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새해를 여는 외교 기류가 가파르다.
[대한기자신문 이창호 한중교류촉진위원회 위원장]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에 있어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힌 것은, 미·중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한국 외교가 나아갈 실용적 항로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과거 후보 시절의 거친 '셰셰' 담론을 넘어,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가 수반으로서의 절제된 원칙론으로 진화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 원칙과 실용의 변주: '하나의 중국' 존중의 함의
이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1992년 한중 수교 당시의 기본 정신으로 돌아가겠다는 선언이다.
"수교 당시 합의된 내용은 여전히 양국 관계를 규정하는 핵심 기준"이라는 언급은, 불필요한 이념적 대결보다는 상호 존중과 국익을 바탕으로 한 관계 복원에 방점을 찍고 있다.
특히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만 문제로 중국과 정면충돌하는 양상 속에서도, 한국이 일방적인 편승보다는 '전략적 자율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 한중 관계의 '새로운 도약'과 전략적 과제
이번 방중은 단순한 의례적 방문을 넘어선다.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과거의 이분법적 구도를 탈피하고, 대등한 파트너십에 기초한'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실질적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
70조 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연장과 경제 협력 MOU 체결 등은 그간 사드 사태 이후 경색되었던 양국 관계의 온기를 되찾기 위한 구체적 행보로 평가된다.
과제도 만만치 않다. 이 대통령이 강조한 '전략적 자율성'은 자칫 한미 동맹의 균열로 비칠 위험을 안고 있다.
미국이 '현상 변경 반대'를 외치며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하나의 중국' 존중 발언이 워싱턴에 어떤 신호로 전달될지는 세밀한 관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외교는 수사(修辭)의 예술이기도 하지만, 결과로 증명되는 냉혹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든든한 이웃'을 위한 조건, 상호 존중의 리더십
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시야가 넓고 든든한 이웃"으로 치켜세우며 유연한 대중(對中) 인식을 드러냈다.
진정한 '든든한 이웃'이 되기 위해서는 중국 역시 한국의 국익과 주권을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한중 관계의 성숙은 일방향적인 구애가 아니라,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의 공동 노력이 전제될 때 가능하다.
정부는 이번 한중 정상회담을 통해 한국이 미·중 사이의 종속 변수가 아닌,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상수(常數)'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면서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야말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