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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도연 [수상작품] 평양행 관광버스를 기다리며

[대한기자신문 김채원 기자] 버스는 아직 숨을 고르고 있다

그러나 좌석은 이미 사람들의 체온을 담은 채

조용히 숨을 내쉰다

 

유리창 위 먼저 알갱이들이

먼 길을 먼저 떠나는 꿈을 꾼다

 

도로는 멈춘 바퀴의 잠든 심장소리를 듣고

지도 속 평양은 녹색 점들로 숨을 내뿜는다

 

안내방송의 목소리는

꺼진 스피커 속에서 혼잣말을 연습하고

마이크는 여전히 말을 삼킨다

 

노인의 손끝에서 껌 종이가 접히고 펴지며

평화라는 단어가 잠시 맵돈다

그리고 사라진다

 

기다림은 서서히 한 덩어리의 열이 되어

엔진의 미열이 손끝으로 스며든다

나는 묻는다

끝나지 않는 길에도

길이라 이름 붙일 수 있을까

 

버스의 그림자만이

홀연히 사라져간다

 

이도연과 이창호.jpg
사진: 이도연 2026년 지구일보 신춘문예 당선자와 지구일보 이창호 대표

 

[당선자 소감]

파도와 한 몸 되어

 

배를 타고 눈을 감고 파도에 말은 겁니다

'파도야 파도야

내 몸을 너에게 맡긴다'

장판 위의 파도는 나의 바람대로 미끄러지듯이

소리 없는 발을 구름과 같이 감싸고 먼 곳으로 흩어집니다.

바다의 뜨거운 숨소리도 물결에 이야기거리로 둥둥 떠다닙니다. 신춘문예를 준비하면서 랭보의 견자처럼 남들이 생각하지 않는, 남들이 보지 않는 사건을 찾아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자 구름이 요술을 부려 매일 색다른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듯

수많은 사건과 사물들의 속삭임이 우주에 닿아 기를 몰고 나에게로 몰려오는 듯했습니다. '절문 이 근사'라는 믿음이 지금까지와 다른 길을 내게 안내하고 있음을 깨달았을 때는, 신문이나 뉴스에 신춘문예 당선이라는 글자만 봐도 가슴이 뛰고 설렜습니다. 이런 자극이

나에게도 언젠가 그런 날이 오겠지 하고 낙관하는 나를 시작 공부에 스파르타식으로 매진하게 한 것 같습니다. 신춘문예는 문학인이라면, 누구나 당선을 꿈꿉니다. 몇 년을 준비하면서, 그 꿈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당선되었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모든 것이 정지된 듯했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정말 황홀한 별의 순간이 스쳐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언제나 그 길, 사물의 목소리를 듣고, 타자의 신음을 듣는 시인으로, 백척간두 진일보의 자세로 치열한 문심을 가슴에 새겨두고 더욱 더 정진하겠습니다. 서정 일변도의 시보다 시대와 역사를 관통하는, 세상을 바꾸고 변화시키는 힘이 있는 시를 써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한 작품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의 혜안에 감사를 드리면서, 멋진 시인으로 노력하라는 채찔질을 기꺼이 받아들입니다.

'있어야 할 것을 있게 하고',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해내는, 아장스망의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문학이 이제야 꿈꾸는 나를 알아보았습니다. 그 부름에 비로소 응답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이 당선을 끝이 아니라, 더 깊이 써야 한다는 엄중한 요청으로 받아들입니다.

한 줄의 문장이 어둠을 밀어낸다는 믿음으로 시를 써겠습니다. 그 믿음을 오늘 다시 확인합니다.

 

[이도연 프로필]

 

이도연.jpg

.부산여자대학교 졸업

 

.계간 문화와 문학타임 신인상1310

.시집희망으로 가는 길20150813

.11회 문화와 문학타임 작품상 20201017

.시집그대에게 가는 인생 길20220418

.13회 문화와문학타임 작가상 20221015()

.20221024일 사)국제PEN한국본부 부산펜문학상 작가상

 

.이어도 문학회 부회장, 한국세계문학협회부회장

.한국문화예술대상(차문화교육대상)23.11.27

.)국제펜한국본부 부산지역위원회 부회장 24.01.

.부산동래차밭골문화원 꽃비지회 회장

 

.꽃비쏟아지는 날2024

.한국세계문학협회부회장24

.국제문화예술명인 인증서 현대차시명인 24.1.30

.3회 김정헌 서정문학상 대상 25.6.21

.국회의원 표장장/부산광역시 시장상 국무총리상 외다수

김채원(金采媛)전문 기자 kcunews@daum.net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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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기자신문] 2026년 지구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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