며, 그 경계 위에서 나는 살아있음이야말로 가장 큰 축복임을 절실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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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박언휘 내과의사, 의학박사

 

의사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병을 고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꺼져가는 생명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이며, 절망의 끝자락에서 희망을 놓지 않는 일이다. 약보다 강한 것은 따뜻한 마음이고, 처방보다 깊은 것은 함께 울어주는 진심이다. 환자가 두려움을 내려놓을 때, 그 순간 이미 치유는 시작된다.

 

나는 수많은 진료 현장에서 깨달았다. 의술의 중심에는 기술이 아니라 사랑이 있다는 것을.

진정한 의사는 청진기 너머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다. 환자의 증상보다 마음을 먼저 읽고, 병명보다 그 사람의 삶을 먼저 본다. 고통 속에서도 인간의 품격을 지켜주고, 마지막 희망의 끈을 함께 붙드는 사람 그것이 내가 바라는 의사의 모습이다.

 

의학은 과학이지만, 그 출발점은 사람이다.

수술실의 긴장된 공기, 병실을 지키는 가족의 눈물, 밤새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진의 손끝그 모든 장면 속에는 생명이라는 이름의 존엄이 흐르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언제나 한 사람의 의사가 있다.

 

완벽하지 않기에 인간은 서로에게 기대고, 상처받기에 더 깊이 이해한다. 우리는 언젠가 죽음으로 향하지만, 그 길 위에서도 서로를 살리는 순간들이 있다. 나는 그 순간들을 위해 오늘도 청진기를 든다.

 

내 이름이 세상에 잊히더라도, 내 손끝에서 되살아난 누군가가 다시 웃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것이 내가 이 길을 걷는 이유이자, 생명을 향한 내 신념이다.

 

의사는 단지 병을 치료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사람이며, 세상의 아픔을 품고 희망을 심는 사람이다.

 

오늘도 나는 다짐한다.

내가 건네는 손끝 하나가 누군가의 내일이 되기를.

그 길의 이름은 의사(醫師)’,

그 마음의 이름은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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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중연합일보'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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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칼럼] 생명을 지키는 손끝, 그 길의 이름은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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